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지난 10일 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리말 인근과 칸 유니스 등 하마스 관련 시설 200여 곳을 집중 공격했다. ©BBC 뉴스 유튜브 캡쳐

복음과도시(TGC)는 최근 유대인 출신 크리스천 버나드 하워드 목사(Grace Church Birmingham)·이반 미사 목사(The South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가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로 촉발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 쓴 글을 번역해 게재했다.

이들은 “지난 7일 가자 지구에 본부를 두고 이란의 자금 지원을 받는 이슬람 테러 단체 하마스가 육해공 전반에 걸쳐서 이스라엘 남부에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 이 글을 쓰는 지금(10일) 시점, 이스라엘인 900명이 사망했고, 2,400명이 부상당했으며, 수백 명이 인질로 잡혔다”고 했다.

이어 “소셜 미디어에 등장하는 사진과 영상은 참혹하다. 아무 생각 없이 음악 축제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학살당했다. 지붕으로 아이들을 탈출시키던 아버지가 살해당했다. 테러리스트가 픽업트럭에 벌거벗은 여자를 태우고 행진하고 나이 든 홀로코스트 생존자는 총을 들고 하마스 군인과 함께 포즈를 취하도록 강요당한다”며 “다섯 살과 세 살 먹은 두 딸을 둔 젊은 여성이 인질로 잡혀갔다. 어떤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겪은 심리적 피해를 미국의 9/11 테러에 비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라는 맥락에서 현대 이스라엘 국가를 바라보는 그리스도인들의 다양한 견해와 상관없이,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적으로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국민을 향한 이스라엘의 행동이 항상 흠잡을 데 없이 정당한 게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 상황에서 이 글을 쓰는 우리 두 사람은 친 이스라엘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지금 이스라엘 정부나 군대가 출범부터 오늘날까지 취한 모든 행동을 은폐하자는 건 아니”라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고 있는 좌절, 고통, 슬픔을 보고 있다. 죽은 이들을 애도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포함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성경의 명령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러나 “양쪽 모두에게 다 피할 수 없는 범죄가 있다고 해서 항상 도덕적 안개가 생기는 건 아니”라며 “예를 들어, 그리스도인이라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저 없이 비난해야 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도 모호함 없이 단호하게 비난해야 하는 유사한 범죄 행위의 명백한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적으로 올바른 식별은 행동의 성격과 목적을 모두 다 살펴야 한다. 하마스가 단순히 민간인 인질을 잡았다면 그 행위는 자체로 악하다. 그러나 납치의 목적에는 틀림없이 어느 정도 군사적 정당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름 가능하다”며 “과거에도 인질을 팔레스타인 포로와 교환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하마스는 단순히 인질을 잡은 것이 아니었다. 군사 작전은 애초에 민간인을 살해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설계됐다. 이 민간인 희생자는 군사 목표물에 대한 공격으로 인한 부수적 피해가 아니었다. 이 학살에 대해서는 그 어떤 성경적 정당성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정치적으로 교회가 분열된 상황에서 정치적 문제에 관해서라면 균형의 유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안다. 그러다 보니 문제의 양면을 제시하는 데 너무 익숙해진 우리는 어느 한쪽만 주장하는 것을 명백한 목회적 실수처럼 간주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도덕적 명확성이 정당화되면, 큰 이점이 따라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 엘쉬타인(Jean Bethke Elshtain)의 관찰이다. 교통사고로 인한 우발적인 사망과 고의적인 살인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형사 사법제도는 붕괴할 것”이라며 “만약에 전투원 살해와 평화로운 민간인을 겨냥한 살해 의도를 구별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사실상 도덕적 허무주의의 세계에서 사는 것이다. 그러한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동일한 회색 음영으로 전락한다. 그 결과 우리는 정치나 도덕적 태도 둘 중 하나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구별을 전혀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카타르 외무부 등 일부 외국 정부는 ‘팔레스타인 국민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정책을 확대하는 이스라엘이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아랍국을 포함한 다른 정부들은 이스라엘을 비난하지 않기로 했다”며 “분별력을 발휘함으로 우리는 미래에 올바르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더 잘 갖추게 된다”고 했다.

이어 “디트리히 본회퍼의 도덕적 통찰력은 많은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당시 증거가 모호하다고만 생각하던 나치즘의 가면 아래 숨은 공포를 똑똑히 보게 했다”며 “그의 강력한 도덕적 비전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고 했다.

특히 “도덕적 명확성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명령을 만들어 낸다. 비정치적인 예를 들어,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악한 자를 그들 중에서 쫓아내라’(고전 5:13)고 요구했다”며 “구절 속 문제의 그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었고(1절), 그로 인해서 그는 지역 교회에서 파문돼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명확성은 하나님의 백성을 인도하는 데 필요한 명령을 내린다. 최근 뉴욕시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집회에서 행진 참가자들은 ‘사람들이 점거되면 저항은 정당하다’고 외쳤다”며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방어할 능력이 없는 민간인을 향한 고의적인 학살을 옹호하는 그러한 종류의 집회에 참여해선 안 된다. 변호해선 안 되는 것을 옹호하는 것(살인, 강간, 납치를 ‘저항’으로 규정하는 것)은 결코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는 방식이 아니”라고 했다.

또한 “우리는 하마스의 조속한 패배를 기도해야 한다. 하마스의 살인적인 작전은 결코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좋은 지도력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동시에 우리는 온 힘을 다해서 양쪽 모두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즉, 그들 모두의 구원을 위해서 말이다. 더불어 그들의 보호와 치유, 위안을 기원하자. 그리고 양국 국경 안에 있는 교회가 성장하도록 기도하자. 우리가 이처럼 양방향을 향해서 기도할 때, 우리는 비로소 테러리즘에 빠진 한쪽을 완전히 좌절시키고 패배시켜 달라고, 하나님께 더 담대히 간구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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