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신학연구소 2023 봄학기 제2차 신학세미나
혜암신학연구소 2023 봄학기 제2차 신학세미나 진행 사진. ©장지동 기자

혜암신학연구소(소장 김균진 연세대 명예교수)가 12일 오후 서울 안암동 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신약성서에서 여성과 남성의 관계’라는 주제로 2023 봄학기 제2차 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지난달 26일 제1차 세미나에 이은 두 번째다.

세미나에선 곽혜원 박사(경기대)가 ‘바울 서신에서 여성과 남성의 관계’라는 주제로 발제했으며, 정일웅 박사(총신대)와 황현숙 박사(협성대)가 논평했다.

곽 박사는 “여성 주도로 성혁명이 일어난 작금의 상황 속에서 이 시대 문명을 책임지려는 여성들의 역할과 사명이 문제 해결의 핵심적 관건”이라며 “특별히 크리스천 여성들의 역할과 사명을 일깨워야 하는데, 곧 인류의 미래를 거시적으로 내다보는 혜안(慧眼)과 인류의 안녕(安寧)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생각하는 사려 깊은 책임감, 21세기의 시대적 과제인 건강한 가정공동체를 재건하려는 건전한 사고, 무엇보다도 성결한 신앙을 가진 깨어있는 크리스천 여성들의 헌신적 사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된다”고 했다.

그러나 “크리스천 여성들의 사명을 견고하게 다지기 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있는데, 이는 다름 아닌 성경으로 돌아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바로잡고 올바른 여성관을 정립하는 일”이라며 “성경에 입각한 올바른 여성관을 정립함에 있어서 급선무는 사도 바울의 여성 이해를 바르게 해석하는 일일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진리에 근거하여 당시 특수한 시대 상황을 고려하면서 그리스도인들에게 합당한 생활 규범을 권면했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바울을 성차별주의자로 오해한 불상사가 발생하게 되었다”며 “사실 바울은 여성 경시 풍조가 지배했던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권, 유대 종교 문화권에서 성별·인종·계급의 차별을 거부하고 평등과 통합을 강조한 급진적 사상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했다.

이어 “성차별을 포함한 사회적 차별에 대한 바울의 입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말씀은 갈라디아서 3장 28절인데, 이를 통해 그가 당시의 시대적 풍조와 대비되게 편협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며 “‘유대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차별이 없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다 하나이기 때문입니다’는 예수께서 유대 관습과 전통에 대단히 혁신적이셨듯이, 바울도 당대 문화권에서 매우 진보적인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곽혜원 박사
곽혜원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곽 박사는 “고린도전서 14장과 디모데전서 2장에 나타난 바울의 부정적 교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며 “고린도전서 14장, 디모데전서 2장에 나타난 여성에 관한 부정적 교훈은 갈라디아서 3장 28절, 고린도후서 5장 17절, 고린도전서 12장 13절의 긍정적 본문에 비추어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남성과 여성의 유기적 하나 됨과 관련하여 바울의 중요한 신학적 공헌인 ‘그리스도의 몸’(soma christou, 롬 12:5; 고전 10:16; 12:27)에 대한 성찰이 필요불가결하다”며 “한 지체가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 고통과 영광을 느낄 때, 모든 지체가 그것을 함께 느낀다. 이처럼 인간의 몸의 유기체 안에서 모든 부분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듯이, 서로 지체된 남성과 여성의 상하관계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우리가 바울에게 있어서 남녀관계를 주종관계로 해석한다면, 이것은 바울을 일관성 없는 사도로 만들거나 바울의 전체 가르침을 왜곡하는 일일 것”이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바울의 여성 이해를 새롭게 해석하고 남녀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것이 합당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여성 주도 성혁명에 봉착한 21세기 한국교회는 새롭게 해석된 여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 속에서 남성과 여성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야 할 전환점에 있다”며 “남녀는 모두 ‘하나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영적인 존재로서 함께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서로 협력하여 창조 세계를 돌보는 청지기적인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남성과 여성은 자신의 주체성을 상실하지 않고 서로 다름을 존중하면서 유기적 통일성을 이루는 동역자이자 코이노니아를 나누면서 살아가는 파트너”라며 “특별히 우리가 살아가는 이 마지막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동일한 계명을 주셨고, 예수님의 구원과 성령의 은사를 주셨으며, ‘하나님 나라’의 상속을 위해 남성과 여성 모두를 부르셨다”고 했다.

아울러 “예수께서 그러셨듯이 한국교회가 여성들을 존귀하게 여긴다면, 여성들은 생명 바쳐 하나님 사역에 헌신할 것이며, 여신도들이 자존감을 갖고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소신 있게 감당할 때 한국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라며 “그러면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흥왕하고 교회가 든든히 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논평한 정일웅 박사는 “바울에게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근본이해는 상하관계가 아니며, 더더욱 주종 관계도 아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섬김에 남녀는 새로운 관계의 정립이 필요하며, 전환점이 요구됨을 또한 강조한다”며 “그것은 남성과 여성이 자신의 주체성을 상실하지 않으면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존중)하면서 유기적 통일성을 이루는 동역자이자, 코이노니아 가운데 있어야 할 파트너라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성령의 은사와 함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선물하셨으며, 동일한 계명을 주시고, 하나님의 나라의 확장에 모두를 일꾼으로 부르셨다는 점을 강조한다”며 “이러한 점이 사도바울이 이해하고 우리에게서 계속 확장되기를 원하는 바울의 여성관이라는 사실을 논자는 우리 모두에게 상기시켜 준다”고 했다.

이어서 논평한 황현숙 박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흥왕하고 교회가 든든히 서는 것’은 ‘서로 다름을 존중하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여성이 존중받으며 영적존재를 회복해야 한다고 하신다”며 “하나님 나라는 남성과 여성이 구별 없이 헌신할 때 새롭게 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리스도 복음의 평등과 사랑이라는 큰 틀에서 사회 문제와 성차별 등등 비인간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피력했고, 새로운 교회부흥과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정경으로서의 성서와 그 저자들의 의도가 제대로 해석되어 그리스도교를 세워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 지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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