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진행 사진. ©장지동 기자

한변(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등이 설립한 ‘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강제북송 피해자 및 그 가족들의 증언이 있었다.

먼저, 태영호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중국 당국은 수백 명의 탈북민들을 지난 10월 9일 북한으로 강제송환을 했고, 이 안에는 기독교인, 여성, 아동, 심지어 신생아까지 포함된다”고 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1951년 난민협약을 지켜 탈북민들을 안전하게 3국을 통해 한국으로 보낼 수 있는 과정을 지켜줘야 한다”며 “우리는 정부와 그리고 모든 정치인들에게 중국 당국과의 외교적인 대회를 시작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며, 이를 통해 탈북민들이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태영호 의원(가운데)이 발언을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태 의원은 “이번 달에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있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도 예정되어 있다”며 “이러한 기회를 통해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에게 강제북송을 중단할 것을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홀로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엔 강제북송 피해자들과 함께 직접 UN과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과 UN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에게 강제북송 중단 촉구 캠페인에 동참해 주실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증언이 진행됐다. 먼저, 이한별 씨(40세)의 증언이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인권을 위한 활동을 해왔고, 지금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씨는 “며칠 전에야 겨우 오빠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오빠가 중국 변방대 군인들에게 잡혔을 때, 저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한국에 있기 때문에 강제북송 되면 죽을 수 있기에 제발 강제북송만큼은 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했다”며 “그러나 중국 군인들은 오빠의 그런 말까지 조서로 작성해 북한에 넘겨주었다. 이후 북한 보위부는 저희 오빠에게 고문을 가해 손과 발에 붕대를 감고 있다는 이야기를 지인으로부터 듣게 되었다. 그리고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다”고 했다.

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이한별 씨(왼쪽)가 증언했다. ©장지동 기자

이한별 씨는 “UN을 통해 WGAD(UN 자의적구금실무그룹)에 오빠의 생사 확인을 요청하는 청원을 2016년 7월에 진행했다”며 “2018년 북한으로부터 2년 만에 8월에 답변을 받기로, ‘북한은 음해할 목적으로 묻는 인권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는 한 줄의 짤막한 통보만 받았다”고 했다.

이어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 이후 탈북민 600여 명이 강제북송되었다. 저희 피해자 가족들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미국을 방문해 UN 본부에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이 중지될 수 있도록 청원할 것이다. UN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탈북민 강제북송이 중지될 수 있도록 침묵을 멈추고, 더 이상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도록 함께 나서주시기를 청원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피해자의 한 가족은 “제 아들은 한국에 먼저 온 엄마를 찾아서 더 나은 세상에 살고 싶어 배고픔이 없는 나라를 찾아 길을 떠난 것이 죄가 되어 중국 쿤밍(곤명)에서 15명의 체류자들과 함께 잡혀 강제북송 되었다”고 했다.

그녀는 “저희 아들은 한국행으로 간다는 꾸며진 조서를 통해 미성년임에도 불구하고 정치범이 아닌 정치범이 되어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며 “북한에 있는 가족들도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사랑하는 아들이 나쁜 짓을 해서 끌려갔다면 고통스럽진 않을 것이다. 지금도 모진 가혹한 매질과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이 사실을 세계에 알리고, 인권 유린에 동조하는 중국 정부에 제재를 가하도록 도와달라”며 “또한 사랑하는 아들을 단 한 번만이라도 끌어안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외에도 2013년도에 중국으로 탈북해 10년 간 살다가 인신매매로 중국 장춘 감옥에 2년, 코로나로 인해 중국 백산에서 3년간 법정대기 중 최근 10월에 강제북송 된 이의 가족, 2019년 탈북 도중에 중국 변방대에 잡혀 2020년 10월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진 아내를 둔 남편, 최근 10월 강제북송 된 사촌동생을 둔 북한인권 활동가 장세율 씨, 2011~2014년에 강제북송 되어 북한 보위부로 인해 가혹한 고문을 받은 탈북민 지명희 씨 등의 증언이 있었다.

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김태훈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김태훈 변호사(한변 명예회장)는 “여태까지 (UN) 북한인권결의안에 강제북송 책임자로 중국을 명시한 적이 없었다. 단순히 주변국 또는 제3국으로 막연하게 표현을 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인권결의안에 강제북송 책임자로 중국을 명시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중국으로 하여금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제북송이 계속된다면 중국의 UN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박탈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며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인권 침해를 했기 때문에 인권이사회 자격 정지 박탈을 당한 바 있다”고 했다.

아울러 “더 나아가 국제사회와 함께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중국의 참가 자격을 묻는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며 “인권은 인류 보편의 가치이며, 금년은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전례 없는 중국의 대규모 북송 사태를 맞이해서 획기적인 외교 전환점을 마련해야 된다”고 했다.

한편, 탈북민 강제북송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유엔총회 제3위원회와 워싱턴DC 미 의회 방문 등을 위해 오는 5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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