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교회는 대형화를 지향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오히려 '작지만 강한 교회', 이른바 강소형교회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90개 교회의 목회자 및 사모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제4회 '강소형교회세우기'(Small but Strong Church Buildup) 컨퍼런스가 바로 그것.
이날 컨퍼런스는 강소형교회세우기네트워크(대표 고영수 목사) 주최로 지난해부터 매년 두차례 열려 이번에는 '교회여! 영성으로 위기를 돌파하라!'는 주제로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6시까지 경기도 성남 꿈꾸는교회(담임목사 박창환)에서 열렸다.
강사로는 이성희 목사(예장통합)와 이신웅 목사(기성 총회장), 이윤재 목사(기장), 정승룡 목사(기침), 최윤식 박사(예장합동, 미래학) 등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초청돼 작지만 강한 교회를 만들고자 모인 목회자들과 그들 가정에 큰 자극을 주었다.
이날 두번째 강연을 맡은 연동교회 이성희 담임목사는 '새 시대의 영성과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예전에는 울퉁불퉁한 근육질 남자들이 인기가 많았는데 지금은 꽃미남과 비호감을 같이 좋아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다. 절대적인 가치가 없는 시대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 목사는 "저희 교회는 주일 예배가 끝나면 작은 그룹들로 나뉘어 산에 올라가는 사람들, 축구하는 사람들, 테니스 치는 사람들 등등 다 흩어지는데 저같은 경우는 테니스를 친다. 지난 주일도 모든 일을 다 마치고 테니스를 2시간 치고, 집에 가서 샤워하고 마지막에 하는 것은 개콘(개그콘서트)을 보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개콘(개그콘서트)을 봐야 젊은 사람들의 사고를 이해할 수 있다. 굉장히 중요한 목회자들의 필수 시청과목이다"며 "모든 추세와 유행이라고 하는 것을 젊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제가 개콘을 보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며 "개콘을 보면 '느낌 아니까'라는 유행어가 있는데,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애들이 뒤집어질 정도로 좋아한다. '필링'(feeling)이라는 것이 우리 시대 얼마나 중요한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희 목사는 "제일 중요한 것은 시대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이다"며 "학자들이 하는 얘기를 잘 들어보면 최첨단 과학 시대를 영성시대라고 한다. 왜 과학 시대가 영성 시대이겠는가?"라며 "최첨단 과학 속에만 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능가하는 뭔가를 추구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것이 바로 영성이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 영성(靈性)적인 사건들이 굉장히 많이 일어난다"며 "예를 들면 '이데올로기는 끝났다'는 말도 나오고 '이데올로기의 종언' 이런 책도 있지만 이데올로기는 절대 안끝난다. 최근 우리 사회의 이데올로기를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제가 보는 판단에서는 지구상에 특별히 우리 나라의 이데올로기는 건강과 장수다. 사람들이 건강 얘기하면 꺼벅 죽고 장수 얘기하면 관심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성희 목사는 "사람들이 가진 '이데올로기' 자체는 영성이다. 학자들은 그렇게 푼다"며 "북한 사회를 보라. 서른살짜리 젊은이에게 어떻게 나라를 맡겨 놓는지, 3대 세습도 이해가 안된다. 북한을 가서 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되지만 영적 눈으로 보면 보인다. 어떻게 이 사회가 지탱할 수 있겠느냐 보인다"며 화제를 북한으로 돌렸다.
그는 "북한을 저는 여러번 갔다 왔는데 어떻게 이런 사회가 지탱하겠느냐 정치적으로 보면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주체사상이라는 '이데올로기' 그 자체가 '영성'이기 때문에 지탱해 나간다"고 전했다.
이성희 목사는 "북한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김일성 초상이 있으면 항상 김일성이 중앙에 올 수 있도록 찍는다. 그리고 항상 김일성 초상 밑에 써놓은 글귀는 '영원한 김일성 수령 동지는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말이다. (성경적으로 얘기하면) 임마누엘이란 뜻이다"며 "또한 우리나라 국보 1호는 숭례문이지만 북한의 모든 유적지 앞에 제일 먼저 붙는 것은 '김일성', '김정일'이다. 북한 국보 제1호는 '평양성'인데, 안내원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1995년 5월25일 위대하신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이곳에 오셔서 우리 역사는 소중한 것이므로 잘 보존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다음에 나오는게 '평양성은 국보 제1호로서...' 어디나 다 마찬가지다"고 했다.
이 목사는 "단군능, 동명왕릉, 푸에블로호 묶어놓은 곳도 가봤는데 너무 (마음이) 아픈 것은 이런 중요한 곳마다 기독교의 중요한 유적지라는 점이다"며 "김일성 광장에서 퍼레이드 할때 뒷배경에 나오는 궁전같은 집은 인민대학습당인데, 우리 식으로 국립도서관이다. 그런데 그 자리가 북한에서 제일 먼저 세워진 감리교회인 남산현교회 터이다. 남산현교회를 헐고 지은 것이다"고 했다.
또한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이 세워진 자리는 장대현 교회가 있던 자리이고, 그 뒤에 있는 인민혁명박물관은 평양신학교 자리이다고 이성희 목사는 설명했다. 또한 "1960년대 미국 첩보함 푸에블로호가 동해에서 북한에 의해 납포돼 김일성이 대동강변에 옮겨 놓았는데, '미국 간첩선을 잡아다 갔다놨다'고 교육하는 학습장으로 쓰인다"며 "그 자리가 토마스 목사님이 순교한 바로 그 자리이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기독교의 중요한 유적지마다 자기들을 선전하는 자리, 학습장으로 만들어놨다"며 "왜 그러냐면 영적인 운동이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교회는 북한 문제, 세계화 시대에 대응하는 문제에 있어서 너무 순진(naive)하고 마음을 놓고 있다"며 "김정은 정권이 무너진다 어쩐다 자꾸 나오는데 (저는) 마음이 너무 조급하다. 제가 볼때는 영적인 지도자가 없는 상태에서 통일이 되면 큰일 난다. 그게 너무 마음이 답답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목사는 "저희 교단 안에 7개 신학교 있는데 신대원생을 250명 뽑는데 1000명 이상 왔다. 재작년부터는 더 줄어서 작년에는 850명이 왔다. 그런데 1000여명의 지원자가 오는 것도 뭔가 소명이 있기 때문에 온다고 생각한다. 왜 필요없는 1000명을 보내주시겠냐"며 "모든 교단이 다 마찬가지이지만 목사님을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당장 갈데가 없지만 현재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서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빨리 북한에 가서 선교하지 않으면 이슬람이 먼저 들어간다. 이슬람은 북한 들어가려고 벼르고 있다"며 "이슬람은 북한에 가려고 난리인데 우리는 아직 잠자고 있는 상태이다. 신학생 많고 목사 많다는 얘기만 하는데...(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성희 목사는 "제가 섬기는 있는 연동교회는 부목사가 9명인데, 저는 15명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며 "부목사를 더 데리고 있으면 한 사람에 적어도 수천만원이 들고, 5명이 더 있으면 3억 이상 더 들어간다. 돈이 많이 들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다. 통일 준비 비용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통일이 언제 될지 모르지만 통일이 되면 제일 똘똘한 사람 5~6명은 북한에 보내려고 한다"며 "지금 목사 숫자가 많다고 신학생수를 줄여야 된다고 아우성치는데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그 다음 현상은 뻔히 보인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너무 넋을 놓고 있는 것 같다"며 '영적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목사는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로 북쪽이 남쪽보다 영적 기운이 세다. 한국기독교를 잘 보면 남북이 갈라지고 전쟁 나기 전에 북한 기독교가 남한 기독교보다 세다. 1907년에 평양대부흥 운동, 원산의 대부흥운동(1903년) 전부 북한 쪽에서 일어났다"며 "북이 이슬람화되면 남이 이슬람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다"고 강조하며 통일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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