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길 교수   ©고려신학대학원 웹사이트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학술활동을 통해 장로교신학정립과 장로교회 간의 연합과 일치를 모색하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대표회장 황수원 목사) 한국장로교신학회가 지난 15일 남서울교회에서 제24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고려신학대학원 변종길 교수(신약신학)는 '한국 성경 주석의 역사와 과제'를 주제로 발제하며 "1938년 이후 1945년에 해방되기까지 신사참배 강요로 인한 탄압은 극심화돼 성경 연구는 크게 발전할 수 없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성경을 바로 해석하고 가르치기 위하여 성경 주석을 발간하는 노력이 있었다"며 "대표적인 것이 '아빙돈 단권성경주석' 발간과 '표준성경주석'발간이다"고 소개했다. 변 교수는 "'아빙돈 단권성경주석'은 1934년 12월 한국 선교 5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한 것으로, 1930년에 미국에서 출판된 The Abingdon Bible Commentary를 번역한 것인데 한국 교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결국에는 '표준성경주석'을 집필하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단권 성경주석의 편집 책임은 감리교의 유형기 목사가 맡아 집필위원으로는 감리교와 장로교에서 총 52명이 맡아 역술했으며 1934년 12월 초판이 출판된 이후 반응이 아주 좋아 1년 안에 매진됐다고 소개했다.

변 교수는 "그러나 장로교회 진영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나 미국선교사들과 길선주 목사를 중심으로 한 보수적 정통주의신학을 가진 이들은 이 주석을 이단서로 규정하고, 이 책의 출간에 참여한 장로교 소속 목사들을 처벌할 것을 총회에 헌의했다"며 "1935년 평양 서문밖교회에서 열린 제24회 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이 주석을 구독치 않기로 결정했으며 참여한 목사들에게는 그들의 입장을 기관지에 표명토록 결정했다"고 전했다.

당시 집필위원으로 참여했던 장로교 목사로는 송창근·채필근·한경직·김재준·김관식·조희염 등이다.

이어 '아빙돈 단권성경주석'의 신학적 경향에 대해 변 교수는 "단권성경주석은 무엇보다도 성경을 '종교적 성문헌'으로 보았다. 그래서 성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성경은 한 책이 아니오 각이(各異)한 저자들이 각이한 견지에서 각이한 장소와 시일에서 쓴 책들인바 그 종교적, 도덕적, 사회적, 정치적 발전의 각이한 계단을 비최어 주는 것임을 깨닷지 못하고는 성경을 정해(正解)할 수 없다'"고 소개하며 "그리고 성경은 우수한 '문학적 작품'이라고 하였으며 또한 '종교적 가치'를 가진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성경 연구 방법으로는 '비판'의 방법을 옹호하였다"며 관련 구절을 인용했다.

"성경을 공부하는 데 비판의 방법이 얼마나 유효한 것은 설명을 불요하나 그러나 어떤 이는 '비판'을 성경의 원수같이 생각한다. 그것은 잘못이다"

변종길 교수는 "그리고는 계속해서 '비판' 방법을 옹호한다. '어떤 책을 공부할 적에 그 내용을 분석하며 그 저작년을 조사하는 것을 맛당히 할 일이다' 이것을 보면 여기서 말하는 '비판'은 그저 학적 연구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그렇지 않고 그 이상의 내용 비판에까지 이어진다. '우리가 성경에 대한 비판을 싫어하는 것은 그것이 성경에 대한 재래적 편견을 깨트리는 까닭이다. 가령 잠언은 솔로몬의 쓴 것이 아니요, 시편의 몇 편만이 따윋의 작품이며, 아가는 원래 종교시가 아니요, 이사야 40장으로 66장까지는 이사야의 쓴 것이 아니며, 전도서는 퍽 늦께 된 것이요, 요나서도 늦게 된 것인바 비유며, 모세오경은 모세의 쓴 것이 아니라 함은 비판의 결과다'"고 소개했다.

변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결론이 우리의 신앙은 흔들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옛날에 제믈러(Johann Salomo Semler)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경건주의적, 축소적의적 태도이다"고 평가했다.
또 "신약의 복음서에 대해서도 '단권 성경주석'은 비평적 견해를 드러낸다"며 "사복음서 중 마가복음이 제일 먼저(70년경) 로마 교회에서 편성되었다고 하면서, 마태복음은 미지의 저자가 마가복음과 교훈집과 다른 특별한 전설을 취하여 만들어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아빙돈단권성경주석에 대해 한국의 감리교와 장로교가 상반된 입장을 보인 데 대해서는 먼저 당시 한국장로교회의 성경관이 어떠했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역사편찬위원회에서 펴낸 '한국기독교 100년사'에 서술을 인용했다.

"초기 한국장로교회의 성서 이해는 미국의 보수주의 선교사들에 의해 전수된 '근본주의 성서 이해'에 머물러 있었다. 근본주의 성서이해는 '성서를 액면 그대로 혹은 문자적으로 혹은 사실적으로만 취급'하는 것으로 이같은 이해의 핵심은 '성서 전체의 영감'과 '무오성의 교리'에 근거한 성서권위의 주장에서 드러난다... 그러므로 이들은 한국교회 초기부터 성서연구에 있어 고등비평을 배격하고 단순한 어의적 연구나 문자적 해석만을 추구하는 문서비평만을 허용했다"

이어 변 교수는 "아빙돈성경주석이 논란이 되자 1934년 9월에 평양서문밖교회에서 모인 장로회 총회는 '표준성경주석'을 출판하기로 결정했다"며 "편집자로는 박형룡 박사가 수고했고 1937년 '욥기 시편'을 필두로 1964년의 '예레미야'에 이르기까지 총 12권이 출판됐으나 미완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래서 미출판 원고들도 다수 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표준성경주석'의 편집자인 박형룡 박사가 제시한 편집원칙 5가지, 학구적, 비판적, 통일적, 실용적, 정통적을 소개하며 "여기서 '비판적'이 되기를 원한다는 말을 박형룡 박사는 '즉 학구적 방법에 의하여 성경 본문의 진의를 구명하는 것을 본령으로 삼는 동시에, 근대의 성경비평계로부터 들어오는 각종 제안에 유의하여 제설(諸說)의 취사출척(取捨黜陟)을 명민(明敏)히 함으로써 성경옹호의 입장을 고수한다'고 설명한다"고 그는 전했다.

변 교수는 선교 70주년 기념 신약성서 주석, 박윤선 박사의 주석, 이상근 박사의 신약주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석들을 소개했다.

그는 2000년대 이후 대표적인 것으로 통합측에서 한국장로교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표준주석', 복음주의신학회에서 2017년 발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는 '복음주의 주석 총서', 고신측에서 2011년 제61회 총회에서 고신총회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발간하기로 해 2014년 9월 1차로 출판된 '마태복음'과 '로마서'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변종길 교수는 한국의 성경 주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대전제와 '성경이 성경 자신의 해석자'라고 하는 종교개혁자들의 성경해석 원칙을 준수하면서 하나님이 원래 계시하신 뜻이 무엇이며, 또한 오늘날 우리에게 주시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드러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문법적-역사적 해석을 철저하게 하여서 성경 자체가 말하는 의미를 파악하는데 일차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는 좋은 '사전'을 가지고 늘 참조해야 하겠고 또한 좋은 '문법서'를 곁에 두고서 활용해야 할 것이다"며 "무엇보다도 반복적으로 성경을 읽음으로써 '문맥'에서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또 성경일 기록된 당시의 지리, 역사, 사회, 문화 등을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변 교수는 말했다.

변 교수는 "문법적-역사적 해석을 다했다고 해서 성경 해석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 본문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영적 의미'를 찾아야만 한다"며 "이 영적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박윤선 박사처럼 끊임없는 기도와 묵상이 필요하며, 또한 꾸준한 성경 읽기가 요구된다. 그리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말씀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성경의 의미가 깨달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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