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정기 전시와 자선전시를 개최, 격 월로 정기 모임 및 연 1회 포럼도 개최
최근에는 '기독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 관심 가져
9월에는 '생명돌봄의 예술'을 주제로 아트 포럼 개최

아트미션 25주년기념전
헤이리에 위치한 이랜드 갤러리에 모인 55명이 아트미션 작가와 관계자들. 서로 돌아가며 서로를 소개하고 인사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상진 기자

'예술가들의 마을'로 불리는 파주 헤이리의 한 갤러리에서 의미있는 기념전이 개최됐다.

미술선교단체 아트미션(대표 천동옥 회장)의 25주년 기념展의 오프닝 모임으로, 8일 헤이리 이랜드 갤러리에서55명의 작가들과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했다. ‘지구 뜰 정원사의 은총 일기’라는 주제로 개최된 이번 전시는 6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아트미션은 “이 땅에 아름답고 영화로운 그리스도의 문화를 심기 위해” 1998년에 창립됐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은사로 주신 예술적 재능으로 그분이 지으신 세계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우리에게 허락하신 예술을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회원은 회화, 조각, 설치, 사진,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미술이론가들로 구성되었다.

아트미션은 매년 정기 전시와 자선전시를 개최하며, 기독교 미학 및 미술사, 작가론 연구와 격월의 정기모임 및 연 1회 포럼인 Christian Art Forum(C.A.F)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아트미션의 대표 천동옥 회장은 “선하고 아름다운 예술을 통해 세상 속에 치유와 소망의 빛을 밝혀온 아트미션이 올해로 창립 25주년을 맞이했다”며 “아트미션은 창조주의 선물로 받은 예술적 재능으로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황폐해져가는 세상 문화에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생명과 진리를 접목시켜 ‘생명 돌봄’, ‘문화 돌봄’의 청지기의 삶을 감당하고자 애써왔다”고 했다.

이어 “돌아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총이었다”며 “선물로 주신 지구라는 뜰을 아름답게 가꾸는 정원사의 삶을 기록한 은총 일기로 이번 전시를 선보인다”고 했다.

아트미션의 서성록 교수(안동대)는 ‘현대문화에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세상의 문화는 냉소주의와 허무주의의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희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사고는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에 퍼져 있어서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쪼그라들게 만든다”며 “문제는 이것으로 공동체에 따듯한 양식을 제공하거나 애통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헤아려줄 수 없다는 사실이다”라고 했다.

이어 “문화의 힘은 눈에 띄지 않게 작동하기 때문에 그간의 노력이 얼마나 실효를 거두었는지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이에 앞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예술이란 세상을 향한 섬김과 돌봄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며 “처음에는 다소 흐릿했던 이 정신이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뚜렷해지고 명료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며, 이는 아트미션의 참여 작가들이 동감하는 생각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여도 선한 것을 추구하고 찾아내고 보전하며 강화하는 일을 통해 우리의 세상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이 창조적인 일에 참여하는 아트미션 작가들은 오래된 문제, 곧 ‘예술은 무엇인가’하는 물음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아트미션 25주년기념전
왼쪽부터, 연위봉 작가, 천동옥 아트미션 회장, 서성록 교수. 상단의 시몬느 베이유의 글귀는 천 회장이 이번 전시회에 부합하는 글귀로 선택한 문장이다. ©이상진 기자

이번 전시에 참여한 연위봉 작가는 실제 ‘비둘기 날개’를 확대해 작품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들은 크게는 10m 작으면 5m 정도 되는 거대한 작품들이 많다. 거대한 날개를 묘사한 그의 작품에서는 관람객이 그의 작품 앞에 서면 거대한 날개의 품에 들어가는 상황이 된다. 작가의 의도적인 연출이다. 연 작가는 “‘임재 연습’을 통해서 하나님의 품 안에서 하나님을 가장 가까이 만나는 것을 상징한다. 어느 때나 주님과 동행한다면, 그것이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길이고, 내 삶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창조할 수 있다”고 했다.

아트미션 25주년기념전
연위봉 작가 작품명: 임재연습, Acrylic on canvas, 45.5x53.0cm ©아트미션 제공

연 작가는 “기독교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하나님의 아름다움들을 말씀을 통해서 작품으로 승화시켜 삶으로 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 작품의 이름은 ‘임재연습’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만남’, 즉 ‘임재’이다. 하나님의 임재가 없다면 예배도 형식으로 끝난다. 우리가 삶에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나도 이것을 묵상하다가 시편에 수도 없이 ‘주 날개 그늘 아래’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래서 나는 ‘주의 날개’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날개라는 것은 주님의 손이고, 주님의 품이다. 그래서 그 날개 품에 안에 있다는 것은 우리의 쉼이고, 안식이고, 평안이고, 보호하심이고, 자유함이고, 돌보심이다”

아트미션 25주년기념전
김동영 원로 작가와 그의 작품 '네잎 크로버' ©이상진 기자

김동영 작가의 기본 모티브는 ‘네잎 크로버’이다. 이 모티브는 김 작가가 2002년에 새벽기도를 하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중에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다 공짜인데 왜 이렇게 안달하니?”라는 마음을 주셨다고 한다. 그녀는 그 ‘공짜’라는 단어를 묵상하던 중에 ‘행운’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이에 이것의 시각적 상징물로 ‘네잎 크로버’를 모티브로 쓰기 시작했다.

김 작가는 “네잎 그로버는 내 그림에서 속에 보이기도 하고, 겉에 보이기도 한다. 크게 보이기도하고 작게 보이기도 한다. 내용적으로는 내가 ‘네잎 크로버’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의미”라고 했다. 그녀의 작품의 이름은 ‘embracing’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품어주신다’는 의미이다.

아트미션 25주년기념전
조혜경 작가와 그의 작품 'touch' ©이상진 기자

“‘touch’는 영어 성경에서 다니엘이나 엘리야가 힘들어 하는 상황에서 하나님이 이들을 도우실 때, 사용된 단어이다. ‘위로와 감동받다’ 등의 뜻”이라는 조혜경 작가는 인간의 본래의 아픔과 상처, 그리고 이를 어루만지는 위로에 대한 표현을 했다.

웅크리고 있는 듯한 인간의 실루엣을 한 형상이 위로부터 아래로 3개의 모습으로 배치됐다. 맨 위 첫째는 빨갛게 묘사된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의미한다. 그리고 가운데 모습은 ‘구원받는 인간의 모습’이다. 맨 아래 3번째 검게 칠해진 형상은 ‘아프고 슬픈’ 인간의 실존을 상징한다. 그래서 1번째 그리스도의 보혈로 인해 ‘구원받은 우리’를 표상하는 2번째 형상이 3번째의 ‘죄와 상처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touch’를 통해 ‘하나님의 창조하신 본래의 모습이 회복’되게 하는 ‘그리스로도로부터의 내리 사랑’을 형상화했다.

특이한 점은 그녀의 작품에 나오는 형상의 아웃라인은 유명한 네덜란드의 예술가 고흐(Gogh)가 사랑했던 한 창기 여성의 형상을 모티브로 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각기 다른 5 아이를 키우는 여성으로 고흐는 그녀를 위해 자신의 그림의 모델로 삼아서 그녀를 그리며 모델료를 지불했다고 한다.

씨엥을 모델로 그린 작품 ‘sorrow’(슬픔)에는 씨엥의 누드 형상이 있다. 이 여성의 누드 형상은 일반적인 여성의 매혹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가슴은 쳐져있고, 배는 나와있는 고통과 아픔을 겪어온 인간의 근원적인 슬픔을 담은 모습이다. 조 작가는 “이 누드 형상의 실루엣이 우리의 슬픔을 담기도 하고, 마치 우리가 웅크리고 기도하는 모습 갖기도 해서 이것을 차용하게 됐다. 고흐도 그림을 그리며 아픈 이웃을 섬기기 위해 노력을 했다. 나도 그래서 주위에 아픔을 당하고 있는 이웃에게 섬기고 싶다. 그런데 먼저는 주님의 은혜를 받아야 이것을 흘려 보낼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렇게 위로부터 ‘영적인 내리흐름’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한편, 아트미션은 1998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창립했다. 2000년에는 제1회 크리스천아트포럼 (시바멀티미디어그룹)을 개최했으며, 2002 아트미션으로 개명했다.

1999년 <마태1-8>전,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 창립展 (모인화랑)을 시작으로, 2008년 10주년 <예술-희락>展 (인사아트센터)2013년, 15주년 기념 <길>展 (선화랑), 15주년 기념 작품집 발간2018년 20주년 기념 <소망, 기억하다>展 (관훈갤러리,서울) 등을 포함해 해 마다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아트 포럼에서는 ‘현대미술 구속과 부패 사이’, ‘미술의 회복을 꿈꾸며’, ‘기독교와 예술의 충만’, ‘이미지 & 비전’, ‘예술적 창조성과 영성’ 등 외에도 폭넓고, 다양한 기독교 예술의 주제와 예술비평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기독교 예술의 사회적 책임’ 등 기독 예술의 공적 영역에 대한 논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9월 1일에는 ‘생명돌봄의 예술’이라는 주제로 경동교회 본당에서 제 20회 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여기에는 신국원 총신대 명예교수, 서성록 안동대 명예교수, 라영환 총신대 교수, 서나영 백석예술대 교수 등이 강사로 참가할 예정이다.

8월 3일부터 9월 1일까지는 포럼과 연계하여 ‘생명돌봄의 예술’展이 경동교회에 위치한 경동갤러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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