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소재 양재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틸리케의 결혼 및 성윤리’라는 주제로 제110회 월례학술포럼을 개최했다.
먼저,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는 “독일 루터교 신학자 틸리케(Helmut Thielicke, 1908-1986)는 1968년에 일어난 프랑스 성혁명과 1970년대 광란한 독일 학생운동의 시기를 겪으면서 시대가 당면한 성윤리 이슈에 관하여 종교개혁신학에 기초한 윤리적 처방을 제시했다”며 “틸리케의 윤리는 인간이 당면한 갈등을 유발시키는 한계상황 속에서 어떠한 윤리적 결단을 해야 하는가에 처방을 내리는 한계상황의 윤리다. 그는 사회적 갈등을 매듭짓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절충해야하는 타협(절충)의 윤리를 제창했다”고 했다.
아울러 “틸리케의 상호존중의 성윤리는 이른바 급진적 성혁명이나 성개방을 막아서는 중요한 윤리적 규범을 제시한다”며 “틸리케는 동성애가 창조질서의 실제적인 왜곡이라고 규정한다. 동성애는 성경적으로 용납될 수 없으며, 동시에 동성애자에 대해선 목회상담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진 발표회 순서에선 ▲안계정 박사(기독교학술원 연구원)가 ‘헬무트 틸리케의 성윤리학, 그 원리와 적용’ ▲홍순원 교수(협성대 대학원장)가 ‘헬무트 틸리케의 성윤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 틸리케의 성윤리, 한국교회와 사회에 주는 함의 세 가지
안계정 박사는 “헬무트 틸리케는 역사신학에서 출발해 윤리학·교의학·종교철학을 집대성한 20세기에 가장 방대한 신학적 저술을 남긴 신학자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안 박사는 “틸리케의 성윤리가 지금 우리 한국교회와 사회에 주는 함의는 무엇인가”라며 “먼저, 성에 대한 유물론적 생물학과 이원론의 극단을 극복해서 성경적 성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유물론적 생물학은 인간의 성이 동물의 성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본다. 윤리라는 것은 진화과정에서 사회유지를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서 성에 대한 윤리나 책임은 무의미하다. 그래서 성적 타락과 방종 각종 성범죄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반면에 이원론은 정신은 고상하고 육체는 죄악이라고 가르친다. 여기서 성은 악마의 도구일 뿐”이라며 “그러나 틸리케의 성윤리는 이러한 양 극단을 극복하면서 성은 리비도라는 충동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이 아가페라는 인격 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둘째로 이러한 상호존중의 성윤리는 이른바 급진적 성혁명이나 성개방을 막아서는 중요한 윤리적 규범을 제시한다. 특히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포르노 혹은 매춘 같은 성범죄가 만연해지고 있다”며 “그러나 성은 상대에 대한 비인격적 착취가 아니라 배우자와의 인격적인 결합”이라고 했다.
아울러 “셋째로 틸리케의 성윤리는 동성애 문제에 대한 대처의 원칙을 제시한다”며 “틸리케는 동성애가 창조질서의 실제적인 왜곡이라고 규정한다. 동성애는 성경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동시에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목회상담이 필요하다. 이들이 왜곡된 성향에서 벗어나 바른 관계로 돌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도움을 줘야 한다”고 했다.
◆ 남성과 여성, 서로에게서 자신의 정체성 발견하는 존재
이어서 발제한 홍순원 교수는 “틸리케에 따르면 인간의 성은 생식을 위한 독립적 기능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존재 방식이며 삶의 기능”이라며 “그에게 성윤리는 성을 탐구하는 존재론적인 작업이 아니라 우리가 성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방식과 그 안에서 구성된 성담론에 대한 인식론적 반성이다. 왜냐하면 성은 단지 생물학적인 개념이 아니라 역사성과 사회성을 띠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생리학적으로 호르몬의 분포를 보면 남성 안에 여성이 존재하고 여성 안에 남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남녀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음을 드러낸다”며 “그러므로 남녀의 성별은 상대를 배제함을 통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을 통해서 자신을 정체성을 완성한다”고 했다.
이어 “남녀의 성별은 음양의 원리처럼 대립이 아니라 상생의 관계”라며 “따라서 성 담론은 차이와 차별을 전제하는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동일성과 융합을 이루는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녀 간의 서로 다름은 동료 인간성이라는 통전적 개념을 통해서 소통되고 융합될 수 있으며 갈등과 대립은 일방적인 종속과 지배가 아니라 인간성 회복을 지향해야 한다”며 “창조신학의 성 이해는 인간의 성 의식과 성정체성이 자신이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규정됨을 강조하면서 양성평등의 사회 윤리적 방향을 제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성과 여성은 서로 구별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에게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존재”라며 “남성과 여성은 동등한 성 공동체의 구성원이며, ‘동료 인간성’을 이루는 주체이다. 남성과 여성은 상호의존적이며 상대방을 향할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을 향하게 된다”고 했다.
홍 교수는 “틸리케는 남자와 여자를 두 종류의 인간이 아니라 한 인간을 구성하는 양극성이며, 여자가 창조되면서 비로소 한 인간의 창조가 완성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위한 조력자이며 동반자이다. 인간의 성은 상호의존적이며 서로를 억압의 대상으로 이해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억압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틸리케가 제시하는 남자와 여자의 본질적 관계는 양성평등을 넘어서 아가페를 통하여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의미에서 틸리케의 성윤리는 우리 사회의 이분법적, 대립적 성 이해를 극복하고 배려와 관용의 성 이해와 성 담론을 위한 사회 윤리적 기초를 제시하고, 성차별을 통한 사회적 분열을 사회적 합의로 이끄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발표회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에서는 주도홍 교수(前 백석대 부총장)가 ‘20세기 독일교회 부흥의 주역 틸리케’(눅 24: 30~35)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주도홍 교수는 “독일의 신학자 헬무트 틸리케는 1960년대 자유신학이 독일에서 주류를 이룰 때 독일교회 강단을 일깨우려 교수로서 친히 설교강단에 뛰어들었던 교회 부흥의 주역으로 활동한 인물”이라며 “틸리케는 투병 중에 하나님의 뜻을 깨달았다. 그의 고통 체험은 신앙과 신학을 새로운 경지로 이끌었다”고 했다.
주 교수는 “틸리케에게 신학의 출발지는 의심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고 새로워진 새 창조물로 변화된 그 벅찬 현장이어야 한다. 불타는 마음이어야 한다. 이 일은 성령의 역사로만 가능하다”며 “믿음은 말씀과 성령에 의해 일어나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소망하는 모습으로 구체화 되고, 믿음의 확신, 기도의 능력, 은사 분별 안에서 더 크게 성숙한다. 틸리케가 강조한 불타는 마음이 신학의 출발지로서 온전한 성령의 역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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