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과의 샬롬'이 깨어진 시기...기독 예술가 역할 중요”
기독미술은 교회가 세상화 소통하기 좋은 도구
“교계와 목회자들, 새로운 문화 패러다임 이해 필요”
작가도 자기 도취적 작품 아닌, 작품에 영성 녹이는 역량 길러야

한국기독미술인협회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프라자에서 한국기독미술인협회 정기전 개막식의 오프닝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상진 기자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대표 신미선 회장, 이하 한미협)가 제 58회 정기전을 인사아트프라자에서 11월 1일 개최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기독미술인단체인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의 이번 정기전은 120명의 작가들이 출품했다. 특히, 1일 열린 개막식에는 오프닝 감사예배와 함께 제 35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 시상식과 ‘기독교 미술 이야기2: 7인의 컬렉션’ 출판 기념식도 함께 진행됐다.

‘한국기독교미술상’은 기독미술에 대한 헌신과 창의적인 작업을 일궈낸 기독미술작가에게 주는 상으로 올해는 한국교원대학교의 명예교수인 김동영 작가가 수상했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김 작가는 ‘네잎 클로버’를 모티브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한미협은 기독 미술인들과 한국교회에 문화사역의 중요성과 폭 넓은 이해를 제공하기 위해 미학적, 이론적 토대와 신학적 토대의 필요성을 인지하여 고민한 결과, 이들이 기획해온 서적 ‘기독 미술 이야기2’의 출판식을 갖고, 일부 공동 저자들의 짧은 소감도 전했다.

이번 서적은 개혁주의 신학을 기반으로 전개한 기독 미술이론을 소개하고 가르치는 서성록 교수(안동대 명예)를 비롯해, 총신대 라영환 교수와 서나영 박사, 토론토 대학 안용준 교수(빅토리아칼리지 연구소), 유경숙 작가(서양화가), 서현주 박사(미술사가)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과 작가들이 공동저술했다.

한미협의 신미선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간의 지혜가 아무리 높아진다 한들 인생에서 답을 낼 수 없음을 아시고 하나님께서 평안을 이 땅에 오셨다”며 “현대문화의 혼란한 물결 속에서 건강한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외쳐야 하는 소명이 기독작가들에게 있다. 1966년에 창립된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는 시각미술의 영역에서 신앙적 고백으로 빚어낸 산물들을 펼쳐내며 기독교 세계관을 확장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신앙 고취를 위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각기 요구되는 내용면에서, 현 시대 한국교회가 복음 확장의 측면에서 바라봐야할 곳은 문화예술영역이다. 현대인의 삶 속에 깊이 연결되어 있는 이 분야는 신앙적 시대정신에도 부합되는 필수항목”이라며 “이를 위해 목회적 관점에서도 세심하게 교육하고 다뤄져야 할 것이다. 이는 성도와 교회가 관심가져야 할 미래 선도적 신앙의 성숙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동근 목사(오병이어교회)는 감사예배에서 ‘말씀’을 전하며 “우리가 세상에서 평화의 도구로 쓰이기 위해서는 우리안에 교만과 욕심의 죄와 싸워서 이겨야 한다. 세상은 예술가들을 우러러 본다. 그런데 이것은 예술 작품이 아름다운 것이다. 예술가의 삶이 항상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며 “거룩한 사역도 우리 안에 어떤 동기로 하는가에 따라 욕심이 될 수도 있고 거룩한 꿈이 될 수도 있다. 지금 교회가 세상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모두 아실 것이다. 이 시대는 '교회와 세상과의 샬롬'이 깨어져 있다. 이런 시기일수록 기독 예술가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매한 인품과 열정적 활동으로 미술계에 이미 알려져”

한국기독미술인협회 정기전
한국기독미술인상을 수상한 김동영 작가. 그녀는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이상진 기자

특히, 이번에 개최된 제 35회 ‘대한민국기독교미술상’의 수상자로는 서양화가 김동영 작가가 선정되었다. 김동영 작가는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켄터키주립대학교에서 미술학으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홍익대학교에서 미술학으로 박사를 취득했다. 그녀는 1987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수로 역임했다.

김 작가는 서울과 뉴욕에서의 개인전 초대전을 비롯해 마이애미, 홍콩, 싱가폴, 등 다양한 아트페어 및 특별전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4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제 한국기독미술인협회, 아트미션, 한국여류화가협회, NAH작가회에 속해있다.

원문자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들은 ‘수상자 선정 이유’에 대해 “김동영 작가는 이미 출중한 작업과 고매한 인품으로 그동안 미술계에서 존경을 받아온 작가”라며 “창의적인 작품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재직하는 기간 동안(1987~2015) 교육자로서 인재를 배출하며, 사회활동으로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서울미술대상전 심사위원, 단원미술제 심사위원, 한국미술교육학회 학회장 등으로 예술계 발전에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김 작가는 기독교 정신을 그만의 방식으로 조형화시켜왔다. 특히, 네잎 크로버 이미지를 통해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품의 모티브로 등장하는 네잎 클로버는 ‘행운’이라는 뜻의 꽃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로 주어진 것이며, 그 연장선상에서 나온 ‘품다’는 이사야 26장의 말씀 즉,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구하여 내리라’(4절)는 구절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또한 “특히 주목할 것은 일흔을 넘은 나이에도 정열적인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작가는 한국교원대학교를 퇴직한 뒤에도 쉼없이 창작활동을 이어가 12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는데, 매넌 한회 꼴로 작품전을 여는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도 개인전을 모두 신작으로 꾸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에게 작업은 곧 삶이며, 크리스천으로서의 인생관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영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미술작가로서 이렇게 상을 받을 때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다. 이전에 한 두 번 교만으로 하나님께 매를 맞아 본 적이다. 그래서 교만이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4년 전 70살 때, 한 갤러리에서 전시를 한 적이 있다. 갤러리 대표가 나에게 ‘인생에 전성기가 언제였는가?’라고 물어봤었다. 그래서 내가 ‘지금이다. 그런데 진정한 전성기는 아직 안 왔다. 미래 언젠가 올 것이다’라고 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전성기가 지금인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올 전성기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화선교와 기독미술에 대한 신학적·미학적·이론적 토대 강화
“문화에 대해 소비적 관람 아닌, 세계관적·역사적 시각 키워야”

한국기독미술인협회
책을 공동집필한 안동대 서성록 명예교수(왼쪽)와 토론토대 안용준 교수가 출판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이상진 기자

이론분과위원장 라영환 교수(총신대)는 협회가 출판한 서적 ‘기독교 미술 이야기2’에 대해 “한국교회는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의 영향으로 성과 속을 구분하는 이원론적 세게관에 사로잡혀 있다. 종교개혁은 거룩한 것과 거룩하지 않은 것을 분리하는 중세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거부하고, 모든 것이 거룩한 것이라고 보았다”며 “직업적 소명설과 만인제사장설이 여기서 출발한다. 그리스도인으로 우리의 사명은 모든 것 속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선포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사명은 모든 것 속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선포하는 일이다.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는 영역주권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크리스천 예술가들의 예술적 작업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크리스천 예술가들은 에술적 작업을 통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함게 동시에 부패한 세계가 줄 수 없는 더 높은 실재를 이 세상에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이 책은 자신의 예술적 작업을 통해서 하나님과 세상을 향한 마음을 담아내고자 했던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출간된 ‘기독교 미술 이야기: 여섯 개의 시선’이 기독교 미술을 바라보는 여섯 명의 시선을 담아낸 것이라면, 이번에 발간되는 ‘기독교 미술 이야기2: 7인의 컬렉션’은 예술가들의 시선을 소개한다”며 “이 책은 작가가 바라본 시대가 담겨있는 그림을 소개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담겨있는 글을 소개한다”고 했다.

기독미술작가와 개 교회에 협력구조 필요
기독작가들 작품활동 더이상 '은혜'로만 안돼...

한국기독미술인협회
제58회 정기전의 전시장을 가득 채운 방문객들 모습. ©이상진 기자

한편, 신미선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협회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12월에 타 기독미술단체와 함께 기독 예술작가들을 지원할 ‘작가소품전’ 준비와 기획 중인 몇 사항을 설명하며 “특히 작가들의 작품활동을 위한 금전적인 수익구조가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국교계와 목회자들의 선교 패러다임이 먼저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사역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위한 실천적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우선 문화적 선교의 개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기독미술가들의 작품은 많은 경우 선교적 차원에서 지원 받지 못한다. 이것을 선교라고 교회들이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기독미술작가들은 '은혜'라는 이름으로 작품들을 무료로 전시한다. 맞는 말이지만 그렇게 되면 작가들이 사역할 수 있는 활동반경에 금전적으로 제한을 받기도 한다”며 “이를 위해 우선 미술작가들의 작품전시에 대해 ‘문화선교적 차원’으로 접근해서, 이들을 후원하고 이를 통해 기독미술작가들이 교회 내부로도 사역을 확장하여 문화의 시대에 교회가 더욱 원활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선순환 구조가 있을 것이다. 이에 구조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를 위해 개 교회나 목회자와 작가들을 매칭시켜 협업하여 사역하거나 후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생각 중이다. 그래서 필요하다면 작가들의 작품을 교회에서 순회전시를 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교회가 세상과의 소통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한, 대형교회 위주로는 미술선교부가 자생할 수 있지만, 아직 중소형 교회들은 이런 사역들에 참가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이런 중소형교회와 기독미술작가들이 유연하게 서로 협력사역을 할 수 있도록, 이를 위한 매칭과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 회장은 “그러나, 먼저 기독 미술 작가들이 단순히 겉으로만 기독교적 냄새를 풍기는 피상적인 종교 작품을 만들면 안 된다. 작가의 깊은 영성과 신앙고백을 작품 속에 탁월하고, 창의적으로 녹여내는 역량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이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와 창의적 표현을 통해 세상과 능히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녀는 “특히, 젊은 작가들은 자신의 예술성 도취되어 작품 활동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런데 기독작가는 자신의 예술성에 깊이 도취되어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말씀 안에서 자신이 녹아드는 영적 실체가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작품을 풀어가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젊은 작가들에게 기독교적 미술이론의 토대를 제시하고, 멘토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고민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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