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바연 28차 기도회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주최 측 제공

감리회거룩성회복협의회(감거협), 감리교회바로세우기연대(감바연), 웨슬리안성결운동본부(웨성본), 기감·기장·통합차별금지법반대목회자연대가 ‘감리회 거룩성 회복을 위한 28차 기도회 및 세미나’를 24일 하늘빛교회(담임 왕대일 목사)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예배와 2부 세미나, 3부 합심기도회 순으로 열렸다. 세미나에서 왕대일 목사(하늘빛교회, 감신대 은퇴 교수)는 ‘감리회 신학과 목회현장의 정체성에 관한 한 신학자의 사색’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왕 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교단보다 늦게 탄생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의 한 교단이 기감 소속 교인 숫자를 앞지르는 것을 보면서 의문을 품었다”며 “기감은 교계 안팎에서 지도력 영향력 등에서 장로교회에 미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왕 목사는 “감리교는 성서 이성 체험 전통이라는 사중주에 기반을 둔 실천신학이다. 이 토대 위에서 감리교 신학은 보편적 구원과 하나님의 선행 은총에서 시작하여 회개-중생-성화-그리스도인의 완전으로 나아가는 구원 체험을 신학의 얼개로 삼는다”며 “거기에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의 피조물로서 세상 속에 하나님의 통치를 구현하는 섬김의 공동체로 자리매김을 한다”고 했다.

또한 “문제는 감리교 신학이 신학교육에서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신학이 아니라 신학교육에 문제가 있다. 이는 전체 개신교회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신학교육의 바탕이 지적 오리엔테이션에 치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감리교 신학교육의 현장에는 이런저런 영성훈련 과정이 있다. 중요한 것은 신학생의 기초가 영성으로 다져져 있어야 한다는 소리”라며 “존 웨슬리가 바랐던 신학의 실천은 오늘날 감리교 신학교육에서는 학문이라는 교본 속에 갇혀 있고 말았다. 실행과 수행이 없는 정해진 학점만을 이수하면 목회자가 될 수 있는 현행 방식으로는 교회를 위한 신학 수업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한다”고 했다.

왕 목사는 “신학이 학문으로 그쳐선 안 된다. 현실은 그 반대다. 성서학, 조직신학, 선교학 등의 ‘학(學)’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학(學)’의 내용이 교회를 향한 교회를 위한 교회에 의한 배움과 익힘의 텍스트가 되도록 하자는 소리”라고 했다.

그는 “구약에서 성막·회막은 건물이 아니라 움직이는 성소다. 그리고 성막·회막이 자리 잡는 곳은 이스라엘 회중 사이다. 사람 속에, 가운데, 함께 동행하시는 거룩한 공간이 성막과 회막이며 이것이 교회의 뿌리”라며 “이는 교회의 본질이 건물이 아니라 성도들의 공동체라는 것을 시사한다. 누군가가 교회가 부패했다고 말한다면, 교인이 교인답지 못하다는 소리다. 교회의 박물관 시대를 보여주고 있는 서구 교회사에서 교회가 가장 부패했던 때는 웅장한 예배당을 여기저기에 세우던 때가 아니었던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라는 공간의 위상이 교회라는 공간의 본분을 위협하는 순간부터 교회는 교회의 구실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교회의 본질이 사람에서 건물로 바뀌어선 안 된다. 우리 사회가 교회에 던지는 질타도 여기에 있다. 건물은 좋은데 그리스도인은 엉망이라고 하지 않는가. 목회의 대상이 사람에게서 건물로 전환되면서부터 교회에는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말았다”고 했다.

특히 “교회의 문제는 목회자의 문제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는 목회자의 위기다. 설교의 위기이기 전에 먼저 설교자의 위기다. 목회자들이 이른바 성공주의 목회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이 땅의 교회가 직면한 위기는 신앙공동체의 위기이기 전에 먼저 목회자의 위기다”라고 했다.

아울러 “오늘날 우리는 목회자가 되겠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니느웨로 가는 것은 꺼린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면서도 요나서의 다시스에 가면, 하나님과 상관없이 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느니웨는 소란스러운 곳이다. 성공하리라는 의망도 그리 많지 않은 상태에서 힘겹게 일해야만 하는 곳이 니느웨다. 교회는 어떠면 이런 니느웨 같은 곳이다. 어차피 죄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감바연 28차 기도회
왕대일 목사 ©주최 측 제공

왕 목사는 “다시스로 가는 행렬, 그것은 성공과 번영을 꿈꾸는 한 종교인의 도발적인 모험을 시사한다. 화려하고 웅장하며 열광적인 사역을 꿈꾸는 목회자의 소망을 드러낸다. 굳이 다시스로 가는 배에 오르지는 않았더라도, ‘교회 사업’(?)에서 성공하고자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목회자들의 야망을 비춰주고 있다”고 했다.

또 “세속의 기준에서 볼 때 목회는 결코 황홀한 직업이 아니다. 그렇기에 니느웨가 아닌 다시스로 가는 요나의 행진은 목회라는 하나님의 일에서 인간적 성공을 추구하려는 목회자의 야망을 비판하는 쓴소리”라고 했다.

그는 “요즈음 이단 종파를 비난하는 이야기로 매스컴이 뜨겁다. 그러나 기억하자. 도날드 메서(Donald E. Messer)에 따르면, 현대적 이단은 목회를 소명이 아닌 직업으로 여기는 자”라고 했다.

왕 목사는 “출애굽기에서 아론은 늘 이인자로 머물러 있다. 아론은 항상 모세 뒤에 있는 자로만 소개된다. 세상은 항상 일인자를 기억한다. 그래서 였을까. 아론은 모처럼 자기를 일인자로 대우하는 회중의 요청에 휩쓸려 사람을 위한 금송아지 신상을 빚어내는 일에 자기 솜씨를 발휘했다. 이 일로 아론은 오랫동안 자기 실수를 곱씹으며 다시 제사장으로 하나님이 세워주실 때까지(레위기 8장) 오랜 기간 침묵하고 있어야만 했다”고 했다.

왕 목사는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소리보다는 회중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때가 있다. 하나님의 뜻이 공동체의 여론에 가리어지고 말 때가 있다. 여론, 다수결 앞에서 인내해야 하는 헌신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아론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아론이 하나님의 소명을 곱씹으며 다시 제사장 자리로 세움 받았던 것처럼, 우리 목회자들도 회중의 요구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목회적 소명으로 끌어안아야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고 했다.

또한 “목회는 자본주의적으로 해선 안 된다. 우리 사회의 체제가 자본주의지만, 교회는 사회를 향한 대안공동체가 되기 위해선 목회론 자체가 사회의 질병을 치유하고 생명을 회복하는 대안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부분 한국교회는 작은교회다. 작은 교회라고 해서 실패한 교회가 결코 아니다. 그 자체로 완전한 교회이며 하나님이 부여하신 사명을 지닌 교회다. 교회는 이런 나무들이 모여 더불어 숲을 이뤄야 한다. 숲에는 큰 나무와 작은 나무들이 공생하듯, 교회도 서로 상생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작은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성장주의 강박관념에 시달려왔다. 그러나 미국 종교사학자 존 존스턴 등이 쓴 ‘대형교회 시대의 작은교회’에 따르면, 작은교회 목회자 잭 내쉬의 목회론이 등장한다. 첫째, 자신이 있는 교회를 사랑하다. 둘째, 목회, 문제, 자존심, 규모 등 교회에 관한 모든 것을 하나님의 손에 맡기라. 셋째, 꿈을 키우라. 넷째, 작은 교회만이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파악하고 적극 연마하라. 다윗은 골리앗보다 훨씬 작은 투구와 작은 돌에도 불구, 작은 돌을 목표에 맞히는 물매질을 훌륭하게 연습한 결과, 골리앗을 쓰러뜨렸다”고 했다.

앞서 1부 예배에서 김진호 전 감독회장이 설교를 했다.

감바연 28차 기도회
김진호 전 감독회장 ©주최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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