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두려움에 안주 말고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 볼일
AI, 자아와 욕구 없어… 추론하는 기계일 뿐
AI에 대한 세상의 환호에 휩쓸리지 말 것...방향 제시하고 적절한 주의 줘야
대기업 독점, 노동자 소외, 정보 양극화 등 경계해야
미디어는 가치 중립적, 결과는 사용하는 사람에게 달려
‘맹목적 거부’와 ‘무비판적 수용’ 양극단 피해야

기독학술연구원 춘계학술대회2023
왼쪽부터 권오욱 연구원, 박해정 교수, 김정형 교수, 고세일 교수 ©이상진 기자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가 주관하고 기독교학문연구회(학회장 김태황 교수)와 배재대학교 교목실, 교수선교회가 주관한 ‘2023 기독교학문연구회 춘계학술대회’가 10일 배재대학교에서 열렸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기독교인, ChatGPT를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 강연자로 권오욱 박사(한국전자통신연구소), 박해정 교수(연세대 의학과), 김정형 교수(연세대 신학과), 고세일 교수(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등이 참여했다.

학회장 김태황 교수(명지대)는 개회사에서 “학회가 시작된 지 40년이 됐다. 하나님보다 앞서가기도 했고, 또 어떤 때에는 따라가지 못했던 것 같다. 잘 반성하고 나아가 신앙인으로 시대에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이라는 신기술을 기독교인으로 ‘어떻게 봐야 하며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를 깊이 고민하고 인공지능 기술 발달에 대한 세상의 환호에 주의를 줘야 하고, 또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이상덕 배재대 교목실장은 “기독 지성인들이 예언자적 사명을 잘 감당하며 시대의 변화를 두려워하여 안주하지 않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열린 마음으로 기술에 대한 토론에 임할 수 있도록 담대한 마음을 주시길” 기도했다.

권오욱 연구원은 ‘ChatGPT를 탄생시킨 언어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의 동향’에 대해 강연하며 “오늘 강연을 준비하며 강연에 대한 내용을 ChatGPT에게 물어봤다. 그런데 그 답이 내 생각과 매우 비슷하더라. 오늘 그 내용으로 강의하겠다”라며 “전문가가 봐도 참 탁월하다. 나는 현재 일하며 ChatGPT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상하거나 잘못된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효율적”이라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현주소’에 대해 “인공지능은 사람처럼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직까지 추론하는 기계일 뿐이다. 아직 자아나 욕구가 있지는 않다. 인공지능이 ‘선악과’를 따 먹을 수 있지 않다.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인간을 대처할 것이라는 두려움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인공지능은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인공지능과 이를 연구하는 기업들’과 관련해 “딥러닝에서는 데이터가 많은 쪽이 효율적이다. 그렇기에 데이터가 풍부한 ‘구글’이나 ‘메타’같은 대기업 위주로 인공지능의 기술을 이끌어 갈 것”이라며 “또한, 최근 OpenAI의 CEO는 ‘전문가 그룹이 아닌 비전문가 그룹이 AI를 만든다면 위험하다’는 발언을 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일 수 있다. 대기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독점할 위험성도 있고, 미성숙하게 인공지능을 다뤄 문제를 일으킬 여지도 있다”며 기술 독점의 가능성도 지적했다.

박해정 교수는 ‘ChatGPT의 뇌 인지·신경과학적 함의’에 대해 강연을 시작하며 “인간은 기계화가 되어가고 기계는 인간화가 되어간다. 이것이 나의 강의의 핵심”이라고 말하며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흐름을 보면 인간과 같이 의식이 있는 인공지능이 출현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은 인간과 인간이 관계 맺기를 어려워한다. 그래서 오히려 사람보다는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유행하고 있지 않은가? 비슷한 맥락에서 감정적 판단에 휩쓸리기도 하는 불안정한 사람보다 기계를 의지할 수도 있다. 지금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상담도 가능하다”며 “또한 현재는 DNA 편집 기술로 생물공학적으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도 많다. 앞으로 전통적인 인간, 동물, 기계의 경계선이 모호해질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인간, 동물, 기계의 관계 안에서 어떻게 인간의 위치를 ‘포지셔닝’(positioning)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했다.

김정형 교수는 ‘ChatGPT와 함께하는 종교의 미래’에 대해 강의하며 “중국에는 불교사원에 로봇 사제가 등장했다. 이는 교도들에게 상담, 장례 절차, 기초적 수준의 교리 교육 등을 제공한다”며 “Mindar라는 ‘로봇 사제’는 일본 불교에 등장했다. 사람 승려들이 이 로봇을 조교로 인정해 존중한다. 심지어 법회도 연다. 심지어 인공지능을 신으로 섬기는 종교도 최근에 등장했었다”고 했다.

로봇 사제
일본 불교에 등장한 로봇사제 Mindar. 법회를 열며 승려로부터 '조교'로 존중받는다고 한다. ©기독교학술동역회 유튜브채널

이어 “나는 지금의 추세라면 작고하신 조용기 목사님이 앞으로 인공지능으로 부활할 확률도 있다고 본다. 지금도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그분의 설교 영상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오프라인에서는 설교할 수는 없을까?”라며 “이런 질문의 취지는 내가 그렇게 되길 원하기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상상해 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사회에 대한 반성과 제언’에 대해 “예언자적 비관주의와 소극적 방관주의를 넘어야 한다”며 “교회가 이 문제를 다루는 일에 있어서 너무 소극적이다.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윤리적 문제에 대해 별로 많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교회역사 속에서 요한계시록의 종말이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문자적 해석으로 세상의 일을 두려워해서 ‘하나님 뜻대로 다 흘러가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맹목적 거부’와 ‘무비판적 수용’ 양자를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의 주인은 누구인가? 하나님이다. 그런데 ‘하나님만’이라고 하면 소극적 방관주의가 된다. 하나님은 이 세계를 만드실 때 단독적으로 만드실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피조물들과 함께 협력하여 만드셨다. 그래서 인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의 어떤 결단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자유와 선택을 주셨고 그것에 책임을 물으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가 기술발전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고 이것을 이끌어 가야 한다. 기독교인이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 ‘목적이 이끄는 기술 발전’이 돼야 한다”며 “인간은 피조물이자 공동창조자로서 과학기술에 대해 창조자의 꿈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 우리가 그 꿈을 가지고 지금 기술을 잘 평가해 보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고세일 교수는 ‘법, ChatGPT와 기독교’에 대해 발표하며 “미국에서는 최근 핵폭탄 발사의 결정권을 인공지능이 아닌 사람에게 주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것은 ‘법적 결정권은 인간에게 줘야 하는가, 인공지능에게 줘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라며 “현재 축구심판, 주차위반사건, 등 ‘가치판단’보다 ‘사실판단’을 주로 하는 일에 인공지능이 쓰이고 있다. ‘가치판단’의 영역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고 했다.

로봇 심판
인공지능과 로봇이 법의 영역에서도 사실판단에 근거한 역할은 인간의 자리를 효율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기독학술동역회 유튜브 채널

그는 “사람은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거나, 편견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잘못된 생각과 편견에 기초한 자료가 인터넷에 많다. 아직 인공지능이 이런 잘못된 데이터를 수정하면서 새롭게 인식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생성형 인공지능도 잘못된 데이터에 기초한 잘못된 결과를 내기도 한다. 이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그런데 이 문제를 자세히 보면 인공지능의 문제라고 말하기보다 오히려 인간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미디어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다. 미디어를 쓰는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미디어를 쓰는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과일칼을 자녀를 위해서 영양분이 많은 과일을 깎는 사랑의 도구로 쓸 수 있다. 그런데 나쁜 목적으로 사용하면 무서운 흉기가 된다”고 했다.

고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고 데이터가 더 쌓이면 좀 그럴 듯 한 대답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일반인들은 Chat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에 매몰되거나 종속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로 말마암아 일반인들과 전문가들 사이에 간극은 더욱 커지가 된다”며 “지금 ChatGPT로 그런 간극이 좁아진다는 인식과는 반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Chat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은 사회 여러 부분에 더 큰 격차를 만들게 된다. 양극화의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문가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을 해서 더 자신만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공부를 하지 않거나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이 생성형 인공지능이 제시해 준 정보를 온전히 참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리고 ‘인공지능이 다 해주기 때문에 나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라는 사고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것은 큰 위험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부분을 경계하고, 이에 대한 메시지를 선포해야 한다. Chat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은 보조 순환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본질을 대체할 수 없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진리를 대체할 수 없다”고 했다.

고 교수는 “지난해 한국의 성인 44%는 책을 읽지 않는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사교육은 늘어나는 것에 반해 문해력이 저하되고 있다. 한국의 성경 읽는 신자의 비율은 20%이고, 미국은 71%”라며 “우리는 ‘하나님의 법’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 지혜의 근본이신 하나님의 법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 세상이 박수치는 인공지능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패널토의에서 권오욱 교수는 “자아가 있지 않고 창조를 할 수가 없다. 기존의 지식을 응용하는 수준이다. 물론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을 인간과 같이 만들려는 욕심이 있다”고 했다.

김정형 교수는 “군산복합체 등 특정 단체들의 독점이나 오남용, 권력 집중화, 소외되는 사람들, 노동착취, 학력파괴 등에 대한 여러 가지 파생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인공지능의 생산성, 효율성 특히 국가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이것에 대한 규제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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