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숙 목사
박현숙 목사

이스라엘 민족을 애굽의 노예생활로부터 해방시키는 지도자로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았던 모세는, 그들을 무사히 출애굽시키는 마지막 단계인 홍해를 건너기 전, 그들을 맹렬히 추격하는 바로의 군대를 보고 두려움에 부르짖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굳세고 조용한 마음자세를 가질 것을 명하고 하나님께서 친히 싸우시며 이루시는 구원을 보리라 예언하였다(출14:13).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13~14)

하나님께선 모두가 어둠 가운데서 상대 진영간 정보가 두절되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 침묵의 시간 속에서 그 분의 초자연적인 방법으로 홍해물을 가르심으로써 상황을 역전시키셨다(21).

고된 광야 생활 후 마침내 가나안 땅에 이르러 여호수아 사후, 약 3세기 동안 하나님이 세우신 사사들의 치리를 받던 이스라엘 백성은 암몬 왕 나하스의 침략을 계기로 사무엘에게 왕의 제도를 요구하였다. 그때 사울을 왕으로 세우게 된 사무엘은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였다.

“너희가 만일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를 섬기며 그의 목소리를 듣고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지 아니하며 또 너희와 너희를 다스리는 왕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따르면 좋겠지마는…

너희가 만일 여호와의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고 여호와의 명령을 거역하면 여호와의 손이 너희의 조상들을 치신 것 같이 너희를 치실 것이라

너희는 이제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너희 목전에 행하시는 이 큰 일을 보라”(삼상 12:14~16)

이스라엘 백성과 왕-한국의 국민과 차기 대통령-이 양자가 여호와 하나님을 따르면 좋겠지마는 … 이 말씀의 뉘앙스가 우리나라의 현 비상 정국에 사뭇 가슴을 저리게 한다…

모세 때와 반대로 이번엔,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 우상숭배의 죄에 더해, 하나님 대신 인간 정치권력의 정점인 왕의 제도를 구한 죄를 징계하시고 심판하시는 초자연적 표적으로써 기상 이변을 보이셨다.

홍해 앞에서의 ‘잠잠함’이 ‘담대하고 굳센 믿음’의 요청이라면, 왕정 앞에서의 ‘잠잠함’은 ‘두려움 안에서 통렬한 회개’의 요청이리라.

“그러자 사무엘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고 백성들을 안심시키며 다시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는 그런 악한 짓을 하였으나 이제는 여호와를 떠나지 말고 그분을 진심으로 섬기십시오.

여러분은 거짓 신들을 좇아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무익하므로 여러분을 도와 줄 수도 없고 구원할 수도 없습니다.

여호와께서는 여러분을 자기 백성으로 삼으신 것을 기뻐하시기 때문에 그분의 위대하신 이름을 생각해서도 여러분을 버리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는 일을 중단함으로 여호와께 범죄하지 않을 것이며 계속 선하고 옳은 것을 여러분에게 가르칠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호와를 두려워하고 마음을 다하여 진심으로 그분을 섬기십시오. 그리고 그분이 여러분을 위해 행하신 그 모든 놀라운 일들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계속 죄를 범하면 여러분과 여러분의 왕이 다 멸망할 것입니다.’”(20~25)

우리에겐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보이는 정치가를 향해 더 관심과 소망과 열정을 쏟는 일이 곧잘 일어나곤 한다. 그러나 크리스찬으로서 우리는 아무리 그럴듯해 보이는 세상의 제도나 치리자라도 그(것)들에 대해 지나친 소망을 품거나 환상을 가지고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의 관심은 제도나 제도의 리더 이전에 제도를 이루는 구성원들의 ‘집단적 지성’을 표방한 그들의 사고의 내용과 그 흐름의 방향성, 오류나 편향적 정보, 도덕적 해이와 전체주의적 부작용등의 인본주의적 적폐와 위태로운 전조에 경종을 울리는 일에, 또 이것들을 성경적 가치관에 맞춰 끊임없이 수정해 나가는 발분의 노력과 함께 정치가 이전에 한 연약한 개인으로서의 영혼에 대해 깊은 연민을 품고 그가 선하고 신령한 말씀의 지혜를 구비하도록 끊임없이 기도하는 일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이름 값도 변변히 못하는 연약한 우리 인간들의 페르조나와 달리 우리가 온전히 소망을 품고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은, 우리와의 관계에서 도장같이 마음에 품고 팔에 새기듯 죽음보다 강한 사랑의 관계를 맺기 원하시며(아 8:6), 자신의 ‘위대한 이름’을 걸고 우리와 맺은 ‘언약’을 반드시 지키시는 우리의 주,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시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영혼의 구원이 가정/일가의 구원과 이웃과 사회의 구원과 대한민국의 구원으로 확대되길 진심으로 소망하며 기도한다.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나오는도다”(시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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