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공간은 역사적으로 공동체의 영적 가치 표상과 깊은 관계
이를 위해 '심미안'과 '기능성' 같이 고려해야
먼저 한국교회 경직된 '건축 전통'에 대한 반성과 다각화 필요
큰 건물보다 작은 건물이 기독교 영성 표현해 내기에 적합
교회건축, '더하기'보다 '비움' 통해 '유연성'과 '기능성' 확보할 것
그러나 얕은 지식으로 만들기보다 전문가 도움의 손길도 일부분 필요

예배공간세미나
종교교회의 하디 세미나실에서 열린 예배공간 세미나 ©이상진 기자

사단법인 센트(대표 박종현 목사), 교회공간연구소(소장 최주광 목사), 횃불트리니티 영성형성과실천신학연구소가 공동으로 29일 종교교회(담임 전창희 목사)에서 ‘작은교회를 위한 예배공간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창희 목사가 ‘루돌프 슈바르츠(Rudolf Schwarz)의 예배 공간 건축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안덕원 교수가 ‘사례로 보는 도시교회와 복합공간’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전창희 목사는 “20세기 ‘예전운동’(Liturgical Movement)은 예배에 관한 분명하고 확실한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예전운동은 단순한 이론적인 사유그룹의 모임이 아니었으며 실제로 교회의 예배를 바뀌게 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교회로 하여금 예배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들과 실행들을 하게 만든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했다.

이어 “예배에 대한 이해와 실행에 있어서 가장 크고 강력한 변화는 1962년부터 개최됐던 카톨릭의 제 2 바티칸 공의회에서 시작되었다”며 “그러나 이것의 원천은 그 이전부터 있었던 예전운동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그는 “제2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예전운동이 사고의 범위에서 주로 머물렀다. 그런데 교회 건축가들이 제시한 새로운 건축 방식과 재료는 예전운동의 이론들의 실제적인 적용 가능성을 열었다”며 “오랫동안 교회가 유지했던 건축방식인 육중하고 위압적인 예배공간의 건축방식이 모더니즘 건축의 양식의 적절한 표현형태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1930년부터 그 이전의 예전운동은 이론적인 토대 위에 실제적인 실험을 할 수 있게 됐다. 모더니즘의 건축이념은 ‘기능(Function)이 형태(Form)를 만든다는 것’으로 표현된다”고 했다.

전 목사는 “20세기 이후 기독교 교회 건축의 눈부신 발전은 사실상 그 양이나 질적인 면에 있어서 독일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여기에는 3가지 요소가 있다”고 했다.

그는 “첫째로는 1·2차 대전을 통해 기존의 전통적인 건축물들이 많이 파괴됐다. 여기에는 교회들도 포함된다. 그런데 이러한 파괴는 오히려 새로운 건축에 대한 시도를 가능하게 해 주는 좋은 건축학적 토양을 제공하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현대적인 건축기술과 재료의 사용이다. 오랫동안 교회는 건축을 위해 ‘육중한 돌’을 사용했다. 그리고 양식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이고 완벽한 형태는 ‘고딕양식’이다. 이것은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관계’를 가장 잘 표현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제는 시멘트와 철근, 유리가 같은 재료의 출현이 건축지형도를 급속하게 바꿨다”고 했다.

그는 “셋째로, 교회건축혁신의 이념적 배경이 된 예전운동이 독일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교회 건축의 역사는 교회 활동의 정점이자 힘의 원천이 예전의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다”며 “교회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경직성’은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 예전적 기준은 ‘성서’와 ‘초대교회’로 돌아가는 것이다. 예전운동의 초점은 기독교 공동체의 ‘행위’인데, 그전까지는 사실상 기독교 공동체를 대표하는 ‘사제’의 행위였다. 이것은 초대교회의 ‘적극적’인 공동체의 참여를 중세의 ‘피동적’이고 ‘수동적’으로 만들었다”며 “그러나 건축가들이 이를 쇄신하기 위해 건축 양식에 있어서 중세적 기법인 ‘회중석과 제단의 이분법’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정방형의 평면의 형태에서 원형, 타원형, 사다리꼴 같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예배공간세미나
목공방 은서재의 성가구 및 오브제가 세미나실 뒷편에 전시됐다. 사진은 다양한 십자가들 ©이상진 기자

전 목사는 “루돌프 슈바르츠는 교회 건축 분야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독일 건축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1897년 독일에서 태어나 1919년 베를린 예술학교에 입학하면서 당시 표현주의 건축가였던 한스 푈찌히(Hans Poelzig)에게 수학한다. 표현주의 건축의 중요점으로는 건축물의 유기적인 형태나 불안정한 동적인 표현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건축가로서 슈바르츠의 예전운동과의 만남은 베를린 대학의 종교철학 교수인 로마노 과르디니(Romano Guardini)와의 교제에서 이뤄진다. 과르디니는 사제로서 그 당시 카톨릭 청년운동의 지도 사제로도 활동하고 있었다”며 “과르디니를 통해 슈바르츠는 그가 평생 건축학에 담아내게 되는 예전운동에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과르디니의 핵심은 신이 현존하는 예배에서의 회중의 참여와 그리스도의 성만찬의 제단을 예배공간의 중간에 두는 것이었다”고 했다.

전 목사는 ‘루돌프 슈바르츠의 교회 디자인을 위한 건축학적 이론과 7가지 디자인’에 관련해 “슈바르츠가 그의 교회 건축에 있어서 새로운 건축학적 발전을 수용하고 장식적인 면을 배제하는 ‘모더니즘적 단순성’을 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교회건축에 대한 출발이 단순히 건축학적 유행을 따른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신학자 라인홀트(H. A. Reinhold)는 슈바르츠의 교회 건축 디자인에서 두드러지는 2가지 원칙을 발견했다”며 “첫째는 그는 예술이 아닌 ‘신앙과 진리’에 기반한 실재에서 그의 건축 디자인을 시작한다. 둘째는 진실함으로 그 ‘건축학적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진실함은 중세와는 달리 현대의 기독교인들에게 예배 공간에서 건축학적 언어를 통해서 전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고 했다.

그는 “존 딕슨(John Dixon)은 그의 글에서, 슈바르츠의 7가지 교회 건축 형태를 '거룩한 실재에 대한 은유로 이해하며 실제적으로 가능할 것'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모든 디자인이 교회 건축으로 ‘실체화’ 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두 이론적인 작업에만 머무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이어 “키에크헤퍼는 '슈바르츠의 예배 건축적인 개념'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한다. 첫째, 슈바르츠의 모든 건축적인 개념들은 그의 실제 교회 건축에서 발전해 나갔고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었다. 7가지 교회 건축 디자인을 가지고 슈바르츠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또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그의 어떤 것도 한 가지 디자인에만 귀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슈바르츠의 건축 디자인은 서로 유기적으로 발전해 갔으며 서로 연관성 있게 건축되었다”고 했다.

그는 “둘째, 그러한 진보의 과정은 마치 사람들의 ‘삶의 여정’과 비교되어 이해될 수 있다. 셋째, 비록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지 않지만 이러한 건축 형태의 변형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평행을 이루고 있다. 슈바르츠는 7가지 디자인에서 그리스도의 몸과 연관된 ‘도상학적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슈바르츠는 후기 르네상스 이후 새로운 도상학을 깊게 연구하고 설계에 적용하였다”고 했다.

이어 “슈바르츠는 ‘예배 공간’을 가장 ‘단순해야 하는 공간’으로 보았다. 비유적으로 ‘빈 항아리’로 본 것이다. 이러한 ‘비움’과 ‘수수한 예배 공간’은 오히려 하나님의 ‘부함’과 ‘장엄함’을 드러낸다고 봤다”며 “중요한 것은 그가 이러한 하나님의 부함과 장엄함이 드러나게 하는 것에는 ‘회중의 예배참여’에 초점을 두었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슈바르츠의 7가지 ‘교회 건축 디자인’으로는 △‘거룩한 내면’: ‘닫힌 원’ 형태, 친밀함과 그리스도 중심을 상징- 적용사례: 로젠펠트성 채플(1928) △‘거룩한 분할’: ‘열린 원’ 형태, 깨진 항아리 이미지, 세상의 상처와 천국과 세상이 만나는 장소 상징- 적용사례: 성 가족교회(1955-1958) △‘빛의 성배’: 수직적 빛의 사용 △‘거룩한 여정’: 행진 형태, 순례의 이미지- 적용사례:그리스도의 몸 교회(1930) △‘어둠의 성배’: 포물선 형태, 고통을 끌어안으시는 그리스도 상징- 적용사례: 성 미가엘 교회(1954), 성 십자가교회(1957) △‘빛의 돔’: 빛의 융합, 부활하신 그리스도 상징- 적용사례: 성 안토니오 교회(1959), 성 크리스토퍼 교회(1960) △‘모든 시대의 대성당’: 닫힌 원과 행진의 형태의 융합과 변형, 그리스도의 부활과 연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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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공간 세미나의 강사들. 왼쪽부터 안덕원 교수, 전찬희 목사, 최주광 소장, 박종현 대표 ©이상진 기자

안덕원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상가 교회, 임대 교회, 미자립 교회, 등 여러 이름을 가진, 기존의 교회 건축 양식과 유형으로 구분하기 힘든 작은 교회들이 상당수다. 이들은 아무래도 중대형 교회에 비해 재정적으로나 공간의 활용에 있어서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나는 큰 건물에 비해작은 건물이 기독교적 영성을 드러내기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건물의 규모가 크면 압도당하는 경향이 있고 집중이 어렵다. 작은 공간은 아늑하고 편안함을 안겨 주며 공동체성의 구현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독특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작은 공간이 구현할 수 있는 소박과 겸손과 환대의 영성을 표현하려는 시도는 많이 부족했다”고 했다.

이어 “공간의 한계 속에 갇혀 새로운 시도를 겁내는 것일까?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조금 거칠게 표현하면 여전히 상가 교회의 구조와 유형으로부터 창조성이나 다양성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많은 경우에 다른 건물에서 복사한 후 붙이기를 한 탓에 외부와 내부가 매우 유사한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상가 건물의 2층이나 3층에 위치할 경우를 보면 모든 교회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대부분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을 것이다. 오르내리는 계단에서는 교회 이름과 성경 구절이 눈에 띈다. 창문마다 교회의 이름과 성경 구절이 눈에 띈다. 창문마다 교회 이름이 큼직하게 붙어 있고 옥상에는 예외 없이 뾰족한 종탑이 설치돼 있다. 전반적으로 따듯한 환대보다는 교회의 위치와 존재를 알리기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느낌을 주며, 첨답이나 입간판의 경우 안전 문제도 심심찮게 제기된다”고 했다.

이어 “내부는 더욱 흡사하다. 직사각형의 종축형 평면, 예배실을 가득 채운 장의자, 공간에 비해 크게 느껴지는 강대상과 십자가를 어렵지 않게 그려 볼 수 있다. 제한된 공간에 많은 교소가 놓여 있다 보니 동선이 부자연스럽거나 심지어 불편하고 시선은 분산되며 단아하고 정돈된 모습을 갖기 어렵다. 이런 경우 사용하기 불편할 뿐만 아니라, 작은 공간이 주는 특유의 따듯한 온도감과 아늑한 느낌도 잃게 된다”고 했다.

그는 “이런 답습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 길이 없지만 추측하건대 산업화 시대 대량 생산과 개성의 발현을 억제하는 관습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한다. ‘이것이 교회의 모습’이라는 연역적 강박이 교회 건축에도 영향을 주었고 오랜 세월을 통해 정형화 되어 이처럼 특이한 풍경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여전히 많은 교회가 이렇듯 획일된 건축과 공간이 갖는 문제에 둔감하며 심미성, 실용성, 유연성을 갖춘 공간의 창출에 어려움과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작은 교회도 얼마든지 예술성을 갖출 수 있고, 임대 교회도 활용하기에 따라 거룩하면서도 효율적인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 작은 공간이 제공하는 아늑함과 따뜻함은 크고 화려한 교회에서 느끼기 힘든 정서이다. 소박함이 기독교적 영성을 담는 소중한 그릇임을 새삼 경험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 땅의 작은 교회들이 거룩한 하나님의 집으로서의 정체성과 사람들이 기쁘고 편안하게 교제하는 공간이라는 기능성을 살리면서 기독교적인 영성을 품을 수 있는 공간이 돼야한다. 무엇보다도 소형 교회는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공동체 나름의 개성 있는 그림을 자유롭게 그려야 한다. 심미성과 영성을 갖추면서도 공동체의 필요와 상황에 부합하는 더욱 다양하고 창조적인 시도가 이어지길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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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들의 내부 인테리어 사진과 평면도가 세미나실 벽면에 전시됐다. ©이상진 기자

‘상가교회’의 작은공간을 위한 조언

1. 우선순위를 정하고 적절한 예산을 책정할 것: 건물의 상태와 공동체의 필요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 필요하다.

2. 교회의 간판이나 표지판, 교회의 이름이 들어간 장식이나 숫자 줄이기: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깔끔하게 배치해야 한다. 크고 많으면 건물 전체의 미관을 해친다.

3. 첨탑의 경우는 철거하거나 크기를 줄일 것: 안전사고 예방 필요와 심미적 가치가 부족할 수 있다(중세적 건축방식에 너무 얽매일 필요가 없다)

4. 리모델링 시에는 기존의 배치와 구조를 그대로 두고 추진하기 보다는 밑그림부터 새롭게 그릴 것: 융통성 있고 유연한 구조 찾아야 한다.(얕은 지식으로 진행하면 오히려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

5. 예배 배치가 기존의 사각형에서 종축형이나 마름모로 변환 시도: 공간 위치와 크기에 따라 활용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6. 재료와 색깔의 통일성을 고려하기: 바닥, 천장, 벽 등의 색깔과 재료에서 일관성을 갖춰야 한다. 좁은 공간에서 지나치게 많은 색을 사용하면 안정감과 예배의 집중도가 방해된다.

7. 가구의 크기와 위치 등 활용하는 방식을 검토하기: 강대상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놓인 공간이 너무 높으면 갑갑하게 느껴지고 공간 활용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성찬대, 회중석 등의 가구도 되도록 줄이거나 생략할 필요가 있다.

8. 좁은 공간에 성가대석이 따로 설치돼 전체 공간이 작게 느껴지는 교회도 상당수 있다.

9. 음향기기를 설치할 때 전체 공간을 고려해야 한다. 음향 환경이 너무 심란하면 공해가 된다. 시각적으로도 엠프와 스피커가 회중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아야 한다.

10. 기독교적 상징이나 예술품은 복음적이며 품위있는 것으로 한다. 공간에 어울리는 것을 찾으며 작은 공간일수록 절제가 필요하다.

11. 조명에 주의를 기울여라. 백생 형광등으로 가득한 공간들이 많은데 눈의 피로도를 높일뿐만 아니라 아늑한 공간 창출에도 방해가 된다. 광도가 낮은 조명 활용할 필요가 있다.

12. 사무실과 예배실 공간의 활용을 유연하게 할 것: 파티션의 적절한 활용과 자투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13. 교회를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하기 원한다면 교회 문개방 사용시간을 명시해 개방하거나 보안 장치를 마련한다.

14. 인테리어가 공동체의 신학과 신앙에 잘 어울리는가를 고민한다.

15. 여러 공동체가 한 공간을 공동으로 대여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필요와 상황에 따라 그렇게 할 수 있다.

16. 가능하면 친환경적인 가구를 사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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