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와 은혜의 차이점은 뭘까? 공통점은 또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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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족한 은혜] 신학자 폴 틸리히 설교집 ‘새로운 존재’

치유에 관하여(2)

³상심한 자를 고치시며 저희 상처를 싸매시는도다(시편 147:3)

²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 모든 은택을 잊지 말찌어다
³저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⁴네 생명을 파멸에서 구속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시편 103:2-4)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어떤 모습으로 묘사하는가?” 마태복음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이 질문에 대답하는 데 기여합니다. 그 이야기들은 그분에게 색깔과 표정과 강렬한 특색을 덧붙입니다. 그것들은 그분을 “치유자”로 묘사합니다. 그분의 본성의 이런 색깔과 그것에 대한 이런 생생한 표현, 그리고 그분의 인격의 이런 강렬한 특색이 우리 시대에 와서 점점 더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그동안은 도덕 교사의 잿빛 색깔, 사회개혁가의 긴장된 표정, 고난받는 종의 부드러운 특성 등이 우세했습니다. 적어도 우리의 화가와 신학자들 그리고 예수의 전기 작가들 사이에서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자기들을 치유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서는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p79

확실히 복음서들은 예수님에 대한 묘사에서 이런 치유의 능력이 사라지게 한 데 대해 책임이 없습니다. 복음서들은 치유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오히려 그 책임은 우리에게, 즉 구주는 치유자, 다시 말해, 몸과 마음의 상처와 비정상성을 온전하고 정상적인 것으로 만드시는 분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사역자와 평신도와 신학자들에게 있습니다.

그분을 만났던 여인은 온전해졌고, 그분을 만났던 귀신들린 자는 정신분열로부터 해방되었습니다. 혼란에 빠지고 분열되고 쇠약해진 자들이 그분에 의해 치유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다시 말해, 이런 능력이 세상에 나타났기 때문에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임했습니다.

-p80

그것이 제자들이 해야 할 일이었고, 예수님은 바로 그 일을 위해 제자들에게 권세와 능력을 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분 안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나타났고, 그 나라의 특성은 부서진 것을 온전하게 하고 병든 것을 치유하는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이런 능력을 경험할 수 있습니까? 지금 나는 그리스도의 그런 모습을 받이들이는 것에 대한 신학적 억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억압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는 수십 년 동안 기적 이야기들에 대해 우려해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신약성경이 늘 알았던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적 이야기들은 자연과 역사 안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능력을 가리키는 징표이며, 그것들은 어떤 식으로든 자연법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p81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우리 자신의 실존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치유되었습니까? 우리는 각자가 처한 곳에서 구주 예수님에 대한 묘사가 갖고 있는 힘을 통해 치유의 능력을 받았습니까? 우리는 그 능력에 사로잡혔습니까?

-p82

신학자 폴 틸리히(Paul Tillich, 1886-1965)

1886년 8월 20일 독일에서 출생해 베를린, 할레, 브레슬라우대학 등에서 수학했다. 1911년 신학전문직학위를 취득해 대학에서 가르칠 자격을 얻었다. 제1차세계대전 기간 중 4년간 군목으로 참전하면서 ‘터전의 흔들림’으로 표현될 만한 사상적 변화를 겪었다. 1929년에는 프랑크푸르트대학의 정교수가 되어 학생들을 가르쳤다. 나치는 그가 유대인 학생들을 도운 것을 문제 삼아 그의 교수직을 박탈했다. 위기에 처한 틸리히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친 것은 미국의 유니온신학교였다. 이미 40대 중반에 접어든 틸리히는 낯선 땅에서 영어를 익히면서 강의를 했다. 그의 강의에는 그에게 주어진 ‘20세기 최대의 신학자’라는 칭호에 걸맞는 내용이 있었던 것이다. 유니온신학교에서 퇴임한 후 그는 1955년부터 1962년까지 하버드대학의 특별교수로 초빙되어 신학부 박사과정 학생들을 위한 세미나를 인도하여 집필 활동을 했다. 1965년 10월 11일 시카고대학 신학부 주관 초청 강연 도중 심장에 고통을 느껴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10월 22일 투병 중 숨을 거뒀다. 그가 남긴 저서로는 ‘조직신학’, ‘존재에의 용기’ 등 다수가 있다.

출처 : 새로운 존재(폴 틸리히 지음, 김광남 옮김, 뉴라이프 출판사)

1955년에 미국에서 출판된 본 책은 폴 틸리히가 뉴욕 유니온신학교, 코네티컷 주 뉴런던에 있는 코네티컷 대학 등지에서 했던 설교 모음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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