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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이동국(34·전북)이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개인 통산 세 번째로 MVP에 뽑혀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동국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전체 유효득표수 112표 중 101표를 받아 각각 6표와 5표에 그친 차두리(34·서울)와 산토스(29·수원)를 크게 따돌리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이동국은 "올 시즌 동료들 모두 제 역할을 훌륭하게 잘 해줬다. 내가 대표로 MVP를 받은 것이 미안할 정도다. 오늘 받은 상금(1000만원)을 동료들과 함께 쓰도록 하겠다"며 "최강희 감독님의 지시에 선수들이 잘 따른 덕분에 전북이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하나의 MVP 트로피를 더 수집한 이동국은 개인 통산 세 번째 수상(2009·2011·2014년)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동국은 신태용(44) 축구대표팀 코치(현역 시절 MVP 2회 수상)를 넘어 K리그 최다 MVP 수상자로 올라섰다.

이동국은 "상은 받을 때마다 새롭고 받을수록 좋은 것 같다"며 "내가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MVP는 이전 두 번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다. 정말 뜻깊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최 감독님께서도 40살까지 현역으로 뛰어보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아직 나 자신이 젊다고 생각한다"며 "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기를 뛰면서도 힘들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나 스스로 지쳤다는 생각을 하면 그 순간부터 정말 힘들어진다. 내년에도 그라운드 위에서 나이가 아닌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0월 종아리 부상을 당한 이동국은 결국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이로 인해 11월에 진행된 요르단, 이란과의 중동 평가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동국의 부상 복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동국은 "현재 몸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은 확실하다. 다만 근력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재활을 했다가는 2차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며 "지금 당장 아시안컵 얘기를 하기에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컨디션을 체크해가면서 차분히 재활에 전념하겠다"고 설명했다.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이동국은 "오늘을 위해 옷을 빌려 입고 왔다. 내 옷이 아니다"며 "사실 전북을 표현하기 위해 초록색 행커치프를 하고 왔는데 다들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김승대(23·포항)는 "축구를 하면서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포항에서 3년 연속 영플레이어 수상자가 나왔는데 평소 좋아했던 선배들의 뒤를 잇게 돼 더 뜻깊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더 노력하라는 의미에서 상을 주셨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 더 좋은 선수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항에서 꾸준히 영플레이어 수상자가 배출되는 데 대해 김승대는 "포항은 유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환경에서 운동을 하다 보니 프로에 올라와서도 적응하기가 한결 편하다"며 "특히 포항 내에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췄던 선·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더 좋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플레이어상 수상으로 상금 500만원을 받은 김승대는 "일단 부모님을 우선 순위로 두고 지출 계획을 세우겠다"며 "만약 부모님이 내게 상금을 양보해주신다면 잘 쓰도록 하겠다"고 수줍게 웃었다.

이동국은 K리그 최고 신예로 우뚝 선 김승대에 대해 "김승대는 내가 따로 조언을 해줄 필요가 없을 만큼 이미 좋은 선수로 성장했다. 경기장 안에서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줄 아는 선수다"며 "앞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내년 시상식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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