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를 위해 만삭 아이를 죽인 자들

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의학의 발달로 임신 22주에 태어난 아이도 살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의학의 발전이 이룬 결과다. 예전에는 살릴 수 없었던 아이를 살리고 있다. 현대의학의 쾌거다. 현대의학이 이룬 수술 중에서도 산부인과에서 시행하는 제왕절개 수술은 많은 산모와 태아를 살린 수술방법이다. 임신중독증에 있는 산모나 태반의 위치가 이상한 경우, 태아의 크기가 크거나 다태아인 경우 이용하는 대단히 유익한 수술이다. 의학의 발달과 의술을 시행하는 의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칼이 외과 의사의 손에 들리면 수술용 칼이 되어 사람을 살리고, 강도에게 칼이 주어지면 사람을 해치고 돈을 빼앗는 흉기가 된다고 한다. 이 말을 무색하게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의술을 사람을 죽이는 일에 이용하는 비윤리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 때문이다.

2026년 3월 4일 서울중앙지법원은 제왕절개 수술 후 태어난 36주 된 만삭 아이를 냉장고에 넣어 죽인 혐의로, 수술을 맡은 병원장과 수술을 집도한 의사에게는 각각 징역 6년과 4년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병원은 500여 명에게 낙태 시술 대가로 총 14억 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 병원에서 낙태를 시행한 산모들은 브로커를 통해 해당 병원을 소개받았다고 한다. 생명을 구하고 지켜야 할 의사가 브로커와 짜고 돈을 벌기 위해 청부살인을 한 것이다. 병원장 윤모씨(81)는 대학병원 교수인 심모씨(62)를 집도의로 불러 함께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고령의 병원장이 수술을 하기 어려우니 대학병원 교수를 불러 수술을 한 것이다. 학생과 전공의를 가르치는 교수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낙태를 돈벌이로 하는 의사들을 제외하고는 의사들은 생명을 죽이는 낙태 수술을 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문제는 이런 죄를 지어 놓고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의료진의 후안무치한 언행과 자신의 범행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관심을 즐긴 산모, 그리고 36주 만삭 아이를 죽여도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만삭 아이까지 죽이자고

2019년 헌법재판소는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1항(자기낙태죄) 및 제270조 1항(동의낙태죄)이 헌법에 불합치하다고 판결했다. 헌법 불합치는 현재의 법이 헌법에 맞지 않지만 대체 입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이 없어지면 혼란이 올 수 있기에 유예기간을 두고 법을 개정하라는 결정이다. 정부와 국회는 2020년 12월 말까지 형법 개정안을 마련해야 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낙태죄에 대한 입법 공백 상태가 발생한 상황에서 만삭으로 태어난 아이를 죽이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작 헌재의 결정에 따라 형법 개정안은 손도 대지 않고 엉뚱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개정하자며 우선순위에 맞지 않는 개정안들을 발의하고 있다.

이들이 발의한 모자보건법에는 산모와 아이의 건강과 생명을 증진 시키자는 내용은 아예 찾아볼 수 없다. 생명 경시 사조에 물든 국회의원들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 주고 있다. 모자보건법 개정안(박주민, 이수진, 손솔 의원 안)에 담긴 내용 중 하나가 만삭 낙태까지 허용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만삭 아이를 죽여도 죄를 묻지 말자는 야만의 시대를 열자는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무지한 법을 발의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만삭 아이를 죽여야 여성의 인권이 보장된다는 궤변이 법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만삭 아이 낙태는 살인(殺人)이다.

엄마의 배가 아이의 무덤이 되게 할 수는 없어

의학의 발달과 함께 의학이 비윤리적으로 이용될 때 인간의 생명이 위협받게 된다. 일부 국가에서 문제가 되는 일명 먹는 낙태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약은 두 가지 성분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태아에게 공급되는 혈관을 막아 태아를 죽이는 작용이고, 다른 하나는 자궁을 강제로 수축시켜 태아를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 마디로 먹는 낙태약은 가장 안전한 엄마의 몸이 아이의 무덤이 되어버리는 비극을 초래한다.

더 감추어진 비극은 먹는 낙태약을 복용한 여성들이 겪는 심한 복통과 출혈, 재수술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다. 약의 부작용에 대한 알권리를 감추고 위험한 약을 안전한 약으로 포장하고 있다. 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낙태약을 구매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논리라면 불법으로 유통되는 마약도 허용해야 하고, 청소년들의 술, 담배 구입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다.

앞서 만삭 낙태를 주장한 모자보건법 개정안 (박주민, 이수진, 손솔 의원 안)에는 먹는 낙태약 허용까지 담고 있다. 만삭 아이를 죽이는 내용도 경악할 내용인데 더 나아가 어머니의 몸을 아이의 무덤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아이를 죽여야만 여성의 건강이 증진되고 행복해진다는 이들의 주장에 동의가 되지 않는다. 이런 법이 바로 악법이다. 생명을 지키고 살리는 법이 아니라 죽이고 내다 버리는 비인륜적이고 비도덕적인 법이다. 엄마의 몸이 아이의 무덤이 되게 할 수는 없다.

사회 경제적 사유는 낙태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회 경제적 사유의 낙태는 국가 정책으로 막을 수 있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신중하지 못한 결정에 많은 아쉬움이 있다.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는 것이 헌법의 가치이고 정부에 요구할 사항이다.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주고 도와주어야 할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 시켜버렸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중요하고 보호받아야 하지만 생명을 죽일 결정권까지 포함된 것은 아니다.

헌재는 사회경제적 사유로 다음과 같은 예시를 들고 있다.

“학업이나 직장생활 등 사회활동에 지장이 있을 것에 대한 우려, 소득이 충분하지 않거나 불안정한 경우, 자녀가 이미 있어서 더 이상의 자녀를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는 경우, 부부가 모두 소득 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느 일방이 양육을 위하여 휴직하기 어려운 경우, 상대 남성과 교제를 지속할 생각이 없거나 결혼 계획이 없는 경우, 상대 남성이 출산을 반대하고 낙태를 종용하거나 명시적으로 육아에 대한 책임을 거부하는 경우, 다른 여성과 혼인 중인 상대 남성과의 사이에 아이를 임신한 경우, 혼인이 사실상 파탄에 이른 상태에서 배우자의 아이를 임신했음을 알게 된 경우, 아이를 임신한 후 상대 남성과 헤어진 경우, 결혼하지 않은 미성년자가 원치 않은 임신을 한 경우 등이다.”

헌재가 열거한 사회경제적 사유가 아이의 생명을 끊을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는 헌재의 결정에 동의하기 어렵다. 사회경제적 사유는 우리가 얼마든지 함께 노력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실제로 출산을 장려하고 격려하는 생명 사랑 운동을 통해 아이의 출산을 돕고 있는 기업이 있어 희망을 주고 있다. 부영그룹은 직원들에게 2021년 이후 출생한 자녀 1명당 1억 원을 지급하고 있다. 누적 지급액은 134억 원을 넘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부영그룹의 출생아 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23명이었지만, 2025년에는 36명으로 늘었다. 이에 부응하여 정부도 장려금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도록 법을 개정했다. 기업과 정부가 합력하여 사회경제적 사유를 해결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례다.

미혼모에 대해서도 이들을 돕는 많은 상담기구와 시설이 있다. 정부에서도 이들에 대해 지원금을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성행위는 생명을 생산하는 것이기에 책임 있고 절제된 성생활을 해야 한다. 남녀 사이에서도 자신의 책임을 아이에게 전가하지 말고 서로의 신뢰를 통해 생명과 가정을 지켜가야 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성숙한 사회는 생명을 존중하고 지켜나간다. 반면 자신의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사회에는 분열과 갈등과 죽음이 기다린다.

생명을 지키는 자에게 맡겨야 한다

SNS와 뉴스를 통해 유기된 애완동물이 병들어 죽어가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까움과 분노가 일어난다. 애완동물을 잔인하게 죽이거나 학대한 사람은 법으로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 자기 보호를 할 수 없는 애완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이 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모자보건법 개정안 (박주민, 이수진, 손솔 의원 안)에는 애완동물 학대와 유기보다 더 악한 내용을 합법화시키는 내용이 담겨있다. 만삭 아이를 낙태시켜도 되고, 약물로 배 안에 있는 아이를 죽여 엄마의 몸을 아이의 무덤으로 만드는 내용이 담겨있다. 인간의 생명을 애완동물의 가치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시키는 부끄러운 일이다.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포기하고 윤리적 민감도를 타락시키는 일이다.

법은 가장 약한 자를 위해 더 강하게 보호막이 되어 주어야 한다. 임신부의 몸속에 있는 태아는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없는 가장 약한 존재다. 가장 약한 존재를 학대하고 죽이는 법은 법정신에 맞지 않는다. 약자를 보호하고 지켜주는 법이 필요하다.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에게 국민의 재산과 건강을 맡길 수 없다.나라가 온통 선거에 빠져들고 있다. 생명을 지키려는 책임감 있는 자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 죽음의 문화를 생명 문화로 바꾸려는 자에게 표를 주어야 한다.팬앤마이크 기고문 2026.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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