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복음주의연맹(WEA) 서울총회를 추진해 온 핵심인물인 굿윌 샤나 WEA 국제이사회 의장이 “신사도운동에 몸담아온 이단이자 종교다원주의 또는 종교혼합주의”라는 신학적 평가가 나와 교계에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그의 ‘신사도 운동’ 관련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바 있지만, 현지 방문을 통해 다른 구체적인 사실까지 추가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충격파가 크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 17일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WEA 서울총회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리카 짐바브웨 출신의 샤나 의장에게 제기된 각종 신학적 의혹이 사실이었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는 광신대 김호욱 교수와 한기총 사무총장 김정환 목사가 최근 직접 짐바브웨를 방문해 수집한 것들로 샤나 의장의 현지 활동상과 관련 자료, 증언을 청취한 내용을 신학적 분석과 정리를 거쳐 내놓은 것들이다.
한기총은 자료를 공개하기에 앞서 짐바브웨 현지에 가서 조사 활동을 벌이게 된 배경부터 밝혔다. 최근 사랑의교회 내 일부 장로들의 문제 제기로 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그 이후 한기총이 예장 합동총회 내 ‘2025WEA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와 함께 샤나 의장에 제기된 여러 신학적 의혹에 대해 공동 조사에 착수했다는 거다. 그 과정에서 사실 확인차 짐바브웨 현지에 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호욱 교수 등이 현지에서 확인한 샤나 의장의 이력은 다음과 같다. 짐바브웨 하라레에 본부를 둔 ‘생명의 말씀 국제사역’(WOLIM)의 설립자이자 담임목사로 현재 5개국에 35개 지교회를 두고 있고, 교인만 1만5천 명 이상을 헤아린다. 수상한 점은 그가 WOLIM 교회를 개척한 후부터 스스로를 ‘사도’로 불렀다는 거다. 김 교수는 그가 ‘사도’로 불릴 뿐 아니라 담임목사, 성직자, 주교의 칭호를 병용하고 있는 점에서 피터 와그너의 ‘신사도운동’(New Apostolic Reformation, NAR)의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사도’라는 용어가 짐바브웨 현지 교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호칭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김 교수는 “전혀 아니”라고 했다. “샤나가 소속된 짐바브웨복음주의협회(EFZ)가 ‘신사도운동’을 실제로 하고 있고, 여기에 소속된 가장 큰 단체인 자오자(ZAOGA)의 신학을 보면 ‘신사도운동’이 분명하다”는 거다. 굿윌 샤나가 짐바브웨 ‘신사도운동’의 수장이라는 움직일 수 없는 증거라고도 했다.
그런데 샤나의 신학 관련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는 거다. 오래전부터 제기된 ‘신사도운동’ 경향만이 아니라 종교다원주의 및 종교 혼합·포용주의 신학을 견지하고 있는 점이다.
김 교수는 그 근거로 샤나가 짐바브웨기독교교단대표회의(ZHOCD)의 의장을 역임한 사실을 들었다. ZHOCD는 짐바브웨복음주의협회(EFZ), 짐바브웨 가톨릭주교회의(ZCBC), 짐바브웨 교회협의회(ZCC), 짐바브웨 시온 및 사도교회 발전연합회(UDACIZA)의 연합체다. 그 안에 가톨릭 단체뿐만 아니라 계시와 예언, 조상 숭배, 마법 등의 아프리카 전통 종교 요소를 혼합한 혼합종교의 형태를 띤 단체까지 들어있는 점에서 복음주의 연합체라 볼 수 없다.
김 교수는 이런 증거 자료를 토대로 굿윌 샤나가 ‘신사도운동’을 하는 이단인 동시에 ‘독립사도교회’(Apostolic)와 조직적, 제도적으로 협력함으로써 또 다른 이단과 동행해 온 인물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사도운동 요소와 종교다원주의적 태도, 이단과의 연합을 통해 성경적 복음주의와는 본질적으로 상충하는 신학적 정체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며 결코 복음주의 정통교회를 대표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게 김 교수가 샤나에게 내린 최종 결론이다.
이날 공개된 각종 자료와 증언에 비춰볼 때 굿윌 샤나라는 인물은 성경적 복음주의 목회자라 할 수 없고 신학자는 더더욱 아니다. 명예박사 학위 외에 정규 신학교육 이수 경력조차 전무한 그가 어떻게 신학자란 이름으로 세계 복음주의 교회를 대표하는 WEA의 의장이 되고, 현재 공석인 사무총장직까지 수행하는 위치에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건 현재 WEA 내부 조직과 운영에 심각한 중병이 퍼져 있음을 뜻한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선 정규 신학교육 없이도 교회를 개척하거나, 스스로 사도로 칭하며 주교, 목사 등의 직함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면 이런 이단 관련 무자격자에게 한국교회가 마구 휘둘려도 상관이 없다는 말인가.
굿윌 샤나가 WEA 국제이사회 의장 신분으로 공석인 사무총장까지 대행하며 절대 권한을 행사해 온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을 수시로 드나들며 WEA 회원이 아닌 특정 대형교회와 모의해 서울총회 유치를 발표한 것도 따지고 보면 무자격자에게 비상식적인 권한을 부여한 WEA 내부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자에게 놀아나는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세계 교회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비약적인 부흥 성장을 이뤘고 세계교회로부터 놀라움과 부러움에 대상이 된 건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한국교회, 특히 초대형교회의 풍부한 재정과 동원 능력을 호시탐탐 노리는 ‘꾼’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WEA 총회가 한국 서울에서 개최되는 건 복음주의 관점에서 분명 기념비적인 일이다. 그런데 총회를 앞두고 복음주의 진영의 교회들과 교단, 신학자들이 나서 참여를 독려하기는커녕 반대하고 만류하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13년 WCC 부산 총회를 앞두고 벌어진 갈등의 재탕이다.
WCC 부산 총회가 한국교회에 남긴 유산은 극심한 갈등과 반목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 사이에 골이 더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WEA 서울총회를 놓고 복음주의 사이에 이런 골이 나타나고 있어 걱정스럽다. 이미 드러난 문제점만이라도 고치려는 노력 없이 그냥 ‘한탕주의’로 끝내려 한다면 당장 9월 예장 합동총회서부터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다. 한국교회 보수에 사활이 걸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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