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성길 교수
민성길 명예교수

가족(family)은 혈족으로 (출생으로 인정된다) 또는 인척으로 (결혼으로 성립된다) 연결된 사람들의 집단이다. 가족은 부부와 자식으로 구성되며,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조직이라고 한다. 그런데 가족은 어디서 기원했을까? 흔히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바, 원시시대에는 프리섹스가 지배적이었는데 (성공산주의 (Sex Communism) 이론이라고도 한다), 역사적 발전으로 여러 형태의 가족형태들이 등장한 후 현재의 일부일처제가 성립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은 하나님의 창조섭리로 일부일처제의 가족제도가 나타났다고 믿는다.

왜 일부일처제인가? 이는 자식을 낳고 키우기 위한 책임있고 헌신적 협력을 위해서라고 본다. 현재 가족을 구성하는 요인은 섹스, 생식과 양육, 경제적 요인 등이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인간 문명에서 가족은 일차적으로 애착(attachment), 양육(nuturance), 및 사회화(socialization)의 장소가 되어 왔다. 가족은 그 구성원들에게 구조, 예측가능성 및 안전을 제공하며, 자식들은 그런 가족 환경에서 성장하면서 사회공동체에 참여하는 것을 배운다.

결혼은 사회적 사건이지만, 가족은 혈연의 관계로서 생물학적이다. 말하자면 앞서 말한 섹스, 생식과 양육, 애착은 생물학적이다. 인간이 가족을 이루는 그 생물학적 기전은 놀랍다.

우선 남녀의 짝짓기는 기본적으로 생물학적이다. 구애의 경우 개인적이며 사회적인 개성들이 있지만, 섹스 자체는 본능이며 보편적이며 생물학적이다. 인간은 사춘기에 이르러 성호르몬이 분비되어 이차성징과 성욕이 생겨나면서 생식이 가능해진다. 성적 쾌락은 심리현상 같지만, 과학적으로는 생물학적 현상이기도 하다. 즉 성행위에 수반되는 감각에 의해 뇌의 옥시토신-도파민 복합체가 자극받아 활성화된 상태를 뇌가 쾌락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를 들어 척추에 손상이 있으면 말초 성기들의 감각이 뇌로 전달되지 못해 성행위를 하더라도 심지어 사정을 해도 성적 쾌감을 전혀 못느낀다. 긴장이나 우울증이 있어, 뇌기능이 원활하지 못해도 성욕이나 성적 쾌감이 억제된다.

둘째, 임신, 출산, 양육(젖먹이기) 등은 본능적이며 말할 것도 없이 생물학적 현상이다.

셋째, 가족적 결합(family bond)도 심리적일 것 같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생물학적이다. 가족적 결합의 핵심은 애착(attachment)인데, 이는 생물-행동적(bio-behavioral) 현상이라 한다. 현재 애착의 생물학적 기전이 옥시토신과 옥시토신-도파민 관련성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옥시토신은 아기 출산시 자궁 수축을 일으키는 호르몬인데, 뇌에서도 분비된다. 뇌에서 옥시토신은 어머니와 아기 사이의 애착관계가 형성하는데 관련한다. 이 기능이 바로 공감과 헌신과 사랑의 감정을 야기한다. 엄마가 아기를 꼭 끌어 안고 젖을 물리는 동안 어머니의 마음은 사랑으로 가득차고, 아기는 무한한 웰빙을 느낀다. 아기는 엄마와의 애착 관계를 통해 공감을 체득한다. 이때 옥시토신은 뇌의 선조체에서 도파민 체계와 연결되어 보상의 심리, 즉 기쁨 및 쾌락의 감정을 야기한다. (도파민이 보상체계와 관련된다는 점에서 사랑의 중독 또는 섹스 중독이라는 중독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아기가 성장하면서 어머니를 향한 애착관계는 아버지에게로 확대한다. 이어 형제자매와의 관계, 또레(peer)와의 관계, 우정의 관계, 연인과의 로맨틱한 관계로 확대되고, 궁극적으로 사회 공동체와 관계로 확대된다. 모든 인간관계-특히 로맨틱한 연인관계-는 “옥시토신-도파민 연결성”에 의해 중개되어 공감과 사랑과 애착과 기쁨의 관계로 된다.

나아가 가족의 기능 중 중요한 하나는 부모에 의한 자녀의 사회화(socialization)이다. 이는 훈육을 통해 자식을 사회에 적절한 인물로 키워내는 것이다. 이를 가정교육이라고도 한다. 안전하게 구조화된 가정에서 공감과 양육을 통해 아기는 사회적 적응을 배운다. 이를 사회화(socialization)라고 한다. 가정교육의 핵심은 “부모 닮기”이다. 심리학적으로 동일시(identification)라 한다. 가정교육은 훈계나 상벌보다 공감을 매개로 가장 효육적으로 이루어 진다. (공감도 동일시의 한 형태이다) 이는 부모의 인격에 “공감하고” 배우는 것으로, 특히 부모의 가치관을 내면화하는 것이다. 특히 부모가 남자와 여자라는 사실에 따라 아기는 자신의 성정체성과 성역할을 체득한다. 동일시에도 생물학적 메카니즘이 연구되고 있는데, 바로 뇌의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의 존재이다. 거울신경세포는 공감기능을 수행한다는 가설이 있다.

이상 말한 것이 생물학적이라면, 가족의 기원은 생물학적이라는 말에 근거가 있는 것이다. 생물학적이라는 말은 자연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자연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다. 인간의 결혼과 가족체계는 자연이지만, 침판지의 짝짓기와 출산과 양육의 과정에서 진화한 것이 아니다.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즉 하나님께서 인간을 자신의 형상에 따라 창조하시고 자신의 숨을 불어 넣어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의 성혁명가들은 자신들의 형상에 따라 인위적으로 인간과 사회를 도로 “억압 없는 동물적-원시적인 형태”로 바꾸고자 한다.)

하나님이 가족의 창조자이시다. 결혼 서약은 하나님의 섭리를 따르겠다는 서약이다. 그러면 하나님은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축복하신다. 한 인간은 부모가 한 몸을 이룸으로 부모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아 태어난다. 아버지-어머니-자식은 한 몸이며 한 영혼이다. 그러나 하나가 된다고 해서 각자의 정체성을 잃는 것은 아니다. 그리하여 인간에게 불어 넣어주신 하나님의 형상이 후대로 이어진다. 인간은 결코 우연한 존재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다.

창조섭리는 인간사회의 구성에도 핵심이 된다. 가족의 질서는 사회를 지탱하는 질서가 된다. 즉 가족의 원리는 ① 아버지의 권위, ② 어머니의 사랑, ③ 자식의 순종, 이 세가지로 요약된다. (예수님께서는 이 원칙을 몸소 모범으로 보여주셨다고 생각된다) 권위, 사랑, 및 순종의 원리는 사회로 연장 확대되어 인간사회의 모든 관계를 구성하며 유지하는 요인이 된다.
위계(hierarchy)에 따라 순종하면서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사회 형성의 핵심이며, 문명의 발달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그런데 가족체계가 붕괴된다면, 이는 아버지의 권위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무질서한 세상이 될 것이다. 어머니가 없어지면 케어와 사랑을 체화할 길이 없어진다. 그러면 세상에 사랑과 이타주의가 살아질 것이다. 결국 어떤 세상이 될지 상상할 수 있다. 문명은 붕괴된다.

그러나 성혁명가들은 일부일처제적 가족제도가 남녀 불평등을 야기한다고 말하며, 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는 프리섹스의 유토피아를 지향한다. 그게 가능할까? 질투가 생겨나지 않을까? 어느 애가 자기 자식인지 궁금하지 않을까? 결국 야만의 세계, 동물의 세계로 후퇴할 것이다. 또한 성혁명가들은 “다양한 가족”이라는 명분으로 동성혼 가족을 가족에 포함시키려 한다. 동성혼의 가족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식으로 구성된 가족이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이런 가족은 생식이 불가능하다. 양자를 데린다거나, 인공수정으로 자식을 낳음으로 가족 구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양성생식이라는 생물학적 원칙을 도용하는 것이다. 자식들의 사회화도 방해된다. 이런 생각은 비자연적이며 이데올로기적이며, 궁극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즉 성혁명은 하나님의 창조원리를 거역하는 것이다.

민성길(연세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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