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신앙이란 무엇인가 - '광장에 선 기독교'를 통해 본 우리 사회' 특별좌담회가 12일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과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IVP)이 공동 주관한 '공적 신앙이란 무엇인가 - '광장에 선 기독교'를 통해 본 우리 사회' 특별 좌담회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열렸다.

이날 좌담회는 이강일 소장(IVF복음주의연구소)의 사회로, 남오성 목사(일산은혜교회 청년부), 박치현 강사(건국대 사회학), 이국운 교수(한동대 법학부)가 패널로 초청돼 최근 출간된 '광장에 선 기독교' 서적을 통해 공적 영역에서의 종교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두고 토론했다. 

또 패널들의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다양한 종교와 신념이 공적 영역에서 충돌하는 다원적 현실에 대해 분석하며, 우리 시대 주요 이슈에 관한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 고민한 시간이었다.

이강일 소장은 '광장에 선 기독교' 책에 대해 설명하며, "그동안 복음전파와 기독교의 사회참여에 대해 고민해왔다. '동그란 네모'가 가능한가에 대해 답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의 '공적 신앙'이라는 표현을 보고, 복음전파와 사회참여가 하나로 붙을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소장은 "이 책에서는 종교가 빠진 공적 영역, 즉 종교가 빠진 공적 영역에 세속주의가 넘쳐나고 이들이 점령해버렸다고 경고했다. 또 세속주의와 특정 종교에 의한 전체주의를 경계하며, 기독교가 세속화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존해 나아가는 전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소장은 "이 책 6장의 제목이 '지혜를 나눠라'이다. 지혜를 나누는 핵심적인 방법으로 '증언'을 얘기하고 있는데, 여기서 갑자기 떠올랐던 것 중의 하나는 '남을 대접하라'라는 성경의 말씀이 '남'은 '공적 영역'이고 '대접하라'는 '윤리'를 뜻하는 개념이 아닐까라는 점이다. 즉 예수님의 황금률 말씀에서 공적 윤리의 개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이 책에서 자유주의 신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의 개념 틀에 맞도록 성경의 메시지를 해석하고자 추구했지만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비판한다. 또 후기 자유주의 신학은 그리스도인이 성경의 이야기에 도움을 받아 세상을 새롭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기독교 공동체들이 더 넓은 문화와 나눌 의미있는 대화로부터 스스로를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남오성 목사는 "논란거리가 될 수 없는 것들이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기독교가 예언자적인 종교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어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들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또 '지혜의 공유'와 '증언'이라는 단어는 안 믿는 사람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용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치현 강사는 "책을 읽으면서 자유주의 신학과 복음주의 신학의 대결이 없어서, 신학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회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이 전도와 선교를 통해서인데, '증언'이라는 단어가 제시돼, 질곡 많은 우리 사회에 증언'이라는 방식으로 복음을 전파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국운 교수는 "세속적 과학주의가 이 시대에 대안을 내놓지 못할 때 온건한 과학주의의 언어로 기독교를 설명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관찰자적으로 개혁주의적 고백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책은 기독교가 심층이라는 깊은 곳에서 공적인 참여를 통해 구체적 삶의 현장에 동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 좌담회의 소재가 된 '광장에 선 기독교: 공적 신앙이란 무엇인가'는 동유럽 크로아티아 출신의 신학자 미로슬라브 볼프(Miroslav Volf)가 저술했다.

볼프는 미국 풀러 신학교(M.A.)와 독일의 튀빙엔 대학에서 위르겐 몰트만(Jurgen Moltmann) 교수의 지도로 박사 학위(Dr. Theol.)와 교수 자격(Dr. Theol. habil.)을 취득했다.

현재는 미국 예일 대학교에서 신학과 윤리학을 가르치며, 예일 신앙과문화연구소(Yale Center for Faith and Culture)를 설립하여 소장으로서 종교와 인류 공영(Human Flourishing)의 문제, 세계화, 화해, 직업과 영성 문제 등을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또한 911 이후 미국 내에서 중요하게 떠오르는 기독교인-무슬림 간의 대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세계경제포럼(the World Economic Forum)의 글로벌 아젠다 위원회(the Global Agenda Council on Faith)의 일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광장에 선 기독교: 공적 신앙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이 책은 오늘날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공적인 영역에서의 종교의 역할 문제를 다루고 있다.

또 과거 근대적 세속 사회에서 종교는 사적인 것으로 치부되어 공적 영역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됐다며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종교와 신념이 공적인 영역에서 충돌하는 다원적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더불어 이러한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다원성이 함의하고 있는 집단 간의 극단적인 상호 배제와 그와는 정반대로 다원주의에 함몰될 양극의 위험성을 안고 살아가게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현실 인식 속에서 이 책의 저자 볼프는 종교가 가진 절대적 신앙을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신앙인들이 사회의 공동선을 위해 건강하게 기여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 특히 예언자적 종교로써의 기독교 신앙의 공공성에 대한 질문에 분명한 답을 제자도의 맥락에서 제공하고 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광장에선기독교 #공적신앙 #기윤실 #IV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