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하우스(회장 이동주 교수)는 10일 오전 (사)대한기독교여자 절제회관에서 제13회 바이어하우스 학회 정기 심포지움을 ‘통일선교는 주체사상을 포용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1부 개회설교, 2부 심포지움 순으로 진행됐으며 1부 순서는 이승구 교수(바이어하우스 총무)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익수 목사가 대표기도를 드렸으며 오성종 교수(바이어하우스 부회장)가 ‘구원받는 믿음과 믿음의 삶’(갈라디아서 2:16, 20~21)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어 이동주 교수가 광고안내를 했으며 참석자들의 주기도문을 끝으로 1부 순서가 마무리됐다.
이어진 심포지움은 이동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임헌만 교수(백석대, 한국기독교포럼 전문이사, 선교한국통일협의회실행이사)가 ‘통일선교는 주체사상을 포용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주제 강연을 했다.
임 교수는 “한반도의 통일은 정치나 외교의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깊은 과제를 안고 있다. 남북 분단은 단지 국토가 갈라진 현실이 아니라, 오랜 적대와 불신, 상처가 사람들의 내면에까지 스며든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통일을 말할 때도 단순한 제도 통합이나 체제 변화만이 아니라, 깨어진 관계가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지 함께 물어야 한다. 복음이 죄와 단절을 넘어 화해와 회복을 말한다면, 통일 선교 역시 이 분열의 현실 속에서 반드시 붙들어야 할 사명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선교는 단순히 교회의 활동을 넓히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세상을 회복하시는 일에 참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남북의 화해와 통일은 선택적인 관심사가 아니라, 교회가 외면할 수 없는 책임이 된다. 복음은 개인의 구원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 공동체와 역사 속에 자리한 분열까지도 회복하는 힘을 지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일 선교는 민족적 감정이나 정치적 입장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화해와 평화가 이 땅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드러날 수 있을지를 묻는 일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반드시 마주해야 할 것이 북한의 주체사상이다. 주체사상은 단순한 정치 구호가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틀로 오랫동안 작동해 온 체계다. 인간의 자주성과 창조성을 말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자유와 양심을 수령과 체제에 종속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해 왔다. 그 결과 북한 주민들은 단순히 외부의 억압을 경험한 데 그치지 않고, 자기검열과 두려움, 불신을 내면화한 채 살아오게 되었다. 그래서 북한 선교는 먼저 그들의 삶을 지배해 온 세계관과 상처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필요한 태도는 배척이 아니라 포용이다. 물론 포용은 주체사상을 옳다고 인정하거나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다. 차이를 분명히 알면서도, 그 사상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정죄와 거리두기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상처 입은 존재로 받아들이는 태도다. 복음은 단지 잘못된 생각을 고쳐 주는 논리가 아니라, 오랫동안 두려움과 억압 속에서 살아온 사람에게 자신이 체제의 도구가 아니라 존엄한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알게 하는 힘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통일 선교는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만으로는 부족하고, 치유와 신뢰 회복, 안전한 관계 형성이 함께 가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임 교수는 “결국 복음 통일은 갑작스럽게 무엇인가를 강요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보다, 서로를 향한 적대감이 서서히 사라지고 사람을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자라나야 한다. 북한 주민을 사상적으로 오염된 타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깊은 상처와 두려움 속에 살아온 이웃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통일 선교의 길도 열릴 수 있다. 복음은 미래의 구원만 약속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상처를 회복하고 관계를 새롭게 하며 화해의 가능성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다. 그래서 통일 선교는 결국 진리를 붙들면서도 사람을 품는 일, 바로 그 두 가지를 함께 감당하는 길 위에 서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하충엽 교수(숭실대하교 기독교통일지도자학과)가 ‘종교화 된 주체사상을 바라보는 통일선교의 3가지 관점’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하 교수는 “주체사상은 단순한 정치 이념을 넘어 하나의 세계관이자 삶의 해석 틀로 작동해 왔다. 인간이 모든 것의 중심이라는 사상은 북한 사회 전반에 깊이 스며들었고, 지도자에 대한 절대적 충성과 공동체 중심의 사고를 통해 독특한 가치 체계를 형성했다. 이러한 구조는 개인의 존재 의미와 사회적 관계를 설명하는 방식에서 종교와 유사한 특징을 보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삶을 이해하는 기준이 되어 왔다”고 했다.
그는 “이와 같은 배경 속에서 통일 이후의 선교는 단순히 새로운 신앙을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이미 형성된 세계관을 이해하는 과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오랜 시간 형성된 사고방식과 문화적 경험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상대를 변화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기보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삶의 의미를 이해해 왔는지 깊이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는 선교가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이해와 대화 속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 신학은 전통적으로 다른 종교를 바라보는 세 가지 관점을 제시해 왔다. 하나는 기독교만이 유일한 진리라고 보는 배타주의이고, 또 하나는 다른 신앙 안에도 부분적인 진리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보는 포용주의이며, 마지막은 다양한 종교가 각자의 길을 통해 진리에 이를 수 있다고 보는 다원주의이다. 이러한 관점들은 서로 다른 태도를 보여주지만, 모두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신념 체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속에서 등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미 형성된 사상적 틀을 무조건 부정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인간 이해와 공동체 의식을 어떻게 새롭게 해석할 것인지 고민하는 접근이 중요하게 제기된다.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환경 속에서 형성된 언어와 개념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에, 새로운 메시지 역시 그들이 익숙한 사고 구조와 연결될 때 더 깊이 이해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포용적 접근은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끝으로 하 교수는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사상을 단순히 평가하거나 비교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사람의 내면과 관계, 그리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일이다. 기술이나 이념이 삶의 의미를 대신해 줄 수 없듯이, 인간의 존엄과 관계성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남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이해와 신뢰를 쌓아 갈 때, 변화는 강요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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