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요한 목사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그리스도를 또다시 새롭게 만나게 됩니다. 추운 계절에 그늘 없이 웃으며 반기시는 구유 위 아기의 모습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만나러 목자들이 왔습니다. “오늘 다윗의 동네에서 너희에게 구주가 나셨으니, 그는 곧 그리스도 주님이시다.”(눅2:11) 동방에서 박사들이 아기를 경배하러 왔습니다. 한밤중에 빛나는 큰 별, 구유에 누여진 아기와 부모 마리아와 요셉, 마구간 한 켠에 짐승들, 양 떼와 함께 온 목동들, 또 선물을 준비해 온 세 명의 박사들. 첫 번째 성탄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각기 다른 나라와 다른 계층의 사람들, 짐승들과 더불어 그 가운데 두 팔을 벌리고 웃고 있는 신생아, 참 소박한 탄생입니다. 인간으로 오신 하나님의 탄생입니다.

나사렛 마리아가 성령님의 초대에 응답하여 하나님과 인간의 만남이 실현되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은 우리에게 새로운 빛과 희망을 상징합니다. 또 다른 시작을 알려줍니다. 우리의 아기들이 태어나는 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그 신기함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까? 언젠가 일어났던 우리의 출생 역시 이렇게 가슴 설레는 기쁜 장면을 연출했을 것입니다. 참 신비한 생명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이 된 이 사건이 진리라면, 사람이 하나님이 된다는 것, 또한 진리가 분명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형상을 따라서,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자. 하나님을 닮은 인간의 근원을 확인합니다. 하나님 앞에 서서 하나님 안에서 태어난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하옵소서.

새로운 인간으로 아기처럼 시작하게 하옵소서. 하나님이 사람이 되신 신비 안에서 하나님과 일치하는 자신의 모습에 눈뜨게 하옵소서. 제 안에 태어나는 하나님을 받아들이고, 실현된 그리스도 예수를 모델로 삼아 십자가의 고통에 이르기까지 살 힘을 얻게 하옵소서. 탄생 안에서 죽음과 부활을 함께 꿰뚫어 보게 하시고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생명을 발견하게 하옵소서. “기뻐하라. 이스라엘, 곧 오시리. 오 임마누엘.” 이미 시작되는 생명과 부활의 일치로 이루어지는 생명의 신비를 주목합니다. 인간 안에서 실현된 그리스도의 삶을 바라보며 이 땅에서 오늘 어떻게 그리스도가 실현될지 결단합니다. 놀라운 생명의 신비. 제 소망의 근원입니다.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104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기도시집 香〉, 〈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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