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나흘만에 다시 1,020원대가 붕괴됐다. 전문가들은 해외변수로 원화강세 압력이 커진 탓으로 1,000원선을 유지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3원 내린 1,016.2원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날 역외(NDF)시장의 영향을 받아 전월대비 2.5원 내린 1018.0원으로 시작해 시작부터 1,020원선이 붕괴됐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것은 전일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놓은 기준금리 인하와 마이너스 예금금리 등 통화완화조치로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상승 요인이 커진게 주 요인이었다.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호전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6.4지방선거 및 현충일 등 연휴로 몰렸던 국내 수출업체의 네고(달러매도)물량이 쏟아진 것도 환율하락을 도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으로 국내 증시에 유럽계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이 신흥국 중 차별성을 갖춘 국내 증시로 유입돼 코스피에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고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재료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환율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도 많다. 수출호조로 국내 유입된 달러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증시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커지면 달러 유입 또한 늘어나 원화강세 압박 또한 커지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는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고 있고 위험 선호심리가 유지되면서 유동성이 신흥국에 흘러갈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네고물량 역시 아직 많이 남아 상단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환율의 세자리수 진입까지는 아직 아니라고 말한다.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 의지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세자리수 환율은 지난 2008년 7월 11일 이후로 도달한 적 없다.

한 외환시장의 분석팀장은 "이번 달 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세자릿수가 되기에는 유로화나 달러화의 방향성이 지지부진한 편"이라며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가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반등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당국의 개입강도가 앞으로 환율 하단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1,000원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보고 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4포인트(0.27%) 내린 1,990.04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시장과 달리 유렵과 미국 변수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해 장중 2,000선을 넘었지만 기관이 매도세로 돌아선데다 삼성그룹 상장사들의 내림세가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여기에 환율하락까지 겹치면서 대형수출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1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도 205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 홀로 21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은 5거래일 만에 반등해 50.91포인트(0.17%) 오른 524.03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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