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청년에게
도서 「나의 청년에게」

“이것이 마지막입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삶의 시작입니다.” 1945년 4월 9일 39세의 디트리히 본회퍼가 교수대에 오르며 남긴 마지막 말이다. 이 말처럼 본회퍼의 죽음은 삶의 시작이었다. 그의 삶과 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완전히 폐허가 되어 버린 독일 사회와 교회를 새롭게 일깨우고 그 땅에 다시 의의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일구었다.

이 책의 역자는 어두운 밤에 빛을 비추는 듯한 본회퍼의 문장이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도 가닿기를 바라며 그의 여러 저작에서 글을 발췌해 엮었다. 무엇보다도 본회퍼의 글을 통해 역자는 청년들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진정한 존재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참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지 배우게 되길 소망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당신은 철갑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죽음과 악마의 진을 뚫고 밝게 빛나는 산성을 향해 어두운 골짜기를 말을 타고 돌진하는 굳센 표정의 기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삶과 순결을 위해 흑암 속에 역사하는 악한 세력에 맞서 당당하게 싸우길 바란다. 한 사람으로 온전해지기를 원한다면 우선 어린아이로서 온전해야 하며, 또 청년으로서 온전해야 한다. 당신의 존재 그대로 모든 것이 되고 전인격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당신이 행하는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청소년기는 어린 조각가와 같다고 하겠다. 그는 자기 내면에 품은 인간의 상, 마음의 상을 빚어가는 일을 이제 막 시작한 조각가이다. 그는 원석을 자르고 다듬어서 자기 모습을 형성해 나간다. 그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눈앞에 그려보며 자기 자신을 다듬어 나간다. 사람은 저마다 하나의 상이 있다. 비록 아플지라도 끝을 집어 들고 원석을 깎아 내고 다듬는 작업을 하길 바란다. 청소년기는 온 힘을 다해 벌겋게 달아오른 쇠를 단련하는 어린 대장장이와 같다고 하겠다. 마음은 여전히 가르침을 받기에 적합하고 뜨겁게 불타오르며 연하고 부드럽다.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지 말길 바란다. 어쩌면 내일은 이미 너무 늦을지도 모른다. 뜨겁게 달궈져 있을 때 쇠를 단련하길 바란다. 당신 자신에 맞서 강한 청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10년은 각 사람의 삶에서 긴 시간이다. 시간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자산 가운데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가장 소중한 보화이기에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아보는 순간 우리는 몹시 초조해진다. 우리가 사람으로서 살며 경험하고 배우며 창조하고 즐기며 괴로워하지 않은 시간은 잃어버린 시간일 것이다. 잃어버린 시간이란 채워지지 않은 텅 빈 시간이다. 그러나 지난 몇 해는 확실히 그렇지 않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을 잃고 말았지만, 시간은 잃어버리지 않았다. 우리가 획득한 인식이나 경험은 나중에 가서야 깨달아지곤 하는데 그것은 다만 본래의 것, 살아온 삶의 추상들이다. 망각의 능력이 은혜인 것처럼 이미 얻은 교훈을 되새기며 기억하는 것은 책임 있는 삶에 속해 있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일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길이다. 모든 일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감옥에 갇힌 사람이 받는 가장 끔찍한 처벌이 아무 일도 못 하게 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는가? 인생의 혹독한 시간을 지나는 동안 일은 위안을 주며 평정을 찾도록 도와준다. 일은 침몰의 위험 속에서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 준다. 일하는 것을 배우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불행한지 당신에게 가르쳐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길 바란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는 혹독하고 타인에게는 부드러워지길 바란다. 동시에 예수님을 생각하길 바란다. 진리는 하나님의 것이다. 하나님은 진리를 사랑하신다. 비진리를 말하면 하나님을 대적하게 된다. 분명하면서도 참되길 바란다. 비진리에 맞서 싸우기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대다수의 살마들이 비진리에 지고 만다.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나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승리를 쟁취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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