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신학사상연구소(소장 박정수)가 지난 1일 성결대학교 야립국제회의실에서 ‘한국성결교회의 신학적 정체성과 비전’을 주제로 6월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한국성결교회의 신학적 전통을 재조명하고,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성결운동의 역사적 뿌리와 성결교회의 핵심 신학인 사중복음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으며, 참석자들은 한국성결교회의 신학적 과제와 발전 방향을 함께 논의했다.
박정수 소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세미나는 한국성결교회가 걸어온 신학적 전통을 되돌아보고 오늘의 교회와 다음 세대를 위한 신학적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어 “성결교회는 복음의 능력과 성결한 삶을 강조하며 한국교회 안에서 독자적인 신앙 전통을 형성해 왔다”며 “오늘날에는 전통을 단순히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그 신학적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교회 현실 속에서 살아 있는 비전으로 제시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세미나가 한국성결교회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교단과 한국교회를 위한 신학적 과제를 성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성결의 복음이 목회 현장과 성도들의 삶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다음 세대에도 생명력 있게 계승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피비 팔머의 제단신학, 성결운동과 한국 성결신학에 미친 영향 조명
첫 번째 발표는 ‘성결운동의 어머니 피비 팔머(Phoebe Palmer)의 제단신학’을 주제로 서민수 목사(Ph.D. cand.)가 맡았다.
서 목사는 19세기 미국 성결운동의 핵심 지도자이자 여성 설교자였던 피비 팔머가 존 웨슬리의 성화론을 계승하면서도 독자적인 성결신학을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팔머가 성결을 단순한 점진적 성장의 결과가 아니라 신자가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드리는 ‘온전한 헌신’의 순간 경험할 수 있는 즉각적 은혜로 이해했다”고 했다.
또한 “팔머는 성결을 성령세례와 긴밀하게 연결함으로써 성결운동의 체험성과 역동성을 강화했으며, 이러한 관점은 이후 미국 성결운동의 확산과 신학적 방향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팔머의 제단신학이 단순한 개인 경건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았다”며 “화요성결집회를 중심으로 확산된 팔머의 신학이 전국성결캠프집회와 전국성결총회 운동의 중요한 모델이 됐으며, 성결과 성령세례, 능력의 관계를 강조함으로써 후대 오순절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제단신학은 웨슬리 신학의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웨슬리 전통 안에서 시대적 요청에 따라 새롭게 전개된 독자적 성결신학으로 이해돼야 한다”며, 웨슬리가 점진적 성화와 지속적인 영적 성숙을 강조했다면, 팔머는 성결을 믿음으로 즉각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현재적 은혜로 재구성했으며 성결의 확신과 공개적 간증, 성령세례의 현재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신학적 흐름이 동양선교회를 거쳐 한국 성결교회의 성결론 형성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며 “오늘날 예수교대한성결교회의 성결 이해 속에서도 성결을 현재적 은혜와 성령의 역사, 온전한 헌신의 사건으로 이해하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팔머의 제단신학이 삶과 공동체, 사회적 실천으로 확장되는 윤리적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며 “성결은 단순한 종교적 체험이 아니라 사랑과 헌신, 봉사와 선교의 삶으로 이어져야 하는 현재적 능력으로 이해됐으며, 성령세례와 능력 부여를 중심으로 존재의 변화가 삶의 실천으로 연결되는 통합적 윤리 구조를 형성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팔머의 제단신학이 지나친 즉각성과 체험 중심성, 성령세례 강조로 인해 성화의 점진적 과정이나 지속적인 성숙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늘날 성결신학이 교리적 형식주의나 과거 전통의 반복에 머무를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팔머의 제단신학은 성결이 지금 여기에서 경험되고 고백되며 실천돼야 하는 현재적 은혜임을 다시 환기시켜 준다”며 “성결이 단순한 교리적 선언이나 일회적 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성결한 삶과 윤리적 실천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신학적 성찰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사중복음과 예성신학, 범복음주의 교회를 해석하는 신학적 패러다임 제시
이어 김영택 교수(영암신학사상연구소 부소장)는 ‘범복음주의 교회의 신학 패러다임: 사중복음과 예성신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급진정통주의가 제시한 ‘신학적 세계 해석’의 관점을 수용해 예수교대한성결교회의 사중복음 신학이 단순한 교단 신학을 넘어 범복음주의 교회의 신앙과 실천을 설명하는 신학적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음을 논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급진정통주의가 근대 이후 세속화된 학문 체계를 비판하며 기독교 신학이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궁극적 메타서사라고 주장한 점에 주목했다”며 “사중복음 역시 단순한 교리 체계가 아니라 인간과 교회, 세계와 역사를 해석하는 복음의 구조적 서사”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사중복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중심으로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이라는 네 가지 차원을 통해 복음의 총체성을 설명한다”며 “중생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의미하고, 성결은 인간 존재 전체가 변화되는 거룩의 과정이며, 신유는 하나님 나라의 회복이 현재 속에서 경험되는 표지, 재림은 하나님 나라의 궁극적 완성과 종말론적 희망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복음주의 교회들은 교파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회심 중심 신앙, 십자가 중심의 구원 이해, 성경의 권위, 성령의 역사에 대한 기대, 선교 열정, 재림 신앙이라는 공통된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가 사중복음 안에서 가장 통합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교회의 역사적 경험 역시 이러한 사실을 보여준다”며 “한국 장로교회는 칼빈주의 전통 위에 서 있음에도 실제 목회와 영성의 현장에서는 부흥운동과 회심 중심 신앙, 성령충만, 신유, 재림 신앙 등을 적극 수용해 왔다. 이를 한국교회의 혼합주의가 아니라 세계 복음주의 운동의 역사적 구조와 연결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한국성결교회의 사중복음이 단순한 교단 내부의 신학 유산이 아니라 세계 복음주의 운동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이해돼야 한다”며 “사중복음 신학이 인간 존재의 영적·도덕적·육체적·우주적 차원을 포괄하는 총체적 구원을 설명하며, 한국성결교회는 이를 바탕으로 복음주의적 회심과 성결, 성령충만, 신유, 재림 신앙을 강조하면서도 경건과 영성, 실천적 거룩을 발전시켜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성신학은 단순한 교단적 지역신학이 아니라 세계 복음주의 운동 안에서 중요한 신학적 흐름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사중복음은 세속화와 종교다원주의 시대 속에서 기독교 복음의 통전성을 회복하고 교회의 신학적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는 중요한 신학적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중복음을 중심으로 형성된 예수교대한성결교회의 신학은 특정 교단의 전통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현대 사회 속에서 복음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시대를 변혁하는 해석적 틀로 기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는 발표자들과 참석자들이 함께하는 질의응답 순서로 마무리됐다.
한편, 영암신학사상연구소는 성결대학교 부설 연구기관으로, 성결대학교 설립자인 영암 김응조 박사의 신학과 사상을 체계적으로 연구·계승하기 위해 설립됐다. 연구소는 예수교대한성결교회의 신학적 정체성 확립과 한국교회 복음주의 신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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