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조사를 받은 뒤 숨진 양평군청 공무원이 사망 전 특검의 강압적인 수사에 의해 허위 진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평군청 소속 고(故) A씨의 변호를 맡은 박경호 변호사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앞 시민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심야 조사 도중 특검의 압박으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직접 토로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고인은 마지막 진술조서 두 페이지 분량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며 “특검이 다른 사람의 진술을 참고해 조서를 미리 작성해 놓고 ‘예’라는 답변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A씨가 지난 2일 조사를 받을 당시, 특검이 양평군청 박모 과장의 진술을 토대로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이 공흥지구 실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A씨에게 “김선교 군수가 ‘잘 봐줘, 잘 처리해 달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A씨는 결국 “예”라고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후 A씨는 박 변호사를 만나 “그 진술은 특검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한 거짓 답변이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A씨는 “조서에 허위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지만, 두려움 때문에 수정 요청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A씨는 조서에 ‘시행사에서 서류가 오면 그대로 처리하라는 군수의 지시가 있었다’는 문항과 ‘예’라는 답변이 적혀 있었으나,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이는 명백한 조서 조작”이라며 “특검은 김 의원을 겨냥한 결론을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팀 내에 전 양평경찰서장 출신 인사가 팀장으로 차출돼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이미 경기남부경찰청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사안임에도 정치적 목적이 짙은 보복성 수사가 재개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인이 남긴 자필 메모를 공개했다. 메모에는 “특검 조사가 너무 힘들고 지친다”,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 “사실대로 말해도 거짓이라고 한다” 등의 문장이 적혀 있었다. 그는 “고인이 조사를 마친 직후 새벽에 이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의 지인으로부터 메모를 전달받은 뒤 A씨와의 면담을 요청해, 지난 8일 양평군의 한 카페에서 처음 만나 강압수사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법적 대응을 준비하던 중 A씨는 이틀 뒤인 10일 숨진 채 발견됐다.
박 변호사는 지난 13일 특검에 변호인 선임계와 사건기록 등사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조서 열람이 허가되면 고인의 진술과 기록을 대조해 강압수사, 허위공문서 작성, 직권남용 등 혐의로 특검 수사관들을 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에 대한 조사는 이미 확보된 진술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강압이나 회유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추가 진술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압적 분위기에서 수사할 이유가 없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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