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사라 목사
잭 사라 목사. ©worldea.org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잭 사라 목사의 기고글인 ‘성지(聖地)의 그리스도인들을 대신해 말할 정당한 자격이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Who is justified to speak for the Christians of the Holy Land?)를 최근 게재했다.

사라 목사는 베들레헴 성경 대학의 총장으로 섬기고 있다. 복음주의 연합 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교회 지도부와 함께 감독 역할을 맡고 있다. 또한, 중동 및 북아프리카를 위한 세계 복음주의 연합의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최근 예루살렘 교회 수장들(Heads of Churches of Jerusalem)이 발표한 성명은 시의적절하면서도 반드시 필요했던 개입이다. 그 성명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한 현상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곧 “성지의 그리스도인들”을 대표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는 거의 관련이 없는 정치적 이념과 외국의 이해관계, 그리고 왜곡된 신학을 대변하는 단체들의 문제다.

이들 단체는 스스로를 대사관, 사랑의 다리, 평화의 목소리 등으로 포장하며 정부와 국제기구 앞에서 지역 기독교의 진정한 대표인 것처럼 행세한다. 그러나 실상 그들은 이 땅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교회나, 책임 있는 교회 공동체, 혹은 토착 기독교 공동체를 대표하지 않는다. 그들의 권위는 스스로 부여한 것이며, 책임성은 찾아보기 어렵고, 그들의 신학은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다.

이 문제의 중심에는 흔히 기독교 시온주의와 연결되는 왜곡된 신학이 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을 현대의 국민국가로 대체하고, 정치 권력을 신성화하며, 점령과 불의, 심지어 집단적 폭력까지도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려는 틀이다.

성경은 분명하다. “이 닦아 둔 것 외에 능히 다른 터를 닦아 둘 자가 없으니 이 터는 곧 예수 그리스도라”(고린도전서 3:11). 그러나 이러한 운동은 또 다른 기초를 놓았다. 성육신이 아니라 민족주의 위에, 십자가가 아니라 권력 위에 세운 기초다.

예수께서는 정치적 메시아주의를 거부하셨다.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요한복음 18:36). 지배를 축복하고, 고통의 목소리를 잠재우며, 강제적 박탈을 정당화하는 신학은 정의와 자비, 겸손으로 특징지어지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세계는 이 사실을 분명히 들어야 한다. 성지의 그리스도인들은 추상적 개념도, 모금 수단도, 정치적 장식물도 아니다. 우리는 현대 국가나 최근의 이념이 생겨나기 전부터 이 땅에 존재해 온, 살아 있고 예배하는 토착 공동체다. 우리는 기독교의 시작과 함께 이곳에 있었다.

여기에는 역사적 정교회, 가톨릭, 동방교회뿐 아니라, 성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개신교 및 복음주의 교회들도 포함된다. 분명한 교회 구조와 지도 체계를 갖춘, 책임 있는 복음주의 연합체들이 존재하며,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은 이들과 교류하고 자문해야 한다.

그 가운데에는 성지 복음주의 교회 시노드(Synod of Evangelical Churches in the Holy Land), 이스라엘 복음주의 교회 협의회(Council of Evangelical Churches in Israel), 그리고 이 땅에서 사역하는 지역 교회와 목회자들을 대표하는 다른 공인된 복음주의 연합체들이 있다.

또한 성지 출신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세계 무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중요하다.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의 대표는 나사렛 출신 팔레스타인 기독교인인 보트루스 만수르(Botrus Mansour) 목사다. 이 사실만으로도 토착 복음주의자들이 부재하거나 침묵하고 있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잘못된 서사를 반박한다.

더 나아가, 오랜 역사를 지닌 토착 복음주의 교육기관들도 현장에서 분명하고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베들레헴 성경대학(Bethlehem Bible College)과 나사렛 복음주의 대학(Nazareth Evangelical College)은 수십 년 동안 목회자와 신학자, 교육자와 지도자들을 길러 왔다. 이들은 점령과 차별, 지속되는 갈등이라는 현실을 정직하게 마주하면서도 그리스도를 신실하게 증언해 왔다.

사도 베드로는 교회를 “산 돌들로 세워지는 영적 집”(베드로전서 2:5)이라 묘사한다. 참된 대표성은 추상적 주장이나 외부의 승인에서 나오지 않는다. 예배하고, 세례를 베풀고, 장례를 치르며, 압력과 주변화 속에서도 이 땅에 남아 신실하게 살아가는 교회적 삶에서 흘러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지의 그리스도인들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많은 단체들은 해외의 선의의 신자들로부터 모금을 받으면서도, 정치적 의제에 동조하지 않는 지역 복음주의자들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무시하거나 침묵시키거나 왜곡한다.

예수께서는 분명히 경고하셨다.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 6:24). 재정적 이익이나 정치적 접근성, 혹은 이념적 충성이 메시지를 결정한다면, 그곳에서는 더 이상 복음이 선포되는 것이 아니라 왜곡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예루살렘 교회 수장들의 성명을 지지하며, 성지의 공인된 복음주의 협의체들과 함께 이 입장을 분명히 한다. 이는 배제를 위한 외침이 아니라 진리를 위한 요청이다. 목소리를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라, 분별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 특히 복음주의자들에게 호소한다. 성경의 땅에 사는 형제자매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 지역 복음주의 시노드와 협의회, 신학교, 교회 지도자들의 말을 들으라. “영들을 다 믿지 말고 시험하라”(요한일서 4:1). 불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성경을 오용하는 일을 거부하라.

그리스도는 권력의 회랑이 아니라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들 가운데 계신다(마태복음 5:6). 성지 교회는 자칭 대변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에서, 진리와 정의와 사랑 가운데 함께 걸어갈 동역자를 필요로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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