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인생 57주년을 맞은 한국 재즈 1세대를 대표하는 뮤지션 류복성(73)이 15일 오후 7시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재즈인생 57주년, 류복성 재즈콘서트'를 연다.

류복성은 중학교 밴드부 드러머로 음악을 시작했다.

1958년 미 8군쇼에 입단하면서 재즈 인생을 시작한 류복성은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 아기 콜론을 사사했다. 미8군 쇼단 사무실에서 밴드 보이로 허드렛일을 도맡아 했다. 그저 라디오 미군방송(AFKN)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이 좋아서 무작정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 전전하다 이곳까지 오게된 것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밤마다 혼자 드럼을 연습했다. 하지만 당시 그가 두드리던 드럼이라는 것은 사과 궤짝에 탁구 채를 달아서 만든 그야말로 조악한 모조세트였다.

이봉조 악단과 길옥윤 재즈올스타즈에서 활동하다 1967년 류복성 재즈메신저즈를 창단했다.

그가 대중에게 알려진 건 70년대 인기리에 방송됐던 MBC 드라마 '수사반장'의 타이틀곡 덕분이다. 직접 작곡하고 라틴 타악기 봉고로 연주한 '수사반장'의 OST 선율을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이 이끄는 '류복성 재즈올스타즈'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했다.

2010년 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 해 재즈 잡지 '재즈피플'과 LIG 문화재단이 공동주최한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도 받았다.

류복성은 재즈 드럼과 함께 수많은 종류의 라틴 퍼커션을 가리지 않고 연주하며 한국 재즈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한국에서는 불모의 음악이었던 라틴 재즈를 독자적으로 개척해온 인물이다.

"심장으로 두드린다"는 류복성의 정열적인 타악기 연주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류복성이 살아온 인생 이야기는 한국 대중 음악의 역사와 그대로 상통한다. 6. 25 전쟁 이후 아무런 조건도, 환경도 주어지지 않았던 불모지에서 더구나 재즈라는 음악을 배워가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는 장장 55년 동안 블루스와 재즈에 파묻혀 살아온 사람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왔으면서도 그의 삶이 아직까지 미정과 유예 속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우리를 숙연케 만든다.

최근에는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류복성 재즈 올스타즈로 활동하고 있으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 '테이크 파이브(Take Five)'와 '모어 베터 블루스(More Better Blues)' 등의 재즈 명곡과 '수사반장' 테마곡 등을 들려준다. 김광민(피아노), 말로(보컬), 손성제(테너색소폰), 정광진(트럼펫) 등을 비롯한 재즈뮤지션들과 류복성 올스타빅밴드가 힘을 보탠다.

주최 측은 "뮤지션들의 피, 땀, 눈물, 한탄, 분노, 작은 소망, 그리고 사랑이 담긴 한국 재즈사에 영원히 기록될 재즈 콘서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팝칼럼니스트인 DJ 김광한이 사회를 본다. '수사반장' 테마곡으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탤런트 최불암의 영상 인터뷰 등이 마련된다. 3~7만원.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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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복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