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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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을 현재보다 2천명 더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교계에서도 이 문제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은 알렌 선교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광혜원(제중원)’이고, 지금도 세브란스병원 등 기독교 정신에 따라 운영되는 병원들이 상당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은 14일 일제히 정부 정책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기총은 “지금도 응급실이나 소위 돈 잘 버는 진료과가 아니면 의사 인력이 부족하고, 충원도 잘되지 않는 현실”이라며 “의료계가 필요한 부분, 필수의료분야에 의사를 배치하고 인력을 확충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의대 정원 확대는 안 된다’, ‘의료의 질이 떨어진다’, ‘필수의료분야는 현재와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말로 선동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의대 정원을 늘려서라도 지역의료, 필수의료분야의 인원을 적극적으로 확충, 보강하겠다고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한교총 역시 “지금 의료 현실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응급체계 마비, 비인기 진료과 기피 현상, 의사들의 과중한 업무와 피로 누적 등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대한민국 의사 수는 인구 1천 명에 2.6명으로 OECD 평균 3.7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불과 10년 후인 2035년에는 1만 5천 명의 의사가 부족하게 되어, 국민이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생명권이 위협받는 불안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 문제의 본질은 의사 수의 절대 양의 문제라기보다 내·외과나 소아과, 산부인과와 같은 필수의료분야에서 일하는 의사의 수가 부족한, 소위 ‘쏠림 현상’의 문제인데, 왜 정부 정책은 본질에서 비켜가 있냐는 지적이다. 의사의 수를 늘리기보다 의사 인력의 재분배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우선 강조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복음주의의료인협회(대표회장 신명섭, 이하 한복의협)는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발표한 성명에서 “단순히 의사가 많아진다고 필수의료 공백이 해결된다고 보는가.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불합리한 수가 제도와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보람과 만족을 얻을 수 없는 의료 현장의 문제가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환자에게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인들의 절박한 호소를 ‘밥그릇’ 싸움으로 치부하며 환자와 의료인 사이를 이간질하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는 마땅히 근절돼야 한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필수의료를 어떻게 다시 세울 수 있을지,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대책을 내놓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한복의협은 “정부와 국회에 호소한다. 임시방편 땜질식 해결방안을 좇을 게 아니라 더 늦기 전에 의료 현장의 애끓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며 “오늘의 문제는 의료인을 불신하면 영원히 해결할 수 없다. 정부와 국회, 의료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원인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찾게 되기를 다시한번 강력히 촉구하는 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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