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과 함께하는 아프리카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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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아프리카의 신앙 기반 의료기관들이 미국의 해외 원조 정책 변화에 대응해 재정 구조와 운영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케냐와 잠비아의 기독교 의료 네트워크 지도자들은 최근 글로벌 보건 원조 흐름이 바뀌면서 의료기관들이 새로운 재정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냐 기독교보건협회(CHAK)와 잠비아 교회보건협회(CHAZ) 관계자들은 최근 국제 기독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해외 원조 정책 변화가 아프리카 보건 시스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의 정책 변화가 오랫동안 예측돼 왔던 변화, 즉 해외 원조 의존 구조에서 지역 중심의 재정 모델로 전환하는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5년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외 원조를 대폭 축소하는 정책을 승인했다. 이 조치에는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예산 삭감이 포함됐다. USAID는 오랫동안 전 세계 개발과 보건 프로그램을 지원해 온 미국 정부의 핵심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정책 변화 이후 많은 국제 원조 프로그램이 중단되거나 동결됐으며 수천 명의 USAID 직원이 해고됐다. 비판자들은 전 세계 해외 원조 프로젝트 가운데 약 80%가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원조 축소, 아프리카 보건 시스템에 큰 영향

CDI는 2025년 7월 미국 의회가 약 79억 달러 규모의 국제 원조 예산을 삭감하는 ‘2025년 예산 환수법(Rescissions Act)’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 예산 삭감에는 보건 프로그램, 인도적 지원, 개발 프로젝트 등이 포함됐다.

USAID는 그동안 아프리카 보건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HIV/AIDS 치료 프로그램, 말라리아 예방 사업, 산모와 아동 건강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보건 사업이 미국 원조에 크게 의존해 왔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USAID 축소는 질병 통제 분야에서 이루어진 성과를 되돌릴 위험이 있으며 수백만 명의 생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HIV/AIDS 프로그램 지원이 감소할 경우 신규 감염 증가와 사망률 상승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케냐 기독교 의료 네트워크 “원조 의존 구조 재검토 필요”

케냐 기독교보건협회(CHAK)의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인 크리스 웨케사 바라사(Chris Wekesa Barasa) 박사는 이러한 변화가 오래전부터 예측된 흐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HIV 재정 지원과 글로벌 원조의 전환 필요성이 논의돼 왔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를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최근 원조 변화가 현실화되면서 보건기관들이 다시 전략을 점검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라사 박사는 이번 변화가 충격이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프로그램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동시에 의료기관들이 지속가능성과 효율성, 데이터 활용 방식 등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케냐와 잠비아 보건 시스템 차이…재정 구조 영향

CDI는 이번 변화가 각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별 보건 시스템 구조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케냐의 경우 신앙 기반 의료기관이 상당한 규모의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HAK에 따르면 협회 소속 의료기관은 전체 의료시설의 약 11%를 차지하지만 약 40%의 국민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잠비아는 독립 이후 정부와 교회 병원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구조를 유지해 왔다. 잠비아 교회보건협회(CHAZ)의 카렌 시찰리 시칭가(Karen Sichali-Sichinga) 사무총장은 정부가 선교 병원 의료진 급여를 지급하고 필수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중심 보건 모델 확대 움직임

CDI는 케냐에서 최근 지역 중심 보건 프로그램 모델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CHAK는 지방 정부가 자체적으로 보건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카운티 멘토링 모델’을 도입했다.

CHAK는 "이 모델을 네 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한 결과 약 40%의 비용 절감과 50%에 가까운 인력 효율성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며 "이 프로그램은 특정 질병 중심이 아닌 환자의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보건 시스템 “지역 해결책 필요”

잠비아 측은 해외 원조가 정부를 통해서만 전달될 경우 지역 의료기관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찰리 시칭가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보건 시스템이 정부, 민간 의료기관, 신앙 기반 의료기관, 전통 의료 등 다양한 주체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 파트너가 특정 영역만 지원할 경우 중요한 의료 서비스가 사라질 위험이 있다. 또한 아프리카 보건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안정되기 위해서는 지역 기반 연구와 자체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보건 원조 전략 변화…새로운 협력 모델 등장

USAID 중심의 기존 모델 대신 미국 정부는 ‘미국 우선 글로벌 보건 전략(America First Global Health Strategy)’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략은 정부 간 직접 협력 방식(G2G)을 통해 케냐, 잠비아, 우간다 등 국가와 장기 보건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협력 모델은 미국이 장기적인 보건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파트너 국가들이 자체 보건 예산을 확대하는 것을 요구하는 구조다.

케냐와 잠비아 보건 지도자들은 앞으로 해외 원조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디지털 보건 시스템, 데이터 기반 의료 정책, 새로운 재정 모델 구축 등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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