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로마서 2장 17–22절에서 신앙인의 가장 위험한 함정을 드러낸다. 그것은 무지가 아니라 위선이다. 유대인들은 율법을 알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며, 스스로를 어둠 속에 있는 자의 빛이요 어리석은 자의 교사라고 여겼다. 그들은 하나님을 자랑하고 말씀을 가르치는 위치에 있었지만, 정작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신앙의 모순 속에 빠져 있었다. 바울은 바로 이 지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신앙의 지식은 축복이지만, 지식만으로는 의로워질 수 없다. 하나님을 안다고 말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는 멀어질 수 있고, 진리를 가르치면서 진리를 살지 않을 수도 있다. 바울이 문제 삼은 것은 유대인들이 가진 지식이 아니라 그 지식과 삶 사이의 간격이었다. 하나님을 자랑하면서 하나님 앞에 정직하지 못한 모습, 이것이 신앙의 위기다.
바울은 이어 묻는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하느냐.” 이 질문은 모든 신앙인에게 던져지는 질문이다. 신앙의 첫 번째 훈련은 남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예수께서도 “네 눈 속의 들보를 먼저 빼라”고 말씀하셨다. 남의 허물을 쉽게 보면서 자신의 죄에는 둔감한 마음,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바울이 언급한 도둑질과 간음, 우상에 관한 문제는 단지 외적인 범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드리지 않는 삶, 마음이 하나님보다 다른 것에 빼앗기는 삶, 거룩을 말하면서 욕망에 사로잡히는 삶이 모든 것이 하나님 앞에서 드러나는 죄다. 신앙의 언어와 삶의 실제가 분리될 때, 신앙은 껍데기가 된다.
하나님은 외적인 경건보다 내면의 진실을 보신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종교적 형식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이며, 의식이 아니라 진실한 순종이다. 예배와 봉사, 헌신이 자기 의를 세우는 도구가 될 때 신앙은 왜곡된다. 하나님 앞에 서는 사람은 자신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자비를 의지하는 자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진리를 말하면서 그 진리대로 살고 있는가. 하나님을 자랑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하나님 없이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참된 신앙은 남을 가르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는 데서 시작된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삶으로 순종할 때, 우리의 신앙은 말이 아니라 살아 있는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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