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가 1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소재 합동신학대학원에서 ‘엔데믹 시대의 기독교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제43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김광건 교수(서울장신대)가 ‘미래 기독교 리더십의 공간성의 문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리더십은 우선적으로 리더와 팔로워 간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다. 그것은 대부분 공간과 장소라는 무대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매체라는 소통 수단을 역시 요구한다. 그런데 이 시대는 이 매체 즉 미디어가 공간과 장소의 문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 이 새로운 시대에 리더십에 있어서 공간과 장소는 무엇인가. 반드시 물리적인 것인가. 아니면 관념과 가상의 공간을 포함해야 하는 것인가”라며 “특히 기독교 리더십에서 그동안 이 공간과 장소의 문제는 중요한 것이었다. 그 공간의 장소성, 구조 그리고 환경 등은 공동체에 영향을 주고 반대로 공동체는 그 장소성에 영향을 주어 왔다”고 했다.
또 “그러한 공간과 장소 경험들은 그곳이 어떤 권위와 연관되어 있으며 그 장소로 인해 그 사람의 역할과 지위 그리고 영향력이 결정됨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리더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그의 기능과 권위의 종류 들을 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마디로 리더란 누구이며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리더십의 유형과 이미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방식이 된다”고 했다.
그는 “포스트모던의 조류가 들어오면서 탈권위적(post-authoritarian) 세계관은 여러 공간을 변형시키게 되었다. 새로운 미디어 도구들에 의하여 이전의 특정 공간과 장소는 다원화되고 희석되고 심지어 소멸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최근의 팬데믹과 소통기술의 획기적 발달과 보급으로 비대면 문명이 교회에도 도입되면서 새로운 장소와 공간의 경험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던 대면적 리더십 환경이 급속히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지 않고 기술적 소통으로 대체되는 비대면적 리더십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즉 다른 장소 또는 다른 시간대에 소통하고 접촉할 수 있는 기술적 성취가 새로운 리더십의 공간 환경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래서 지금은 특정한 물리적 현장 공간에서 리더가 점차 실종되는 이른바 탈장소화(post-place) 시대로서 기독교 리더십의 공간과 장소의 시각이 재조정되고 있는 때”라며 “그리고 리더십과 리더의 공간적 이미지의 변화는 역사적 변천을 겪고 있다”며 그 예로 중앙에서 주변으로, 고에서 저로, 신비감에서 친근감으로, 비가시적 및 준가시적에서 가시적, 무관함에서 접근성으로, 차별화에서 동질화로, 구별에서 일원으로, 성스러움에서 세속화로, 그리고 집중과 고조에서 분산과 희석 등등을 말했다.
김 교수는 “리더십은 향후 여전히 중요한 이슈이다. 공동체의 목표 성취와 운용 등에서 여전히 필수적인 메커니즘이기 때문”이라며 “기독교 리더십 역시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도 여전히 혹은 더욱 중요하게 요구되고 개발되어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이어 “이 시대는 특히 리더십에 대한 공간과 장소의 인식들이 기술 혁명과 팬데믹 등에 의하여 크게 변화되고 있는 때”라며 “기독교 리더십은 공간 장소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그리고 비대면 문명에서 기독교 리더십의 공간은 어디인가”라고 했다.
그는 “우선 리더십은 그 공간성의 본질로 말미암아 물리적 장소에서의 실현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리더십의 공간 물질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되 초기술 환경으로 인한 이탈장소화에도 상황화 되어야 한다”며 “기독교 리더십도 물리적 공간과 가상 공간을 병행적으로 활용하는 리더십으로 개발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기독교 리더십의 행사의 무대가 다양하고 다층적인 공간과 장소를 포용하되 성육신적 장소성을 기본으로 하는 기독교적 본질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 즉 하이브리드 공간의 개발에 대한 기독교 리더십 차원에서 비판적 상황화의 접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간 공동체의 본능에 근거한 새로운 카리스마적 기독교 리더십의 개발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기독교 리더십은 다른 일반적 리더십 보다도 더욱 소통과 영향력의 기반이 물리적 공간과 장소에 있는 공간성임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것은 결국 리더십에 있어서 실재(reality)란 무엇인가의 질문과 관련되는 것이며 단순한 소통만이 아닌 인간들 간의 ‘함께 함’의 의미에 대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즉 실재라는 현실은 공간과 공간성에 의해서 경험되므로 우리는 다양한 현실, 즉 물리적 현실(material reality), 가상현실(virtual reality), 혼합현실(mixed reality) 등에 대하여보다 심도 있는 신학적 고찰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성경이 말씀하는 ‘함께 함’의 실천적 의미는 무엇인가. 단순한 네트워킹이나 소통인가 아니면 물리적 시공간의 공유에 의한 교제인가”라며 “이것은 향후 기독교 공동체와 리더십에 있어서 중요한 신학적 질문이 될 것이다. 기독교 리더십이라는 물리적 실천은 과연 이탈장소화 현상을 어느 정도 수용하고 상황화 해야 하는가라는 중요한 이슈”라고 했다.
이어서 할렐루야교회 원로 김상복 목사가 ‘목회자의 리더십’이라는 주제의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한편, 이후 자유발표에는 ▲신성욱 교수(아신대)가 ‘엔데믹 시대, 한국강단의 변화를 위한 실제적인 전략’ ▲윤성민 교수(강남대)가 ‘블룸하르트 아들의 3,4기의 삶과 작금의 대한민국’ ▲송기태 교수(알파크루시스대)가 ‘예수의 리더십 패러독스’ ▲윤명민 교수(총신대)가 ‘비대면 시대, 온라인 교회의 합당성에 관한 연구’ ▲최광희 박사(행복한교회)가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대응하는 설교 방안 연구’ ▲조미나 박사(웨신대)가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 놀이하는 인간(Homo Ludens)에 대한 기독교 교육의 통합적 접근 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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