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세계 최강 브라질 축구에 패했다.

홍명보(44)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네이마르(바르셀로나)·오스카(첼시)에게 연속 골을 내주면서 0-2로 패했다.

월드컵 최다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 축구를 실감할 수 있었다. 선수 개개인이 트래핑과 소유 능력·개인기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을 증명했다. 브라질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이 8위로 한국(58위)보다 50계단 위에 있다.

특히 네이마르는 현란한 개인기와 창조적인 돌파·패스로 상암벌을 찾은 6만5000여 축구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전반에는 정확한 프리킥으로 결승골도 터뜨렸다.

2002년 11월 이후 약 11년 만에 상대한 브라질과의 상대전적은 이로써 1승4패가 됐다. 비록 패했지만 내년 월드컵 본선을 8개월여 앞두고 우승후보로 꼽히는 강호를 상대로 좋은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다.

홍 감독은 7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기성용(선더랜드)과 한국영(쇼난 벨마레)을 중원에 배치하는 4-2-3-1 전형을 들고 나왔다. 두 선수는 중원에서 호흡하며 공수를 조율하는데 집중했다.

공격라인에는 원톱 공격수 지동원(선더랜드)을 비롯해 좌우에 김보경(카디프시티)·이청용(볼턴)을 배치했다.

브라질도 네이마르·헐크(제니트)·다비드 루이스(첼시)·오스카·다니 알베스(바르셀로나) 등 베스트 전력으로 경기에 나섰다.

한국은 전반 2분에 기성용이 돌파에 이은 중거리 슛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지만 거기까지였다.

브라질은 개인기와 정확한 패스를 앞세워 높은 볼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탐색전을 펼쳤다.

수비라인부터 공격라인까지 짜임새 있는 로테이션과 개인기를 앞세워 볼을 뺏기지 않는 장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엿볼 수 있었다.

브라질은 전반 13분 헐크와 조가 2대1패를 펼쳐 한국의 중앙 수비라인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헐크의 슛을 골키퍼 정성룡(수원)이 전진하면서 선방했지만 큰 위기였다.

수세에 몰린 한국은 전반 중반 무렵부터 대등한 흐름을 가져갔다. 적극적인 압박으로 브라질 선수들의 운신의 폭을 좁히는데 주력했다.

기회도 잡았다. 전반 33분 역습 찬스에서 김보경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기회를 잡았고 회심의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뜨거운 공방전 중에 잠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네이마르가 한국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짜증을 냈고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이청용과 감정싸움을 벌였다.

전반 43분 네이마르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네이마르는 페널티박스 정면 왼쪽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정확하고 날카로운 오른발 슛을 때려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은 브라질의 1-0 리드로 끝났다. 브라질은 볼 점유율에서 68%-32%로 압도했다. 한국은 전반에 지동원이 전방에서 부진한 모습이었다.

브라질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 헐크를 대신해 하미레스(첼시)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한국은 후반 초반부터 적극적인 압박과 공세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움츠렸던 브라질이 오히려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3분 만에 루이스 구스타보의 패스 한 방에 수비라인이 와르르 무너졌고 오스카가 골키퍼까지 따돌리며 가볍게 왼발 슛을 때려 2번째 골을 기록했다.

홍 감독은 후반 5분 전방에서 둔한 움직임으로 부진한 지동원을 빼고 이근호(상주)를 넣었다.

한국은 2골을 내준 후, 좌우 측면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맞불작전을 펼쳤지만 브라질 수비진은 탄탄했다.

홍 감독은 후반 19분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을 대신해 손흥민(레버쿠젠)을, 후반 32분 김보경을 빼고 고요한(서울)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기회는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23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기성용의 크로스를 이청용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살짝 비껴갔다. 이후에도 이청용은 오른쪽 측면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손흥민도 브라질 수비진 앞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브라질은 여유있는 경기 운영으로 한국의 흐름을 끊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는 꼼꼼한 축구였다.

이후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홍명보호는 오는 15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말리(38위)를 상대로 한 차례 더 시험무대를 갖는다.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6만5308명의 관중이 입장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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