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WAP가 사용한 무장 드론의 모습
ISWAP가 사용한 무장 드론의 모습. ©Nigeria Armed Forces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지난 4월 나이지리아 북동부 보르노주에 있는 한 군사기지를 향해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ISWAP)가 무장 드론 4대를 동원해 공격을 시도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CDI는 해당 드론에 수류탄이 탑재돼 있었으며, 이는 ISWAP가 감시나 정찰을 넘어 드론을 무장 공격에 본격적으로 투입한 첫 사례였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활동 중인 극단주의 무장 세력들이 디지털 기술을 전면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경고 신호였다. 특히 나이지리아를 비롯해 차드호수 일대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ISWAP와 이슬람국가 사헬 지부(ISSP)는 소셜미디어, 인공지능(AI), 암호화폐 등 다양한 기술을 작전 수행과 선전 활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전쟁터이자 모집 창구

CDI는 소셜미디어가 이들 테러조직에게 있어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이념 전파와 신규 대원 모집의 핵심 통로라고 밝혔다. 텔레그램과 틱톡은 검열이 느슨하다는 이유로 특히 선호되며, ISWAP는 텔레그램과 왓츠앱을 통해 선전 자료를 공유하고, 작전 정보를 교환하며, 내부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

CDI는 이들의 미디어 팀이 ISWAP를 전투에 능한 '성공적인 지하디스트 조직'으로 묘사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한다며 전장에서 벌어진 공격 장면을 불과 몇 시간 안에 영상으로 만들어 확산시키는 한편, 이동형 인터넷 장비를 장착한 전용 차량을 활용해 현장에서 실시간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이모티콘이나 은어, 암호화된 표현을 사용해 공개 플랫폼에서도 의사소통을 지속한다. 나이지리아 급진주의 전문 매체 'HumAngle'의 알리유 다히루 기자는 "이러한 상징과 표현을 이해하려면 고도의 문맥 분석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표준 아랍어가 아닌 방언이 대부분이라 자동 검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플랫폼의 검열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꾸준히 새 계정을 생성해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 틱톡에서는 계정명을 약간씩 바꾸거나 일시적으로 비공개로 전환하고, 민감한 영상의 댓글 기능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금지된 해시태그 철자를 변형해 우회하는 기법도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인공지능: 선전과 조작의 새로운 무기

CDI는 최근 이슬람국가(IS)를 포함한 테러조직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방식의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국제사회에 또 다른 충격을 안기고 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는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영상 등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어, 선전 자료 제작과 여론 조작에 이상적인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24년 3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테러 이후, IS 지지자들은 AI로 제작한 뉴스 형식의 가짜 영상 콘텐츠를 다수 유포했다. 이 영상에는 실제 뉴스 앵커처럼 보이는 AI 캐릭터가 등장해 IS의 공식 통신사인 아마크의 선전문을 낭독했다. 중동과 아프리카 내 IS 작전을 다룬 다른 AI 영상도 동시에 제작되어 IS 지지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콘텐츠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검열 시스템을 우회하기 위해 CNN이나 알자지라 등과 유사한 디자인을 활용해 '독립 뉴스 매체'처럼 위장되었다. 관련 선전가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AI 도구, 번역기, 콘텐츠 제작 가이드 등을 공유하며 AI 선전의 확산을 장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IS가 AI를 단순한 선전을 넘어 해킹, 자율무기 시스템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암호화폐와 하왈라: 추적 어려운 테러 자금망

CDI는 테러조직의 기술 활용이 자금 조달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밝혔다. ISWAP와 ISSP는 납치, 갈취, 자카트 명목의 세금 징수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이를 암호화폐와 하왈라 네트워크를 통해 유통하고 있다.

특히 모네로(Monero)와 같은 익명성이 강화된 암호화폐는 거래 추적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 테러자금 세탁에 유리하다. 나이지리아는 인도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암호화폐 사용자 비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자금 흐름 추적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하왈라는 은행 시스템을 우회해 자금을 송금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IS 계열 조직 간 국경 간 자금 이동을 손쉽게 가능케 한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2021년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했으나, 2024년 해당 조치를 해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거래는 여전히 비공식 경로로 이뤄지고 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말릭 새뮤얼 연구원은 "테러 자금 조달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선 지역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ISWAP와 협력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적극 알리며, 주민들에게 대체 생계를 제공해 테러조직과의 유착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술 감시와 국제 공조의 시급성

CDI는 테러조직의 기술 남용을 막기 위해선 각국 정부, 기술 기업, 시민사회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인공지능 감지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보다 정교한 콘텐츠 검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고 특히 방언이나 상징적 표현을 이해하는 로컬 기반 검열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CDI는 소셜미디어 기업은 투명한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알고리즘 기반 선전물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선전이 더욱 정교해질수록, 이에 대응하는 기술적·인적 인프라 역시 고도화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ISWAP의 기술 접근을 차단하고, 자금 공급선과 물자 유통망을 교란하며, 협력 경로를 사전에 봉쇄하는 다층적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테러 대응을 넘어, 국제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기반 안보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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