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안 교수가 기조강연했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22일 오후 7시 20분 낙원상가 4층 옥상정원에서 열린  청어람 '신학(神學)이란 무엇인가?' 공개 강연회 <신학이 빛나는 밤>에서 기조강연한 강영안 교수(서강대 철학과)는 "신학은 하나님을 챤앙하고 알아가는 것"이라며 "신학자나 목회자의 전유물일 수 없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성도, 그리스도를 믿고 예수님 따라서 살아가려는 예수의 제자이면 누구나 신학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2시간여 진행된 공개강연회에서 강 교수는 먼저 '테오로기아'(theologia, 신학을 뜻하는 헬라어)를 설명하며 "신학은 하나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그런 의미에서 신학의 주체는 하나님이라는 말할 수 있다. 두번째 단계는 하나님을 가르치고 세번째가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것이다"며 "여기서 하나님은 삼위일체 하나님으로, 신학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고 배우고 사랑하고 그분을 따라 사는 삶, 그게 곧 신학이다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구약성경에 보면 '여호와는 반석이시라. 나의 방패라...'하는 표현이 나온다. 은유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 하나님이 돌덩이라든지 무슨 금속으로 만들어진 물건이거나 한 것이 아니라 나를 막아주시고 내가 그분에게 의존할 수 있는 분이란 걸 뜻하는 이야기이다"며 "그 이야기는 하나의 서술이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말하는 서술이다. 사실에 대한 서술에 그친 것만 아니라 어느 사실보다 더 사실적이다. 그 서술은 리얼(real)할뿐만 아니라 초사실적인 서술이다. 그것이 '하나님은 전능하시다. 하나님은 전지하시다' 등 하나님의 본성 속에 포함된 것이 아니지만 '하나님 방패시다' 하는 것은 우리가 경험한 것을 서술하고 묘사(describe)하고 찬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의미의 신학이란 서술이며 서술을 뛰어넘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해 그는 "루터가 1539년에 독일어 전집을 내면서 붙인 서문이 하나 있는데 그 서문에 보면 시편 119편에 일종의 주석이 나온다. 그걸 쓰면서 루터는 세가지 단계가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첫째는 기도하는 것, 하나님 말씀을 읽고 그것을 가지고 기도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기도한 그 말씀 을 가지고 하는 묵상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묵상하는 것'을 이야기하며 루터가 뭘 비유를 드냐면 박하 잎사귀를 떼서 비비면 박하 냄새가 난다는 것을 든다. 말씀으로 부벼내는 것, 그 말씀을 계속 중얼거리고 입에 담고 하면서 그 말이 내 몸 속에 퍼지고 내 귀로 들어가고 그래서 내 삶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말 안하고 눈 감고 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을 씹고 또 씹고 코 속에 냄새 맡고 몸 속에 퍼지게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번째는 '투쟁'이다. 영적 시련을 거쳐가는 것이다. 방금 얘기한 기도와 묵상과 영적 시련, 영적 싸움이 신학자를 만든다. 조직신학 가르치고 역사신학 가르치는 신학자가 아니라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하나님께 모든 삶의 의미를 걸고 살아가는 성도들을 말한다"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신학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영안 교수는 "오늘날 신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신학은 4분법 신학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제가 신학교 커리큘럼을 재편성한다면 성도의 삶에서부터, 현장에서부터 겨냥을 하겠다"고 했다.

그는 "저는 그 삶의 현장이 교회가 아니라 세상이라고 본다. 세상에서 살아가는 성도들, 제도교회 바깥에 살아야 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이자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도록 돕는 역할을 신학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할텐데 그 역할을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이 교회다"며 "목회자의 상담, 심방, 가르침이 성도의 일상적 삶에 겨냥이 되어 있어야할텐데 그렇게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기다 초점을 맞춘다면 4분법의 신학이 아니라 통합적 신학을 해나가야 하는데 우리가 사는 삶의 현장, 경제 예술 정치영역 등 이 영역들에 대한 신학적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신학이 교회 학문이라는 이유로 교회에 갇혀 있어서는 안되고 모든 삶의 영역과 층위들에 대해서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들을 하나님 말씀으로 반성하고 다시 생각해보고 그 가운데 성도들이 성도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신학이고 신학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다시 한번 "신학공부을 제대로 해봐야겠다 하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 그 분을 알아가고 찬양하는 것이 신학이다. 그건 삶이다. 삶은 동시에 반성을 요구한다. 그것을 들여다봐야된다"며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삶으로서의 신학 그것이 신학의 기반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생각하고 우리 삶의 현실을 들여다보려면 아주 중요한 것이 신학 역사다. 지난 2000년동안 기독교회가 뭘 이뤘고 뭘 논의했고 토의했는지 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 교회의 역사는 있지만 성도들이 주어진 문화와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역사는 없다. 농부, 예술가, 자영업자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고 예수를 믿고 어떻게 기존 문화와 씨름했는지 역사가 불행스럽게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신학 공부'의 팁으로 "하나는 현대에 여러분이 좋아할 수 있는 신학자 한 사람을 붙잡고 씨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본회퍼 같은 신학자의 책은 읽기 쉬울 것이다. 그의 저서 '성도의 교제'나 '나를 따르라' 등은 비교적 읽기가 쉽다. 아니면 요즘 우리말로도 많이 번역되는 톰 라이트의 책도 권한다"며 "1000페이지를 넘는 책들은 꽤 시간이 걸리니 좀 얇은 책들이라도 붙잡아서 시작해보는 방이 있다.. 그게 본회퍼든 바르트든 존 스토트든 뉴비긴이든 톰 라이트든 읽어보는 길이 있다"고 소개했다.

또 "꼭 권하고 싶은 것은 고전이다"며 "C,S 루이스는 '기독교인이 책을 읽을 때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질문에 고전 절반, 현대것 절반을 읽기를 권했다. 현대의 책도 꼭 읽어야 한다"며 "그는 고전으로 아우구스티누스, 칼빈, 루터 등의 책을 권하며 "고전을 통해 하나님 알아가는 깊이와 넓이를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도를 따르고자 하는 제자에게 신학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갖는 또 다른 첫번재 기능은 비판적 기능이다. 자신이 잘못 믿고 있는 것, 교회 안에 일어나고 있는 것, (자신에게)가르쳐주는 것 등을 비판할 수 있다. 그리고 두번째는 건설적으로 세우는 기능이다. '어떻게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갈 것인가' 고민을 비로소 할 수 있다. 세번째 기능은 공동체를 세우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강영안 교수, 양희승 대표(청어람 ARMC 대표),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이원석 작가(저술가)가 나와 신학을 접하게 된 계기 등을 나누며 좌담회를 진행했다.

한편 이날 공개 강연회는 청어람이 신학개론서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신학이란 무엇인가' 한글판을 차근차근 설명해가며 19회째 진행한 강좌가 호평을 얻어 '한국적 맥락에서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심층적으로 논하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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