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 홍준표(왼쪽) 후보가 토론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5일 오후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 홍준표(왼쪽) 후보가 토론에 임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일대일 맞수 토론에서 3시간 동안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이번 토론은 정책보다 인신공격에 가까운 발언들이 오가며, 계엄 책임론부터 당원 게시판 논란, 배신 논란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홍준표 의원은 토론 초반부터 한동훈 후보를 향해 계엄과 탄핵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당대표였다면 계엄과 탄핵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 후보는 사사건건 시비를 걸며 대통령의 인내심을 시험한 당대표였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와 국회 본회의장에서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계엄 사태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며 국민께 사과드린다"면서도, "저와 18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을 저지한 것은 사실"이라며 자신이 중심 역할을 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와의 악수 장면은 조작된 맥락이라며, 당시 이 대표는 1시간 늦게 국회에 들어왔고, 악수는 본인이 원한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동훈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불거진 '배신자' 지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홍 후보야말로 '코박홍'이라 불릴 정도로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던 인물"이라며, "그런 태도로 대통령을 편들며 내부를 이간질한 이들이 지금의 혼란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에 홍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한 후보를 후계자로 삼으려 했다는 말을 내게 직접 했다"고 반박하면서도, "의리와 배신을 비교할 때 당신은 배신의 상징"이라고 맞섰다.

토론 중반에는 당원 게시판 논란이 제기됐다. 홍 후보는 한 후보의 가족이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게시글을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지도자의 품성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익명 게시판 글을 가족이 썼는지 확인할 이유가 없다"며,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전히 성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문제"라고 맞받았다.

이어 한 후보는 홍 후보와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연관 의혹을 언급하며, 과거 홍 후보가 명 씨와의 관계를 부정하다가 관련 사진이 공개되자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이에 대해 "경남지사 시절 수많은 행사에 참여했으며, 사회자가 누구였는지 기억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한 후보가 지목한 미래연으로부터의 여론조사 자료 수령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 없다"고 일축했다.

한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허위사실 유포 사례를 들어 홍 후보에게 경고성 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에 대해 "자기 돈으로 설문을 맡긴 것이지 대신 내준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한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전 장관,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 등을 언급하며 홍 후보가 과거 이러한 사안에 대해 강하게 대응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홍 후보는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이 중요하다"며, "작은 일로 기소하는 정치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토론 말미에는 서로의 정치적 실패 책임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홍 후보는 한 후보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총선을 여권 참패의 전환점으로 지적했고, 한 후보는 홍 후보를 가리켜 "보수진영의 패배 상징"이라고 반격했다.

다만 두 후보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협의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윤 전 대통령의 제명이나 탈당 여부는 "본인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 후보는 당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끝까지 가족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의심을 키운다"고 주장했고, 한 후보는 "답변을 회피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동훈 #홍준표 #맞수토론 #경선토론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