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덕 소장(종말론사무소)
윤재덕 소장(종말론사무소) ©상도중앙교회 청년부 영상 캡처

상도중앙교회 청년부를 대상으로 지난 26일 진행한 이단특강에서 윤재덕 소장(종말론사무소)이 이단의 정의와 특징을 소개한 뒤 교회의 역할에 관해 전했다.

윤재덕 소장은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 등을 통해 부쩍 늘어난 이단에 대한 관심을 언급하며 “대부분 언론과 사회의 관심은 이단이 자행한 범죄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충격적이고 참혹한 일이니까 당연하다. 그런데 극단적인 사이비 이단 범죄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는 현실이 교회에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교회가 집중해야 하는 건 이단들이 살고 있는 이야기다. 신천지 교인은 신천지 교인이 살아가는 이야기 즉, 삶의 세계관이 있고 JMS 교인도 마찬가지다. 이단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생, 세상, 우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고 싶었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서 유독 답변을 못 준 집단이 회자되는데 교회다. 그 질문에 답변을 주겠다고 하나같이 먼저 손을 내민 단체는 사이비 이단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단들이 벌이는 범죄를 근절하고 처벌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릇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는 진실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역할이 없다면 대한민국 사회의 이단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교회다. 교회에서 이단 세미나를 하면 대부분 우리 교회만 문제가 없고 피해가 없으면 된다는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건 교회답지 않다. 예수는 자기 생존을 추구하지 않았다. 자기 생존을 포기하면서까지 생명을 추구하셨던 분”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원수 취급하고 거리 두려는 저 사람들을 이해해야만 하는 중차대한 이유 중 하나는 사이비 이단을 차지하는 많은 사람이 사실 우리 교인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왜 잘못되었고, 우리가 가진 이야기를 잘 소개하는 것은 지역 사회 안에서 교회가 감당했어야 하는 일이다. 사이비 이단과 세계관에 관련된 문제는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이고 우리 이웃의 이야기이다. 대한민국 사회에 왜 이단이 많은가? 교회가 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재덕 소장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사이비이단은 성경이야기를 재료로 삼아 거대 서사를 구성한다. 신천지, 만민중앙교회, 하나님의 교회 등 이단들은 새 예루살렘을 이야기한다. 그 근거를 요한계시록이라고 말한다. 요한계시록은 이단들이 아무렇게나 사용해도 되는 책이 아니다. 요한계시록을 제대로 이해하고 해석하며 사회 안에 올바른 요한계시록 내용을 공론화시켜야 할 책임은 우리의 책임이었다”며 “교회가 교회답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가진 이야기를 우리가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을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이단 대처는 속수무책이거나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이었다. 근본적인 대처는 우리가 가진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적절히 소개할 수 있을 만큼 충실히 아는 것이다. 이것이 이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차원의 대처”라고 했다.

그는 “신천지의 세계관이 깨졌을 때 대부분의 탈퇴자가 보여준 반응은 남들보다 늦은 경제활동에 열심을 내는 것이었다. 다시 인생의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선 닫아 놓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에서 사이비 이단이 망하는 건 매번 있었다. 그런데 매번 망하는 동안 상처 입은 우리 이웃이 그 자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들의 허한 마음을 진실한 이야기, 복음으로 채워주지 않자 그때 그 사람들이 신천지를 만드는 마중물이 되었다. 신천지가 망할 텐데 그때 한국교회가 제2, 제3의 신천지, JMS가 생기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그 준비는 우리가 가진 이야기를 제대로 알고 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윤 소장은 “그럼 교회가 어떻게 할 때 그 사람들을 위한 섬김이 되고 교회의 역할을 사회에서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답은 자명하다. 교회가 요한계시록을 잘 이해해야 한다. 요한계시록의 ‘계시’라는 말은 ‘폭로’라는 말이다. 감춰놓은 게 아니라 요한이 폭로한 이야기, 다 드러나고 밝혀버린 이야기다. 오늘날 우리에게 감춰진 이야기처럼 들리는 건 요한계시록을 제대로 해석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2천 년 전에 쓰인 요한계시록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는 열쇠는 그 시절 유대인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소장은 ‘시온산’, ‘흰옷 입은 무리’, ‘종려나무’, ‘보좌’, ‘네 생물’, ‘이십사 장로’ 등을 유대인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이해 없이 신천지식으로 해석하여 성경이야기를 왜곡하는 것을 지적하며 “1세기 유대인의 문화와 역사에 무관심한 채 성경을 읽었던 것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면 사이비 이단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1세기 유대인에게는 요한계시록 7장의 장면들이 특별하지 않다. 이게 당시 글쓰기 방식이었다. 그런데 회복된 예루살렘에 전 세계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 유대인에게는 너무 낯선 장면이다.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이 회복될 때 유대인의 회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어린 양이 나온다. 죽임당한 어린 양을 통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예루살렘의 회복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요한계시록이 폭로하는 내용이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교회는 사도 요한과 같은 입장에 서야 한다. 우리가 어린 양으로부터 예루살렘의 회복에 참여하게 된 외국인이라는 고백이다. 이게 교회 안에서 고백 되어야 요한계시록에 대한 교회적 해석”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교회가 이걸 제대로 하지 않았더니 사이비 이단이 저 성경 말씀을 가지고 사람들을 지배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이 사회의 아픔이 어떻게 교회의 아픔이 아닐 수 있겠는가. 뒷부분의 내용은 회복된 예루살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구원하심이 보좌에 앉으신 우리 하나님과 어린 양께 있다고 찬양한다. 회복된 예루살렘에 참여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비전이 바로 이 찬양이다. 우리가 그렇게 찬양을 많이 했음에도 그 이면에 우리가 지키고 공론화시켜야 할 이야기에 소홀한 것이 교회의 문제다. 이 찬양은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어린 양께만 돌려야 한다고 요한계시록 7장을 근거로 우리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사이비 이단 수장들이 마땅히 하나님과 어린 양에게 돌려줘야 할 갈채를 본인들이 받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서 성경 이야기를 써먹고 게 현실이다. 네 생물, 이십사 장로, 보좌를 지상에 똑같이 구성해야 한다고 말한 1세기 유대인은 아무도 없다. 이것은 전 세계 어린 양을 통해 회복된 예루살렘에 참여하게 된 것에 대한 찬양이지 똑같은 조직을 구성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잘못된 이야기에 자기 삶이 빠져 있는 이웃들에게 말해줘야 한”고 했다.

이어 “유대식으로 말하면 어린 양의 속죄 제사와 초막절이 보여주는 하나님과의 동고동락이 우리의 현재 상태다. 즉 요한계시록이 말하는 건 메시아 보혈의 공로로 하나님과 함께하게 된 우리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재확인하게 된다. 우리가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잘 소개해서 그 이야기가 가리키고 있는 하나님, 그리스도께 갈채를 돌려드리도록 성경 이야기를 제대로 공론화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게 결론”이라고 했다.

윤 소장은 “이단들의 난립은 성경 이야기에 대한 왜곡과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또한 계시는 당대의 글쓰기 방식을 배제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유대인의 삶을 아는 것이 성경 이해에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성경이 쓰인 당시의 역사와 문화에 충실한 교회가 진실을 가지고 세상을 섬길 수 있다. 우리의 진실을 머리 굴려서 공상으로 만든 진실이 아니라 이 땅 위에서 한 사람이 온몸으로 겪었던 실제 역사적 진실이기 때문이다. 역사에 충실한 교회, 그 역할을 기쁘게 짊어지고 가는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사이비 이단을 탈퇴하게 되는 경위’, ‘요한계시록에 대한 교단별 해석’, ‘요한계시록 외에 성경에 대한 이단의 해석’ 등 청년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윤 소장은 “사이비 이단을 탈퇴하게 되는 경위는 다양하다. 우리 입장에선 이단 교주들의 비리를 보여주면 잘못된 것을 깨닫고 탈퇴할 거로 생각하지만, 그런 경우는 정말 드물다. 대부분 사이비 이단에서 자기 삶이 행복하지 않을 때 마음의 빈칸이 생기고 이단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나오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뭔가 찾아보려고 하는데, 자기 경험과 거리가 있는 증오와 혐오로 가득한 콘텐츠만 있다면 잠깐 마음을 열었다가 금세 닫을까봐 우려된다. 저는 사이비 이단이면 무조건 이유 없이 조롱받고 바보 취급당하고 손가락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인생에 시행착오가 있다.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한다면 시행착오를 통해서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적절한 발판을 마련해주는 일을 해야 한다. 그들의 시행착오를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만들어 주는 역할은 그리스도께 똑같은 섬김을 받은 교회만이 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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