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역대 가장 이상하기 짝이 없는 올림픽이다. 동생과 대화하다가 올림픽 얘기를 했더니, 올림픽이 개최되는 줄도 모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동생뿐 아니라, 적지 않은 국민들이 올림픽 개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12일, 대한민국의 최가온 선수가 올림픽에서 스노보드 종목 사상 최연소 금메달(17세 3개월)을 따낸 뉴스가 온 지면을 수놓았다.

최가온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동계스포츠 설상종목 최초의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단독 중계를 하는 JTBC가 메달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쇼트트랙 경기를 보여주는 바람에, 당시 실시간으로 장한 대한의 딸이 금맥을 캐는 장면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결선 1차 시기에 최가온은 점프 뒤 착지 과정에서 크게 넘어지며 한동안 일어서지 못하는 실수를 했다.

2차 시기에도 1차 충격의 여파로 넘어지고 말아서 기권하는 거 아니냐는 주위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마지막 3차 시기에 도전하여 최고의 연기를 펼치며 ‘롤 모델’ 클로이 김(88점)을 제치고 1위(90.25점)에 오르는 극적인 대반전을 일으켰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짜릿한 역전극이었다.

성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저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잠 24:16).

최가온 선수는 바로 그 말씀을 몸으로 증명한 셈이다. 넘어졌으나 다시 일어났고, 두려웠으나 다시 도전했으며, 흔들렸으나 끝내 완주했다. 그 결과는 금메달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몇 번이고 물었다. 나는 실패와 실수로 인해 넘어졌다가 몇 번이나 일어서보았는지를. 사명의 자리에서, 기도의 자리에서, 책임의 자리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는지를.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딤후 4:7). 바울에게 면류관은 경기장의 메달이 아니라, 믿음을 지켜낸 삶의 결과였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금메달은 무엇인가?

그것은 세상이 주는 상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불리는 영광일 것이다. “네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마 25:21).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좀처럼 웃을 일이 없는 대한민국의 요즘이다. 그러한 때에 17세 여고생의 도전과 역전은 나는 물론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메달의 무게는 단순히 금속의 무게가 아니라, 희망의 무게였다.

새벽 5시까지 잠을 자지 않은 채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졸음이 쏟아졌지만, 기쁨은 더욱 컸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딸을 낳아서 잘 길러준 부모님이 한없이 존경스러웠다. 한 가정의 사랑과 땀이 결국 한 나라의 기쁨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가온의 금빛 질주는 단지 스포츠의 승리가 아니라,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의 선언이었다.

최가온이라는 17세 소녀가 그런 놀라운 일을 해주었다면, 그녀보다 3배 이상의 생을 살아온 나는 조국을 위해 얼마나 위대한 일을 했는지를 반성하게 되었다. 전 국민은 둘째 치고 주위 이웃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과 혜택을 누리게 했었는지를 점검해 보았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것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영적 지도자라는 신분을 가진 자로서 얼마나 주변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였는지, 얼마나 큰 감동을 주었는지 새롭게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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