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쇄신’과 ‘성숙’을 통해 한국교회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할 때다.”

그 동안 앞만 보고 짧은 기간 빠르게 성장한 한국교회는 뒤돌아 볼 여유가 없었다. 쇄신과 성숙이라는 말은 성장 뒤에 놓여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더욱 심화되고 있는 교회를 향한 비판들은 상황을 바꾸어 놓았다. 성장 보다는 현상유지 조차 걱정해야 하는 판국이다 보니 오히려 성찰을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지금의 위기가 한국교회의 쇠락이라는 결말을 가져오기 전에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고 성숙해져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감리교 신학대학 종교사회학 이원규 교수는 수표교교회에서 23일 진행한 "한국교회의 쇄신과 성숙" 포럼의 주제 발표자로 참석해 한국교회가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고 맘모니즘을 배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는 가진 것이 없고 누릴 것이 없었을 때 오히려 신앙적인 역동성이 있었고, 사회적으로 신뢰와 존경을 받았지만 많은 것을 갖고 많은 것을 누리게 되면서 한국교회는 영성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60∼90년대까지 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비결은 교회가 축복을 강조한 ‘번영의 복음’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며 소득이 높아진 90년대부터는 이마저 ‘번영의 복음’과 그 의미를 잃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와 복지 수준의 향상이 종교적 쇠퇴를 초래한 선진 국가의 ‘세속화 현상’이 국내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며 더 이상 이러한 패러다임으로는 한국교회가 발전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제 한국교회 비전이 종교적 세속화의 가장 심각한 양태인 맘몬이라는 우상을 깨뜨리고 참된 영성을 되찾는 것이 되어야 되어야 된다고 강조하면서 "낮아지고 겸손해지고 마음을 비우는 '비움의 영성' 바르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바름의 영성' 섬기고 돌보는 '나눔의 영성'을 키우자고 말했다.

함께 포럼에 참석한 실천신학대학교 목회사회학 조성돈 교수는 한국교회의 문제를 성장해 따른 책임의식 부재로 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숙한 교회로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개신교가 이렇게 성장했으니 공적 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아직 한국교회는 심정적 소수의식에 갇혀서 책임 있는 역할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더 챙겨보려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교회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사회 공공의 영역으로 나아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숙한 교회란 성경이 이야기하는 사랑, 정의, 평화를 이 땅에 구현하는 것”이라며 “감성적으로 호소하는 활력목회에서 벗어나 지식과 감정, 행동이 균형을 이룬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찬에 나선 카이스트 김경동 교수도 “세속화 속에 종교의 위상이 줄 것이라는 예측이 있지만 세계 수준에서 개인의 영적인 삶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런 세속화의 물결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앞장서 사회를 변혁해야 한다”며 “영성 회복과 함께 대사회 봉사활동 등으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열 교수는 논찬에서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한 대책과 관련, “‘제도화된 성숙한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영성의 회복과 일상 속의 하나님 나라 확장뿐 아니라 제도화된 교회의 목회리더십 계승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수표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