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라이체마 메데어 CEO
글로벌 인도주의 긴급구호 전문 NGO 메데어의 앤 라이체마 대표. ©최승연 기자

스위스에 본부를 둔 글로벌 긴급구호 전문 NGO 메데어(MEDAIR)는 1989년 스위스에서 시작해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에 지부를 개설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최근 한국에 진출했다.

메데어는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일반인 접근이 쉽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긴급구호, 인도주의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시급한 사안에 가장 먼저 도달해 빠르게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긍휼, 희망, 기쁨, 성실, 투명, 존엄, 믿음’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다.

메데어의 앤 라이체마 대표는 2004년부터 메데어에서 일하기 시작해 2019년 국제 프로그램 이사로 재직하다가 지난 4월 메데어의 새로운 CEO가 되었다. 라이체마 대표를 만나 메데어의 주요 사업, 비전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네덜란드인 아버지와 스웨덴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제 부모님은 모두 남아공의 한 종족 중 하나인 줄루족이 건강한 공동체를 이뤄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데 열심이셨다. 제가 11살이었을 때 제가 속해 있던 지역 사회는 10년 동안 지속된 극심한 갈등으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었다. 이에 유혈 사태가 발생했고 제가 다니던 교회에서 가깝게 지내던 많은 줄루족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은 저에게 매우 개인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때를 계기로 저는 분쟁이 있는 지역 사회를 돕고 싶다는 열정을 가지게 되었다. 이를 위해 대학교 때 사회복지 전공을 했으며 특히 트라우마에 빠진 아이들을 돕고 상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부했다. 그런데 공부를 마쳤을 때 이것들이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것이 아니어서 제 신앙과 연결하는 것에서 조금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기독교 상담학이랑 신학을 공부했다.”

-인도주의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저는 관계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이 나비효과처럼 공동체로 퍼져나간다고 생각한다. 구호 활동을 개인적으로 하지 않고 팀을 꾸려서 함께할 때 팀에서 시작되는 사랑, 용서, 하나님의 빛이 외부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팀으로 활동하게 되면 효과적이므로 팀 내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끼리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삶의 풍성함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눈먼 자를 눈뜨게 하고 병든 자를 고치셨던 예수님을 묵상하면서 예수님은 이 땅에 영적인 문제만을 해결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필요, 신체적인 아픔 등을 도우러 오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이 세상에서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예수님의 일이었다는 것이 크게 와닿았다. 따라서 메데어에서 하는 사업이 제 사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일을 하게 되었다.”

-메데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메데어는 기독교 인도주의 기관이다. 기독교 인도주의 기관이라는 말은 복음을 말로 전하거나 그런 활동은 배제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삶으로 나타내고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가장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으며 그들이 어떤 종교를 가졌든, 어떤 인종이든 상관하지 않고 차별 없이 그들을 돕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단체는 긴급구호 기관이며 재난이나 분쟁이 터졌을 때 해당 지역에 빠르게 들어가서 가장 시급한 생명을 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구호 활동은 인도주의에 기반되어 있으며 인류를 돕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공평하게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엔 라이체마 대표
라이체마 대표에게 있어 원동력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하나님의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승연 기자

-메데어에서 20년 넘게 꾸준히 활동하게 된 원동력은?

“제가 이 일을 20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하나님의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그것에 대한 동기부여가 굉장히 강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공통된 목적을 위해 모인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가치가 있다. 우리는 함께할 때 더욱 강해진다. 그러므로 공동체는 정말 중요하며 우리는 관계를 통해 회복과 화해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교제와 파트너십은 제가 어려울 때마다 몇 번이고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게 해주었다.”

-인도주의 활동을 하면서 소명을 발견한 순간, 받았던 은혜가 있다면?

“수단 다르푸르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었을 때 엄청난 분쟁이 있었으며 우리 기관뿐만 아니라 다른 기독교 기관들과 모여서 같이 기도를 했다. 기도했을 때 서로 기관들 직원의 안전을 위해서 중보기도를 했다. 그런데도 결국에는 기도를 드렸던 직원들이 다쳤고 부상당한 직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서 많이 도와줘야 했지만 잘 안 되었다.

구호 활동 현장에 있으면 항상 큐티를 하는데, 이 일이 발생하고 나서 다음 날 제가 큐티를 인도해야 했다. 무슨 말씀으로 큐티를 인도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시편 121편 7~8절 말씀이 떠올랐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께서 모든 환난을 면하게 하신다고 하셨는데 직원들이 부상당하는 것을 보면서 이 구절이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위험에 대해 하나님께서 다른 정의를 가지고 계신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했다. 이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님께서 정의하신 위험은 그분의 사랑에서 분리되는 것이며, 이런 일은 결코 우리에게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팀으로서 깨닫게 되었다.

분쟁 지역에는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로마서 8장 28절(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연결되어 그것을 누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결정했을 때 몇 년 동안 저에게 큰 격려가 되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완전하시다. 하나님은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를 강하게 하시고 인도해주신다. 하나님의 사랑은 제가 세상에서 가장 힘든 분쟁 지역에서 있을 수 있게 해주셨다. 주변의 엄청난 고통에 직면해 있을 때도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으로 인해 괜찮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해주셨다.”

-메데어에의 활동에 어떻게 교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까?

“우리 단체는 교회를 반석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단체를 위해서, 구호 활동을 위해서 기도해 주는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으며 때로는 현장이나 긴급구호 활동에 나가서 함께 일하는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있고 같이 현장에 직접 가지 못할 때는 후원으로 도와주고 있다.

반대로 우리 단체가 교회로부터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축복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교회에 초청받아서 간증하거나 현장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전하는 것이며 청년들에게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축복된 일인지 그리고 이것을 사명으로 했을 때 어떤 만족감이 있는지를 나누는 것이다.

교회가 인도주의 구호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호 활동이 필요한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볼 만큼 충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메데어의 앞으로의 과제, 비전은 무엇인가?

“먼저는 회복을 가져오는 일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생명을 구하는 일, 희망을 가져다주는 일, 그리고 다른 기관들과 적극적으로 계산적이지 않게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좋은 영향력을 일으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자금은 점점 줄어들고 경제적 어려움이 커져만 가고 있는 와중에 인도주의적 위기와 자원이 필요한 사람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두렵고 불안한 마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도움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곳에서 인간 생명의 가치를 위해 싸우고자 하는 소명에 충실하다면 시작한 일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이 모든 과정에서 더욱 탁월해질 수 있다고 본다.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단체의 적합성을 보장하는 것의 핵심이며, 비록 그것이 우리가 상상했던 것과 다르게 보이더라도 지금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 메데어의 비전은 희망, 연민, 존엄성, 정직, 책임, 기쁨, 믿음이라는 7가지 핵심 가치가 함께하는 팀들, 돕고자 하는 사람들, 책임자들, 기부자들과의 관계에 스며드는 것이다.”

-인도주의 분야에서 활동하게 될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이 일을 하는 동기가 건전한지 확인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인도주의 구호 활동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일은 감성적으로 두루뭉술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 일이 정말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인지 생각해보고 기도를 통해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 일을 할 때 ‘내가 구원자가 되겠다. 내가 누구를 구하겠다’는 마인드면 다칠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이 나의 구원자이시고 그런 구원자이신 하나님께 나를 내어드린다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끝으로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

“한국에서 메데어를 후원 및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며 구호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동참해주시길 바란다. 또한 메데어에 여러 이야기가 실리는데 그것에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며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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