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둘째 날 영성 세미나가 열리는 모습.
둘째 날 영성 세미나가 열리는 모습. ©노형구 기자

2023년 제6차 한양대학교 목회자영성세미나가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라는 주제로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한양대학교 교목실에서 열리는 가운데, 행사 둘째 날인 10월 31일 이민재 은명교회 목사와 김정희 한일장신대 객원교수가 오전 강연자로 나섰다.

먼저 이민재 목사는 ‘영성과 관상기도’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영성의 기본은 침묵이다. 사랑과 거룩의 하나님은 내 안에 계시는 현존”이라며 “하나님의 현존을 만나는 통로는 침묵이다. 요한복음 15장 1-10절까지 머무름은 10번 나온다”고 했다.

이어 “이는 예수님이 머무름을 강조하신다는 의미”라며 “요한복음 15장 7절의 ‘너희가 내 안에 머물러 있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물러 있으면, 너희가 무엇을 구하든지 다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는 구절이 있다. 이는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는 기도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는 기도 ▲원하는 대로 구하는 기도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기도 대부분은 3번째인 ‘간구’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에게 듣는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며 “여기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진다”고 했다.

그는 “즉 이것이 기독교적 믿음의 깊이 들어가게 하는 기도”라며 “이를 통해 신앙의 변화를 이뤄낼 수 있다. 예수님은 ‘간구’를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의 2단계인 ‘듣는 기도’를 통해 내 영혼이 성장해야, 주님이 원하는 ‘간구’를 드릴 수 있다”고 했다.

또 “간구의 모형은 바로 주기도문이다. 한국교회는 통성기도가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에게 듣는 기도가 부족하기에, 하나님께 드리는 ‘간구’의 내용도 빈약한 것”이라며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머물고 묵상하며 천착하며 침묵 속에서 기도한다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은 나와 사랑을 나누길 원하신다. 이를 통해 성 삼위일체와의 연합과 사랑의 친교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 청중은 “‘관상기도’는 하나님이라는 대상을 쫓지 않고 내 취향의 형체 없는 신을 믿는 범신론에 이르지 않을까”라며 “폭력, 미움 등 죄적 감정에 대적하지 않고 침묵 속에 머무르길 강조하는 관상기도는 마치 그 감정을 신으로 착각하고 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희 객원교수는 ‘영성과 걷기기도’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은 프랑스의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시작해 사도 야고보의 무덤이 있다고 알려진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끝나는 500마일의 길이다. 어떤 사람들은 어떤 목적도 없이 이길을 걷기 시작한다.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모르고 여정을 시작하지만, 이 여정이 걷는 이로 하여금 걷는 목적과 의미를 발견하도록 인도한다”고 했다.

이어 “마치 아브라함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본토 친척 아비의 집을 떠난 것과 같이, 하나님에 이끌리어 자신을 개방할 때 하나님께서 그들의 산티아고 순례 여정 중에 그들을 만나주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보 여행은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그리스도의 마지막 고난의 길에 동참하며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할 수 있다”며 “또한 익숙하고 안락한 터전을 떠나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온전히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삶의 태도를 훈련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을 만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나 노력조차 내려놓고 의식의 쉼을 누리며 몸과 마음을 길에 맡겨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다”며 “이 길을 걸으며 하나님과의 연합의 경험을 통해 우리 몸과 마음이 치유 받는 경험을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뭔가에 의해 자극받았을 때 우리는 감정이나 충동을 행동으로 옮기기 쉽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일단 멈춰야 한다”며 “이후 충동과 행동 사이 생기는 빈 공간은 하나님이 우리 삶에서 일하시도록 허락하는 공간이며, 우리는 안전함을 느끼고 무엇이 더 신중한 반응인지 분별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이어 “걷기 영성훈련은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폭풍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걷기 영성훈련은 첫째, 걸으면서 하나님께 우리 몸·마음·영혼으로 드리는 전체적인 기도”라며 “우리는 걸으면서 기도할 때 우리의 온몸에 하나님의 임재를 새길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둘째, 걷기 기도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기도다. 한 논문에 의하면, 걷기 기도를 할 때 심호흡을 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조절된 심호흡은 엔돌핀을 활성화하고 몸속에 분비된 독성물질을 없애는 등 우리 몸을 재보정한다”며 “다니엘 시겔은 걷기 기도는 어린 시절 상처 치유에도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아울러 “셋째, 걷기 기도는 마음이 힘들 때 도움이 된다. 천천히 걷는 걸음마다 깊은 심호흡을 하며 숨을 고르면 급하고 강하게 회오리치는 내면의 요동이 제법 빠르게 가라앉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또한 앉아서 하는 기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걷기 기도는 좋은 대안적 훈련이 된다”고 했다.

둘째 날 세미나는 한석문 해운대교회 담임목사가 ‘영성과 목회-교회력, 성서일과, 렉시오 디비나, 성만찬’, 남기정 감신대 교수가 ‘영성과 하나님 체험’, 이천진 한양대 교목실장이 ‘하나님을 만나는 영성의 숨, 찬송’을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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