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산자브 강볼드 주한몽골대사   ©김철관 기자

"주한 몽골교민들이 줄고 있다. 지난 2012년에 비해 10%나 줄었다. 비자취득이 어려워서이다. 한국정부가 입국 비자 완화에 대해 해결해 줄 것을 부탁한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몽골대사관 집무실에서 만난 바산자브 강볼드 주한몽골 대사가 한국정부에 '비자 완화'를 주문했다. 특히 강볼드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직접 질문에 답했다.

지난해 2월 부임해 1년이 갓 넘은 강볼드 대사는 "양국 관계가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비자완화 등으로 신뢰를 갖는 한몽 우호관계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국내법이 강화돼 몽골인들의 비자 취득을 어렵게 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3년 사이에 몽골 교민수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2011년 3만 4000명 정도 됐던 교민이 현재 2만4000명 정도로 줄었다. 점차 불법체류도 줄어들고 있으니, 한국 정부가 사업을 한 사람들 등 필요한 사람들에게 비자를 완화해주는 것을 검토했으면 한다."

강볼드 대사는 "한국 체류가 아니라 몽골과 한국을 왔다 갔다 하는 의료, 관광, 사업 등의 수는 늘었다"며 "하지만 거주한 교민 수는 현저히 줄었다"고 피력했다. 이어 "한국과 몽골은 생활방식이나 문화풍습 등 비슷한 점이 많다"며 "한국과 몽골의 경제교류와 협력, 인적교류 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서 몽골에 투자한 사업자들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운송비나 항공기 비용 등이 비싼 것도 알고 있다. 대사관에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에서 몽골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늘었으면 한다."

바산자브 강볼드 주한 몽골 대사가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철관 기자

바산자브 강볼드 대사는 자연스레 현안문제인 한몽 항공요금과 복수취항 문제를 언급했다.

"대사관에서 몽골 정부에 항공기 운항과 비싼 요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양국간 인적교류가 활발하고 경제협력 등이 되기 위해서는 항공기 복수취항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 취항하고 있는 항공사(몽골항공, 대한항공)들은 기름 값이 비싸고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얘기한다. 그들은 한국에서 몽골을 간 사람들이 겨울은 없고 성수기(6월~8월)인 여름에 많는데, 여름이라도 항공기 운항을 조정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그리고 항공사들은 여러 항공사들이 복수취항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도 했다."

이어 강볼드 대사는 몽골 정부와 국회에 대한 입장을 얘기했다.

"대사관에서 몽골 정부에 항공기 증편 문제를 건의했다. 몽골 국회와 정부는 2016년에 항공기 복수취항 등 경제를 개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지금 상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대사관에서는 항공기 복수취항, 증편 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상태이다. 특히 이것이 안되면 울란바트르와 부산 등을 운항하는 다른 항공사들의 취항을 보장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몽골 정부(외무부, 도로교통부)에 보낸 상태이다. 복수항공사 경쟁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인적교류를 높여 양국이 윈윈하는 전략으로 가야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볼드 대사는 "양국 인적교류가 활발해야 하지만, 한국 정부의 비자 발급 강화로 의료, 관광, 경제 등 사업을 하려는 몽골인들의 입국이 힘들어 졌다"며 "2012년에 비해 2013년은 비자 발급 건수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바산자브 강볼드(가운데) 주한몽골대사와 함께한 몽골한인회 이연상(왼쪽) 회장.   ©김철관 기자

"몽골인들의 한국 체류가 줄어든 것은 한국 비자 발급이 어렵기 때문이다, 양국 인적교류가 활발해야 하지만 비자발급이 늘어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몽골인들이 한국 비자 받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실제로 몽골에서 경제, 의료, 관광 등 사업을 하는데, 한국비자 받기가 어려워 문제점으로 등장했다. 이런 상태에서 '항공사 복수취항을 왜 해야 하느냐'는 몽골인들의 볼멘 목소리도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한 얘기를 계속이어 갔다.

"여름 성수기 때 한국에서 몽골로 간 관광객들이 많다. 하지만 겨울에는 없다. 몽골인들은 여름이나 겨울이나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한국비자 발급이 너무 엄격해 졌다. 특히 2011년부터 2012년까지 비자발급이 40% 늘었는데, 2012년 말부터 보증금제도로 인해 무척 힘들어졌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는 한국 비자발급이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 비자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정부(법무부, 외교부)에 건의사항을 보냈다."

강볼드 대사는 최근 한국 외교부 영사국장을 만나 비자완화 문제를 건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몽골에 한류가 뜨고 있는데, 몽골인들이 한국에 많이 들어와 보고 전파한 이유도 있다. 외교부 영사국장을 만나 3가지 부탁을 했다. 첫째로 2011년 4%, 2012년 2.5%. 2013년 1.7% 등으로 불법체류가 많이 줄어들었으니, 보증금을 없애고 비자를 완화해야한다고 했다. 두 번째로는 현재 4번 비자를 받아야 무비자가 되는데, 4번을 받기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2번으로 줄이고 3번부터는 무비자로 해야한다고 했다. 세 번째는 비자 발급기간 2주일이 너무 길다면서 대폭 줄여 줄 것을 건의했다. 이렇게 되면 몽골인들이 한국에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도 했다."

인터뷰 중인 바산자브 강볼드(왼쪽) 주한몽골 대사.   ©김철관 기자

한국어가 유창한 그에게 잠시 화제를 돌여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를 물었다.

"몽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외교관 시험에 합격했다. 외교관이 되면서 몽골정부의 지원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대학을 다녔다.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이다. 이 대학을 다니면서 한국어를 배웠다. 당시 러시아가 북한과 외교를 하고 있었고, 북한과 외교관계를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솔직히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영어나 열심히 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인이 계속해 앞으로 10~20년을 내다보면 한국과의 외교가 비전이 있다고 설득했다. 그래서 82년부터 88년까지 한국어를 배웠다, 94년까지 한국어를 계속 쓰다가 쉬었고, 다시 한국에 와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하게 됐다. 그동안 한국어 배운 것을 많이 잃어 버려 아쉽다."

강볼드 대사는 한국 정부와의 인적교류, 경제협력 및 교류, 차관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금까지 양국 간에 특별한 문제는 없지만, 더욱 돈독한 신뢰가 중요하다. 현재 몽골은 건설, 에너지, 의료(의사, 간호사), 기술 등 인프라를 구축할 전문가가 필요하다. 한국에서 교육 받은 우리나라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이런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에 차관이라도 부탁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교육할 인원이 300명 정도가 당장 필요한데, 100명은 엔지니어, 100명은 농업, 100명은 의료 등의 전문가 육성이 시급하다. 몽골인에 대한 전문가 교육 육성을 위한 한국의 차관 도입도 필요하다."

그는 "오는 5원 9일부터 12일까지 몽골 수도 울란바르트에서 열린 한몽기업엑스포는 양국의 경제교류와 협력을 위해 정말 필요한 행사"라며 "엑스포를 통해 양국의 경제협력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몽골에 대한 짧은 소개를 부탁하자 "잘 알다시피 역사적으로 징키스칸 대왕 등 대단한 나라이다, 높은 산과 사막이 공존하고 가보면 좋은 곳이 많다"며 "특히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일이 잘되는 나라"라고 소개했다.

바산자브 강볼드 주한몽골 대사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철관 기자

마지막으로 강볼드 대사는 "한국과 몽골의 전통 문화가 비슷하다"며 "요즘 몽골의 젊은이들이 한국 연예인, 드라마, 방송 등을 좋아한다, 나도 한국의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고 소개했다.

몽골에서 잠시 귀국해 인사차 간 이연상 몽골한인회장도 강볼드 주한 몽골대사에게 한국기업 비자완화, 항공기 복수취항 및 증편 등에 대해 건의했고, 강볼드 대사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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