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시대 세계관
이춘성 목사. © 교회를위한신학포럼:서울 유튜브 채널

이춘성 목사(분당우리교회 협동목사,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사무국장)가 17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그리스도인에게 권리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목사는 “지난 3월 4일, 프랑스 의회는 여성의 낙태권을 헌법에 담는 헌법 수정안을 의결하였다. 프랑스 국민의 85퍼센트가 이를 찬성하였고, 우파의 지도자조차도 반대하지 않았다”며 “낙태권을 명시한 수정 헌법의 전문은 간단하다.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률로 정한다’(프랑스 헌법 34조). 이는 낙태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비록 그 조건을 하위 법률로 정한다고 하지만, 이는 낙태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는 범위에서만 가능한, 명실상부한 낙태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프랑스가 낙태를 권리로 정하게 된 것은 현대인의 권리에 대한 강박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며 “그 이유는 현대인이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보장받고자 하는 극도의 개인주의의 지배 아래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전체주의의 지배 아래에서 개인의 철저한 파멸이라는 양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서양 사람들에게는 개인의 권리는 일종의 국가와 사회의 폭력에서 자신을 지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회를 보호하는 윤리적 가치로 승화되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개인주의의 시작이 아무리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개인주의는 일종의 개인과 개인, 권리와 권리의 투쟁이 되어 버렸다”며 “그 중간 지대로, 대화와 타협, 보류 등과 같은 어색한 영역과 지루한 시간을 남겨두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자신이 손해 볼 것이고, 현대인에게 손해란 자신이 부정당하는 살인(인격 살인)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렇듯 권리 충돌의 시대를 살고 있다. 대화보다는 권리로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영역 표시의 동물적인 세상이 되어 가는 것”이라며 “권리는 확대되고 있지만, 권리의 의미와 명예는 그 어느 때보다 가볍다”고 했다.

이어 “프랑스 의회의 낙태권 수정 헌법 통과를 반대한 프랑스 상원 의장인 제라르 라르셰는 프랑스의 헌법이 ‘사회권의 카탈로그’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며 “헌법은 개인의 권리를 전시하고 항목을 선전하는 카탈로그라는 것이다. 이렇듯 권리의 전시장이 되어 버린 현대 사회 속에서 기독교는 어떤 권리를 주장해야 할까? 그리고 우리가 주장하는 권리는 과연 세상에 복음을 변증할 수 있을까”라고 했다.

김 목사는 “여전히 나는 나의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할 때가 많다. 권리의 전쟁터에 참전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땅을 얻고 싶다”며 “그러나 이렇게 얻은 권리가 그리스도의 나라를 조금이라도 더 넓힐 수 있다고 확신하는지 누군가 묻는다면, 난 할 말이 없다. 권리를 주장하는 것으로는 사람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예수님이 보여주신 성육신의 원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권리를 포기하고, 누군가의 권리 아래 폭력에 희생당할 때, 그래서 권리를 주장하는 것으로는 결코 구원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만드는 것, 이것이 예수님의 보여주신 복음의 역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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