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구 박사
정성구 박사 ©기독일보 DB
요즘 책이나 글에서 <바보야!>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바보란, 지능이 부족해서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즉 어리석고 멍청한 사람에게 욕하거나 비난할 때 쓰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유행하게 된 것은,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빌 클린턴 후보 진영이 내세운 선거 캠페인 구호 중에 하나로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It’s the economy, stupid>라는 말로 큰 재미를 보았고 민심을 얻어 마침내 그는 대통령이 되었다. 여기서 <바보>는 누굴 가리키느냐는 해석하기 나름이다. 유권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는 말일 것이다. 이런 공약 저런 공약을 말하지만, 서민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것은 경제가 활성화되어 기업이 살아나고 일자리가 많아져서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것이 급선무라는 뜻이다.

30년도 넘는 미국의 선거 캠페인이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의 형편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들이나 참모들이나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서로 간 얽히고설킨 문제가 한두 가지 아니고, 선거에 이기는 방법만을 연구하다 보니 오히려 경제는 뒷전에 밀려난 듯하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캠페인과 유사한 문구도 여럿 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한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긴 해도 함께 생각해 볼 일이다.

첫째 <바보야! 문제는 교육이야!>라는 말도 있다. 조전혁 님의 책은 자신이 평소 가지고 있던 교육에 대한 생각들을 적은 책이라고 한다. 거기는 <헬리콥터 맘의 최후>, <학생인권조례 유감> 등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다루면서 이것을 고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교육이 바로 되어야 나라가 산다는 것이다. 거대한 사교육 시장이 가정과 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기에 <사교육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이 나라의 가장 급선무라는 것이다.

둘째, <바보야! 문제는 현실이야!>도 있다. 어떤 분은 오늘의 문제는 철저히 <현실의 정치>라고 했다. 정치가 역주행하고 있는데도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것은 하나의 이상에 머물 수밖에 없다. 현실이라는 것은 오늘의 상황을 말할 수 있는데, 현실을 뛰어넘어 더 밝은 미래로 가자는 말은 다소 막연한 데가 없지 않나 싶다.

셋째로 어떤 이는 <바보야! 문제는 권력 집단이야!>라는 말도 한다. 권력 집단은 어디인가?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권력 집단이라면 노동조합도, 언론도, 사실 권력 집단이라 할 수 있다. 권력 집단이 서로 견제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정답이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권력 집단들이 제 몫을 못하면서 충돌과 파열음이 대단한다. 권력은 서로 파트너가 되어야 함에도 현실은 제각각이다.

넷째로 어떤 이는 <바보야! 문제는 소통이야!>라고 한다. 피가 온몸을 돌아 골고루 영양을 공급하듯 지역 간, 국가 간의 소통이 이뤄져야 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잘 나가던 어떤 지역이 한순간에 몰락하여 텅텅 빈 아파트가 생기는가 하면, 멀쩡하던 지역이 갑자기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곳도 있다. 말하자면 농촌이 망가지고 있고, 도시도 서울, 경기를 제외하고 지방은 갈수록 사람들이 떠나고 젊은이들이 없다.

다섯째, 어느 분의 책에는 <바보야! 문제는 물과 공기야!>라는 말도 있다. 여러 칼럼 제목 중에 하나를 책 제목으로 선택했다. 산업사회의 발전은 좋지만, 현실은 산천이 오염되고 미세먼지로 호흡하기도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의 배후에는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태이다. 따라서 물과 공기가 가장 큰 문제로 부각시키는 것은 옳다고 본다.

그러나 나는 생각하기를 <바보야! 문제는 교회야!>를 주장해 본다. 왜냐하면 한국교회는 선지자적 사명을 가지고 민족과 역사를 바로 이끌어 갈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에 한국교회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물론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고 세계적인 현상인 것은 맞다. 유럽 교회당은 팔려 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여기에 한국교회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뿐 아니라, 부교역자도 구하기 어렵고, 신학생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 신학교도 위기에 처해 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이 너무나 세속화되어 있고, 물질주의로 흘러가고 있다. 때문에 성도들의 삶도 편안한 것만 찾고 <인터넷 예배>에 점점 익숙해 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회가 이 시대에 제 몫을 감당하고, 선지자적 메시지를 내어서 세상을 이끌어가는 견인차가 되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교회가 세상을 외면하고 자기 안주에 빠져 있다면 세속시대, 황금 만능주의 시대, 인본주의 시대에 누가 바른 말을 할 것인지 심히 걱정된다. 지금의 세상은 속도가 말 그대로 초스피드 하다. 그리고 인공지능(AI)으로 나이 든 사람은 세상의 변화를 쫓아갈 방법이 없다. 이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세속화되고, 병들고 있다. 그래도 변치 않아야 할 것은 진리 곧 생명의 복음을 바르게 증거하는 것이다. 교회의 사명은 오늘은 한국을, 내일은 세계를 향해 불꽃으로 타올라야 한다.

<바보야! 문제는 교회야!> <바보야! 문제는 기독교 세계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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