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기독교인
이란 기독교인이 성경을 읽고 있다.(위 사진은 이 기사와 관련 없음) ©오픈도어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하던 중 추방된 이란인 기독교 개종자가 캐나다에서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고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란 기독교인들이 미국에서 추방된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미국에서 추방된 이란인 기독교 개종자 아르테미스 가셈자데(Artemis Ghasemzadeh)는 최근 캐나다에서 망명을 인정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란을 탈출한 기독교 개종자인 가셈자데는 2024년 12월 남동생과 함께 미국에 불법 입국한 뒤 샌디에이고에서 구금됐다. 미국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남동생과도 분리됐다.

가셈자데는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한 이란인 기독교인 11명 가운데 한 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해외 재정착 정책에 따라 입국 약 두 달 만에 파나마로 추방됐다.

파나마 정부는 가셈자데를 비롯한 이란인 기독교인들이 2025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도록 했지만, 가셈자데는 미국으로 다시 입국할 가능성이 낮다는 변호사들의 조언에 따라 캐나다 망명을 추진했다.

가셈자데의 미국 추방은 종교 자유 옹호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들 단체는 가셈자데가 망명 신청자에게 통상적으로 제공되는 ‘신뢰할 만한 공포(credible fear)’ 심사를 받지 못했으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기회도 충분히 제공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가셈자데는 국제기독교인권감시기구(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이란에서는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이 징역형이나 사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셈자데의 사례는 미국의 이민정책 변화를 촉구하는 움직임으로도 이어졌다. 야사민 안사리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른바 ‘아르테미스법(Artemis Act)’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미국 국무부가 ‘특별우려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CPC)’으로 지정한 국가에 거주하는 불법 이민자에 대해서는 신속 추방 절차를 적용하지 못하도록 이민·국적법을 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2명이 추가로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으며, 아직 미 하원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란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특히 심각한 침해에 관여하거나 이를 묵인한’ 국가로 평가돼 미국 국무부의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돼 있다. 이란 내 기독교인과 양심수에 대한 처우 역시 최근 이란 전쟁 이후 다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캐나다 부부의 후원으로 새 삶 시작

가셈자데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캐나다의 한 부부가 그의 사연을 접하게 됐다. 이언과 나오미 엘리엇 부부는 가셈자데가 캐나다에서 망명을 신청할 수 있도록 후원자로 나섰다.

그러나 2025년 민간 난민 후원 프로그램의 정원이 이미 소진돼 가셈자데를 캐나다로 데려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부부는 수개월 동안 기도했고, 이후 한 난민 재정착 기관으로부터 자리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았다.

엘리엇 부부는 가셈자데의 남동생이 미국에서 망명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미국인 변호사로부터 필요한 비용 2만5천 달러를 지원받았다.

가셈자데는 캐나다 정부가 망명을 승인한 지 한 달 뒤인 7월 초, 밴쿠버 인근 덴먼 아일랜드에 있는 새로운 보금자리에 도착했다.

가셈자데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도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내가 정말 이곳에 와 있고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이제야 고난이 끝났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셈자데 외에도 미국에 입국한 뒤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이란인 기독교인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인 기독교인 자매인 마한 모타하리와 모잔 모타하리는 지난해 말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구금됐다. 현지 공항에서 출국 관련 단속을 벌이던 미국 국경순찰대가 두 사람이 미국에 불법 체류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다.

2022년 미국에 입국한 뒤 세례를 받은 이들 자매는 올해 초 석방됐다. 담당 판사는 버지니아주 맥린에 있는 세인트 토마스 성공회의 교회 공동체가 이들을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자유로운 상태로 머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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