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서공회(Bible Society)가 ‘조용한 부흥(Quiet Revival)’ 보고서를 철회한 가운데, 기독교 지도자들과 논평가들 사이에서 실망과 신중론, 그리고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는 영국에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교회 출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아 큰 주목을 받았으나,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2024년 조사에서 핵심 품질관리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영국성서공회는 해당 보고서를 더 이상 영국 종교 지형을 설명하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초기부터 보고서를 비판해온 팀 와이어트는 장문의 블로그 글을 통해 “보고서의 핵심 가설은 모래 위에 세워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책임과 겸손, 그리고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샘 헤일스도 이번 사태를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고 평가하며 초기 회의론자들에 대한 사과 필요성에 동의했다. 다만 그는 “잘못된 데이터가 모든 영적 변화의 징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른 여러 보고서들이 영적 분위기의 변화를 가리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용한 부흥’이라는 표현은 보고서와 함께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작가이자 방송인 저스틴 브라이얼리는 이번 사태를 “중대한 전개이자 매우 예상 밖의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하나의 잘못된 데이터로 신앙 회복 여부 전체가 결론지어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기독교 변증가 앤디 배니스터 역시 초기부터 데이터에 의문을 제기해왔지만, 영국 전역에서 나타나는 신앙 회복의 조짐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복음주의연맹(Evangelical Alliance)의 개빈 칼버는 이번 보고서가 더 큰 흐름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기독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음에 대한 새로운 개방의 시기에 들어선 것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피터 라이너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성경 판매 증가, 학생들의 성경 참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의 신앙 체험 등 다른 지표들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나단 올로예데 목사는 보고서 철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교회가 경험하고 있는 성령의 새로운 움직임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2,500개 이상의 교회가 참여한 전도 프로그램 사례를 언급하며 복음과 성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 철회는 오랜 기간 감소세를 보였던 교회 출석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반등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주목받았던 기존 결론을 뒤집는 결과다. 당초 보고서는 성인의 월간 교회 출석률이 2018년 8%에서 2024년 12%로 상승했으며, 18~24세 남성의 경우 4%에서 20%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은 발표 직후부터 데이비드 로버트슨, 더 처치 마우스, 데이비드 보아스 등으로부터 교단 통계 및 장기 조사 결과와 상충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후 퓨리서치센터도 자발적 참여 방식의 설문조사가 대표성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성서공회는 그동안 보고서를 옹호해왔으나, 유고브가 중복 응답, 해외 응답자, 무성의한 응답 등을 걸러내는 안전장치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입장을 변경했다.
폴 윌리엄스 CEO는 “깊은 실망을 느낀다”고 밝혔으며, 스테판 셰익스피어 CEO는 “전적인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했다.
한편 영국성서공회는 후속 보고서 ‘조용한 부흥 1년 후: 현재 상황은?’을 통해 보다 신중한 해석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는 기존 수치의 신뢰성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영국 사회에서 영적 관심이 변화하고 있는 징후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통적·명목상의 기독교 정체성은 감소하는 반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신앙은 일부 영역에서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Z세대를 중심으로 기도, 성경, 종교적 질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성경 판매와 온라인 종교 콘텐츠 소비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한 성인 세례와 입교 증가, 알파 코스 참여 확대, 일부 복음주의·오순절·침례교·정교회 및 이주민 교회 성장 등도 긍정적 신호로 언급됐다.
다만 영국성서공회는 초기 보고서에서 제시했던 교회 출석률 증가 수치는 더 이상 주장하지 않았다. 대신 영국 사회가 전통적 기독교 국가 정체성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보다 의식적이고 헌신적인 신앙 형태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성서공회는 향후 유고브를 포함한 다양한 기관과 방법론을 활용한 추가 연구를 올해 중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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