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순 나이지리아 보코하람에 의해 발생한 폭탄 테러 현장. ⓒAP/뉴시스.

이슬람 금식월 라마단의 첫날이 피로 물들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Boko Haram)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해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테러는 특히 기독교인 여학생 300명 납치 사건이 벌어진 치복(Chibok) 시 인근의 교회들을 대상으로 벌어졌다.

로이터 통신 30일 보도에 따르면 테러는 이들 보코하람이 위세를 떨치고 있는 보르노 주 내에 위치한 크와다, 은구로지나, 카라가우, 카우티카리 등의 마을에서 자행됐다. 목격자들은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던 교인들을 총으로 쏘았으며, 달아나는 이들을 쫒아가서 살해했다고 전했다. 또한 예배가 한창인 교회에 폭탄을 투여하고 불을 질렀다고도 증언했다.

카우티키리 마을의 생존자인 새뮤얼 치복은 "20명 가까이 되는 남자들이 트럭과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로 와서 총을 난사했고 특히 교회 안에 있던 교인들에게 집중적으로 공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나는 처음에는 남자들이 정부군인 줄 알았지만 그들은 주민들에게 총을 쏘아댔다. 나는 주민들이 도망가고, 집들이 불타는 것을 봤다. 마을이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고도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치복 시의 한 주민은 테러가 일어난 마을들이 모두 시에서 10킬로미터 반경 내에 있다며, "테러리스트들이 폭탄과 총을 갖고 교회로 갔다.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살해된 12명의 교인들 가운데는 여성과 어린이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인 여학생 납치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인 에녹 마크 역시 이와 유사한 증언을 했다. 그는 "나는 테러리스트들이 적어도 세 곳의 교회를 전소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공격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인터뷰하고 있는 중에도 우리를 향한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공격이 끝나면 정확히 사망자 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지만, 범인들은 살해한 이들의 시신을 불에 태우고 있다. 사망자 수에 이들이 포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고도 말했다.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를 이슬람 율법에 의해 통치되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비무슬림들과 서구와 협력하는 정부 기관에 대한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이들의 테러는 지난 5년 사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기독교인 여학생을 300명 가까이 집단 납치하는 등 점차 과감한 수법을 취하고 있다.

한편, 에녹 마크는 이러한 테러가 발생할 동안 정부군이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대처에 나서지 않았음을 폭로했다. 그는 "군인들은 그저 도망가서 수풀 속에 숨어 있기만 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기독교계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의 지속적인 테러 공격에도 불구하고 정부군이 교인들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음을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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