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네팔 중부 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홍수로 피해를 입은 아동들의 일상과 정서 회복을 위해 아동친화공간(Child Friendly Space)을 운영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홍수로 집과 학교를 잃고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아동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놀이와 창작 활동에 참여하며 재난 이전의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8월 네팔 중부 지역을 덮친 홍수로 많은 가정이 피해를 입었다. 네팔 국가재난위험경감 및 관리청(NDRRMA)에 따르면 11일 현지시간 기준 이번 홍수로 1377명이 숨졌으며 1만9000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
현재 약 8만4000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아동은 약 2만2000명이다. 학교 32곳도 피해를 입어 약 9800명의 아동이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과 학교 잃은 아이들…놀이 통해 일상 회복
홍수 피해 아동들은 재난이 지나간 뒤에도 불안과 두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학교와 놀이 공간, 또래 관계 등 익숙한 일상의 기반이 사라진 상황에서 아동들이 안전하게 머물며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도 커졌다.
아홉 살 아예샤(Ayesha)도 홍수로 집과 학교를 잃었다. 홍수 이후 며칠 동안 두려움을 겪었던 아예샤는 최근 대피소에 마련된 월드비전 아동친화공간에서 다시 연필을 잡았다. 친구들과 그림을 그리고 놀이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있다.
아동친화공간 프로그램에 자녀를 참여시키고 있는 샤르밀라(Sharmila)는 홍수 직후 아이들이 극심한 공포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홍수가 난 뒤 처음 2~4일 동안 아이들은 정말 많이 무서워했다”며 “위험이 다가온다고 느끼거나 상상하기만 해도 아이들이 ‘온다, 온다’라고 소리치며 높은 곳으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친화공간이 시작된 이후 아이들이 다시 놀기 시작했고, 전보다 걱정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두르에 아동친화공간 2곳…100여 명 지원
월드비전은 현재 네팔 비두르(Bidur) 지역에 아동친화공간 2곳을 설치해 홍수 피해 아동 100여 명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그림 그리기와 창작 활동을 비롯해 축구와 배드민턴 등 다양한 놀이·스포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재난으로 일상을 잃은 아동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또래와 다시 관계를 맺고 규칙적인 생활과 정서적 안정감을 회복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월드비전은 재난을 경험한 아동에게 안전한 공간과 규칙적인 활동, 또래와의 관계가 심리적 회복을 돕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재난 이후 아동이 폭력과 착취, 방임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아동보호와 심리사회적 지원도 함께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전문 교육을 받은 상담 인력을 현장에 배치해 아동의 정서 상태를 살피고 추가 지원이 필요한 아동을 발굴하는 등 심리사회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동 1만 명 포함 2만5000명 지원 목표
월드비전은 현지 파트너와 지방정부와도 협력해 지역사회 중심의 아동보호와 회복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누와코트와 라수와 지역에서도 현지 비정부기구 및 정부기관과 협력해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네팔월드비전은 이번 홍수 대응을 통해 총 2만5000명을 지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아동은 1만 명이다. 현재까지 피해 지역에서 약 1900명이 지원을 받았으며 지원 대상자의 46%가 아동으로 집계됐다.
월드비전은 식량과 임시 주거, 보건, 식수·위생 등 긴급구호와 함께 아동보호와 교육, 생계 회복을 위한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는 피해 가정이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생계 회복과 소득 창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월드비전은 피해 아동과 가족들이 재난 이후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다시 마련할 수 있도록 교육과 생계, 주거를 포함한 초기 회복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로즐린 가브리엘(Roslyn Gabriel) 네팔월드비전 회장은 “아이들은 끔찍한 재난을 견뎌냈지만 살아남는 것만으로 회복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이들이 안전을 느끼고 친구들과 다시 어울리며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긴급구호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들이 다시 학교에서 배우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갈 수 있도록 월드비전은 지역사회와 함께 회복의 과정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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