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

개인이 자신의 신앙을 성찰하기 위해 ‘초심’을 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렇듯 기독교 공동체에 있어서도 그 초기 역사를 살피는 것은, 신앙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백종근 목사는 자신의 증조부인 故 백낙규 장로의 영성과 신앙을 통해 초기 한국교회의 역사를 조명한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세속화·이념화·교권화” 되었다는 그는, 한국교회가 약 120년 전 우리나라 기독교 역사를 대면함으로써 잃어버린 영상을 찾고,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다시 발견하길 원한다.

백 목사가 펴낸 책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해드림출판사)는 故 백 장로의 일대기다. 1900년도 남장로교 선교사 하위렴(William W. Harrison)에게 복음을 듣고 동련교회를 설립한 백 장로의 신앙과 영성에 관한 이야기다. 책의 부제는 ‘토박이 예수꾼 백낙규 장로의 영성과 신앙’.

저자에 따르면 백 장로는 일찍이 동학동민항쟁에 뛰어들어 우금치 전투에 참여했지만, 패전 후 실의에 빠져 방황하고 있다가 복음을 듣게 된 특이한 신앙 이력의 소유자다. 책의 제목이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인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저자는 증조부인 백 장로의 신앙 여정을 추적해 보던 중 남장로교 선교 자료 가운데서 그와 관련된 120년 전의 사진과 자료를 우연히 만났다. 이는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전래되던 시절 그의 개종과 삶에 대한 회상으로 이어졌고, 결국 초기교회를 되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집필을 하게 됐다고 한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한국 초기교회사를 뒤돌아보면 다양한 영성을 가진 분들이 있지만, 백낙규 장로야말로 역사의 한복판 격동의 시대를 지나며 기성에 회의하고 그가 들었던 복음을 따라 지향을 추구한 외곬의 신앙인으로, 실천신앙과 영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분이라 여겨진다”고 했다.

그는 또 이 책에서 “백낙규 장로의 경우 동학농민항쟁이라는 역사의 급류 속에서도 변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시대를 바라보았고, 비록 좌절 속에 만난 복음에서 출발한 신앙이었지만 그는 이 때도 변화에 대한 의지를 말씀 안에서 찾으려 했다”며 “인간의 회개와 그리스도를 만나는 중생을 포함해서 그것이 삶으로 이어지는 전인격적 변화를 하나님 나라에서 이룰 보편적 가치로 이해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사명을 발견하고 실천적 신앙으로 일관했다”고 했다.

저자는 이 책을 단지 백낙규 장로라는 개인의 신앙을 소개하기 위해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백 장로의 삶과 신앙에는 구한말과 일제시대, 그리고 기독교 초기 역사가 중첩돼 있어서 우리는 백 장로를 통해 당대의 영성을 발견할 수 있다.

 

백종근 목사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의 저자인 백종근 목사 ©기독일보 DB

그리고 그 대표적 영성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연합과 화합이다. 저자인 백종근 목사는 “그 시대 기독교를 받아들였던 이들은 그 신앙을 바탕으로 저마다 고유한 삶을 살았다.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이들이 있었던가 하면, 오직 말씀 묵상과 기도에 전념한 이들도 있었다”며 “그렇게 서로 다른 색깔의 삶을 살았지만 분열하거나 갈등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라는 공동의 목표 안에서 하나 되었다”고 했다.

 

반면 오늘날 한국교회는 세속화와 이념화, 그리고 교권화 되어 그러한 연합과 화합의 영성을 잃어버렸다고 그는 진단한다. 백 목사는 “빨간색만 가지고, 혹은 노란색만 가지고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 여러가지 색깔이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것”이라며 “지금의 한국교회가 백낙규 장로를 비롯한 그 시대 기독교인들의 영성과 신앙을 다시 돌아보며 스스로의 모습을 성찰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저자 소개

백종근 목사는 한양대학교 공업화학과(B.S)와 동 대학원(M.S)을 나와 산업연구원(KIET)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있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오스틴장로교신학교(Austin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석사(M.Div.)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장로교(PCUSA)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이후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에 있는 비버튼한인장로교회에서 목회하다 정년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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