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톱을 건너며

​해 지고 저녁별
나를 부르는 소리!
나 바다로 떠나갈 때
모래톱에 슬픈 울음 없기를

​무한한 바다에서 온 것이
다시 제 고향으로 돌아갈 때
소리나 거품이 나기에는 너무나 충만한
잠든 듯 움직이는 조수만이 있기를

​황혼 그리고 저녁 종소리
그 후에는 어둠
내가 배에 오를 때
이별의 슬픔이 없기를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부터
물결이 나를 싣고 멀리 가더라도
나를 인도해 줄 분을 만나게 되기를
나 모래톱을 건넜을 때

산토리니 바다
산토리니 바다 ©조덕영 박사

알프레드 테니슨(Alfred Tennyson, 1809-1892)은 영국 중부 랭카셔의 서머스비 출생.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보수적 아버지의 교육을 받았다. 켐브리지대 트리니티 칼리지에 입학해 詩를 공부하고 <서정시집>을 발표하였으나 부친의 사망으로 대학 중퇴. 1850년 유명한 걸작 <인 메모리엄> 이 출간되었다.

빅토리아 시대 대표 시인 테니슨은 윌리엄 에드워스의 후임으로 계관(桂冠) 시인이 되었다.

'모래톱을 건너며(Crossing the Bar)' 는 테니슨의 대표작 '인 메모리엄'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 이별을 노래하는 대표적 영국 시로, 시인은 자신의 죽음 이후에도 평화와 고요함이 있기를 소망하면서도 애가(哀歌)의 모습을 보인다.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한번 죽은 것은 사람에게 정하신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 9:27). 어찌보면 인간 삶은 결국 공평하고 유사한 여정을 보인다. 그 여정의 끝에는 죽음이라는 보편적 터널이 기다리고 있으며 인간은 예외 없이 그 길로 나아간다.

죽은 친구 핼럼에게 바치는 애가였던 '인 메모리엄'에서 테니슨은 "무어라 해도 나는 믿노니/ 내 슬픔이 가장 클 때 깊이 느끼나니/ 사랑을 하고 사람을 잃는 것은/ 사랑을 아니한 것보다 낫다고' 라고 노래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다가오는 죽음으로 말미암아 인간의 삶에는 역설적 비극미(美)가 있다. 사랑하다 죽어 하나님께로 가자!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시라"(요1 4:8). "하나님의 사랑"(요1 4:9)으로 사랑하다 죽는 것이 복 된 사람이다.

조덕영 박사(신학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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