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갱협이 주최한 젊은목회자 포럼 모습. ⓒ이대웅 기자

“모든 목회자들이 ‘목회에 있어 설교가 정말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설교 준비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가?”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김경원 목사)가 17일 서울 송월동 서대문교회(담임 장봉생 목사)에서 제4기 젊은목회자 포럼을 열고 ‘목회자의 자기갱신과 설교’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문희 목사(맑은샘광천교회)는 ‘설교에 관한 실제적 이해’를 주제로 이같이 말했다.

30여년간 목회를 했다는 이문희 목사는 참석한 젊은 목회자들에게 “학문적인 얘기는 신학교에서 배운 걸로 충분하니 접어두고, 짧은 목회경험 속에서 몸부림치며 고민하던 이야기들을 해 보자”고 전제했다. “설교는 할 때마다 고민되고, 설교한대로 사는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으니 하면 할수록 자신이 없다”며 “개인적으로 ‘설교’에 답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고민을 함께 나눠보자는 차원에서 나왔다”고도 했다.

이 목사는 “미국에 갔을 때 성장하는 교회마다 찾아가서 목회자들에게 물으니, 한결같이 설교 준비에 일주일 시간의 70%를 투자한다더라”며 자신도 예전에는 목요일부터 설교를 준비하다 수요일, 화요일로 앞당겨지더니 지금은 월요일 오후부터 설교 준비에 나선다고 고백했다. 그는 “아내가 월요일만은 쉬자고 하는데도 방법이 없다”며 “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설교인데, 말 뿐이고 우리가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담임목사라면 설교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심방이나 행정 등은 부목사들이 할 수 있으니 ‘설교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토요일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노회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설교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가지 않는다”며 “설교에 대한 이같은 철저한 사상 없이는 힘들다”고 전했다.

이문희 목사는 “목회자를 청빙할 때도 성도들에게서 가장 먼저 나오는 얘기가 다른 것이 아니라 ‘누가 제일 설교를 잘 하나’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결국 평신도들도 담임목사에게 원하는 것은 설교라는 말이다. “연륜이 더해질수록 말씀과 기도를 붙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문희 목사. ⓒ이대웅 기자

이 목사는 “교회에 처음 나온 사람들에게 ‘은혜 받았다’는 말은 나오지 못하더라도, ‘뭔가 감동적이었다, 들을 게 있더라’는 말은 들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를 위해 끝없이 고민하고 묵상해야 하고, 일상의 모든 것, 지나가다 보이는 모든 것을 예화로 삼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아리스토텔레스의 3대 수사학 기법인 이성적·이익적 설득(Logos), 도덕적 설득(Etos), 감정적·정서적 설득(Patos)을 설명하면서 “우리에게는 하나님 말씀이라는 탁월한 재료가 있으니, 이 세 가지를 활용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고의 설교로 ‘웃다가 우는 설교’를 들었는데, 이것이 3대 수사학 기법이 골고루 활용된 설교라고 했다. “대부분 울거나 웃거나 둘 중 하나만 가능하고, 둘 중 하나라도 하면 다행인 경우도 많더라”고도 했다.

시대와 청중을 이해하는 것이 설교 준비의 열쇠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성도들은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치열한 변화 속에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의 설교는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라며 “시대를 이해하는 일은 무엇보다 청중을 무시하는 설교를 하지 않기 위함”이라고 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신문이나 베스트셀러는 먼저 찾아 읽고, 비전을 제시하는 설교가 돼야 한다. “진리가 바뀌어서는 안 되겠지만, 적용이 되지 않고 옛날 이야기처럼 들리는 설교나 ‘우리 목사님 딴 소리 하시네…’ 하는 설교를 해서야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본문 설교·강해 설교·제목 설교 등 여러 유형들을 비교할 때는 “어떤 유형이든 내게 맞는 걸 하면 되고, 무엇보다 청중들을 고려해야 하는데, 수시로 형식을 바꾸는 게 덜 진부하지 않을까도 생각한다”고 했다. 이 목사도 목회 초기 강해설교를 10여년 하다 방식을 바꿨다고 했다. 그는 “나에게 중요한 설교를 했지, 성도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성도들의 고민은 무엇인지, 여기에 대한 성경의 해답은 무엇인지 늘 생각해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큐티(묵상)’도 강조했다. 이 목사는 “큐티가 삶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말씀이 삶이 되지 못하면 좋은 설교, 살아있는 설교가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목회자의 큐티는 성도들과 달라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를 통해 “새벽기도회에서는 원고 없이 설교한다”고 소개했다. 새벽기도 묵상을 위해 본문을 짧게는 20번, 많게는 100번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고가 필요없어지더라는 것. “제일 좋은 묵상은 본문을 반복해서 정독하는 것”이라며 “100번 읽으니 글자가 움직이는 게 보이더라”는 고백도 했다. 히브리·헬라 등 원어는 읽지 못하더라도 영어성경은 함께 읽으면 새로운 눈이 열린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문희 목사는 “변하지 않는 교회와 변하지 않는 성도들을 앉혀놓고 매일 변화하는 설교를 하려니 쉽지 않다”면서도 “제 모든 말에는 ‘말씀과 기도’가 전제이고, 이는 기본이므로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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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갱협 #이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