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델 파타 엘 시시의 대선 승리 소식에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집트의 기독교인들이 압델 파타 엘 시시(Abdel Fattah El-Sisi)의 대선 승리 소식을 반기며, 새로운 정권이 이슬람 극단주의로부터 보호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지난 주 엘 시시는 무려 총 투표자 가운데 95%의 지지로 모하메드 모르시에 이어 새로운 이집트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엘 시시는 모르시 정권 축출에 앞장 선 군부 지도자로, 선거 이전에 이미 그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됐었다.

무슬림형제단의 지지를 등에 업은 모르시 정권 아래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의 기독교인 박해는 더욱 기승을 부렸으며, 모르시 대통령의 하야 이후 역시 교회들과 교인들에 대한 보복성 공격은 지속되어 왔다.

이집트공공연구센터(Egyptian Center for Public Policy Studies) 대표인 마흐무드 파루크는 "많은 기독교인들과 무슬림들은 엘 시시가 자신들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로부터 구해주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들에게 엘 시시는 영웅과 같은 존재다. 또한 사실상 현재 이집트에서는 군부냐 이슬람주의자냐의 두 가지 선택밖에는 없기도 하다. 그러니 기독교인이라면 당연히 군부를 택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ICC)은 "이집트 국민 다수가 엘 시시가 모르시 정권을 축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기독교인들을 보호하는 일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ICC는 다만 "나라가 완전히 안정을 되찾고 기독교인들에 대한 공격을 멈출 수 있기까지는 앞으로도 가야 할 길이 멀기는 하다"고 전했다.

"이집트의 기독교인들은 무슬림형제단으로부터 자유를 되찾기 위해 대가를 치른 것이다. 사유재산을 강탈 당하고, 집과 직장이 불타고 파괴됐다. 많은 교회들 역시 똑같은 일을 겪었다"고 민야 지역 성직자인 유아니스 샤우키 신부는 밝혔다.

샤우키 신부는 "나는 엘 시시를 지지한다"며, "그는 이집트를 무슬림형제단으로부터 구했다. 나는 그가 이집트의 이 혼돈을 끝낼 것이고 모든 국민의 평등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소하그 지역의 기독교인인 하니 파루크는 "내가 걱정하는 것은 엘 시시의 당선을 두고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이 다시 기독교인들에게 보복을 가하는 일이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교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희망적이다. 엘 시시는 당선 전 이집트의 테러리즘을 척결하고 기독교인을 포함한 소수종교인들을 보호하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 건 바 있다. 카이로의 기독교인인 나리만 가베르는 "나는 그가 자신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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